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한때의



동쪽의 마법사는 사람을 싫어하고, 낯을 가리고, 폐쇄적이다.

그래서 높은 사람의 시찰같은 이벤트는 정말 싫어한다.

애초에 주목 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엿보이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동쪽의 마법사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받아들여 주었지만, 본심을 말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겠지.

'누가 엿보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평소에 하던 대로 하라는 건 불가능해. 발안자가 제정신인지를 의심하지.'

'평소의 동쪽의 마법사를 보고 싶다면 뛰어난 마법으로 들키지 않도록 몸을 숨길 필요가 있어.'

'빈센트는 그걸 할 수 없다. 할 수 없는 이상, 이 시찰은 연극이다. 평소의 모습 같은 건 볼 수 없을 테니까.'

이런 부분을.....

'뭐어, 현자 씨가 하고 싶다면 해도 되지만.....'

같은 느낌으로 어울려 주고 있다.

그래서 문을 열었을 때 동쪽의 마법사가 이곳에 없다고 해도 불만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쪽의 마법사는 있었다. 책상에 앉아 각자 책을 읽고 있었다.

실내는 침묵으로 가득 차 있었다.


드라몬드

현자님..... 동쪽의 나라는 무슨 훈련을 하고 있는 겁니까....?

파우스트

자습이다.


파우스트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 다른 세 사람도 묵묵히 독서에 열중하고 있었다.

'독서하고 있는 모습 정도라면 견학시켜줄 수 있어' 라는 거겠지.

편벽하고 까다로운 성격의 동쪽의 나라의 기질을 알고 있는 나는 그들의 양보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사교적인 중앙의 나라와 남쪽의 나라와 그럭저럭 우호적인 교류를 해왔던 빈센트 씨는 불만이었던 것 같다.

그곳에 있는 건 양보가 아니라 뻔뻔한 반항으로 보였던 거겠지.

손뼉을 두 번 치고는 이렇게 말했다.


빈센트

시작하도록. 조속히.

시노

........

파우스트

.........

네로

.........

히스클리프

.........


동쪽의 마법사들의 기분이 상했다.

무시하기로 한 줄 알았는데, 이윽고 히스클리프가 빈센트 씨 일행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

그는 동쪽의 나라의 대귀족의 아들로, 국가나 가문도 짊어지고 있다.

빈센트 씨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수는 없다.

히스클리프가 불안해 하는 모습에, 파우스트가 걱정스러운 듯한 시선을 보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짧게 숨을 내쉬고 책을 탁 닫았다.


파우스트

손님의 구경거리가 될 만한 건 없어.

그래도 상관없다면.

빈센트

상관없다. 너희들의 평소 훈련을 보여라.

네로ㆍ 시노ㆍ 히스클리프

.............


'보이고 있는데 평소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라고 얼굴에 쓰여 있었지만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파우스트

그럼, 어제의 수업을 이어서 하도록 하지.

시노

실기가 아닌 건가. 실기로 하자. 내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

히스클리프

네 실력은 내가 알고 있으면 돼. 그게 아니면, 중앙의 나라에서 출세하길 바라는 거야?


정치적인 사정에 어두운 시노에게, 히스클리프는 목소리를 낮춰 질책했다.

확실히 만에 하나 빈센트 씨가 시노를 마음에 들어해버리면 까다로운 문제가 된다.

시노는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지만 히스클리프의 발언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득의양양하게 몸을 뒤로 젖혔다.


시노

호오. 그런 말도 할 수 있게 됐네. 그런거라면 자제하도록 하지.

파우스트. 시작해. 조속히.

파우스트

다음에 또 말하면 저주할거야. 그럼, 네로. 어제의 복습이다. 문트의 법칙에 대해 설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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