평소보다 이른 아침, 릴리는 새소리에 눈을 떴다. 눈을 비비며, 멍하게 창문을 쳐다보던 그녀는 자신이 일찍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기지개를 펼쳤다.


밖은 아직 해가 뜨기 전이였다. 하지만 스멀스멀 기어 나온 햇빛은 신비로운 숲을 비춰주기에는 충분했다. 

침대에서 일어난 릴리는 코를 창문에 대고 새벽의 숲을 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따뜻한 숨김은 김이 서렸다, 지는 것을 반복하며 밖을 자꾸만 가렸다.

그녀는 숨을 참고, 까치발을 살짝 하며 새소리가 들리는 곳을 쳐다보았다. 자세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시들어가며 종말을 앞둔 마른 잎이 부스럭거리는 것을 보며 만족했다.


복도의 오래된 나무판자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반복되며 점점 가까워져 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움찔 놀라며, 창문에서 떨어져 방문을 쳐다보았다.


‘아마도 아빠일 거야.’ 릴리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마음속으로 말했다. 다시 그녀는 하얀 나무 의자를 가져와 창문 쪽으로 잽싸게 가져왔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아 자연스럽게 밖을 보며 아빠가 문을 열길 기다렸다.


방문이 끼익하며 열렸다.

“릴리?”

역시나 목소리는 그녀의 아버지였다. 어머니는 이시간에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을 릴리는 어렴풋이 그녀도 모르게 알고 있었다.

릴리는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가 있을 방향으로 머리를 틀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있어야 할 그곳에는 굳게 닫힌 문만 있었다. 릴리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그러나 전혀 공포가 깃든 놀란 표정은 아녔다. 그녀의 얼굴은 경험으로 인한 공포의 표정이었다.


그녀 자신은  항상 자신이 또래와 달랐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항상 주위의 사람들은 그녀를 특별한 존재라고 말했으며, 그녀도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물론 그녀도 그 점을 굳게 믿으며- 행동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과 태생부터 달랐다. 릴리는 이곳에서 태어난 최초의 아이였으며, 이곳 밖의 세상을 보지 못한 유일한 아이였다.

릴리 그녀가 사는 곳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그마한 나라,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역에 가까웠다.

 22세기, 지구는 점점 오염되어갔으며, 한 나라의 정부는 도시와 떨어진 시골지역에 자연친화구(일명 자친구라고 불려지는곳)으로 선포하고 그곳으로 향하는 전기를  모두 막았다. 도시에서 자친구 연결되는 전선 하나, 통신 하나 존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친구는 점점 자립성이 강해졌고, 각 나라 정부의 통제에 들지 못 할 정도로 삶이 달라지자, 중앙정부에서 그들의 삶에 간섭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문제는 사람들이었다.

몇 백 년이 지나도, 자친구에서 아이는 태어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저 어디선가 사람들이 계속 자친구로 이사 올 뿐이었다.

Cazdream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