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연해하지 않겠다고 레오는 말했다. 근 3일간 궁에서만 3명이 죽어나갔다. 대부분은 그의 목을 노리던 배신자였다. 괜찮아. 더듬거리듯 레오는 말했다. 연연하지 않을 거야. 조용하고 간결하기 끝이 없는 말이었다. 종종, 레오는 덫에 걸린 짐승 같은 목소리를 내곤 했다. 황제로써의 삶이 그 어떤 수난과 육체적 고통도 느껴지지 않을 안온한 일상임이 분명함에도 그랬다. 이해와 공감은 별개의 것이다. 궁 안에 틀어박힌 채 나오지도 않는 황제를 이해하고 동정하는 이는 많았으나, 공감해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건 이즈미도 그랬다. 그를 챙기는 것은 그를 공감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의 우울감은 적나라하다. 인지는 다르다. 누구든 간단한 행위만으로도 그의 심리상태를 인지 할 수 있었다. 레오는 그 정도까지도 고통스러워했다. 그 애가 나라의 정점에 서있음에도 그랬다. 괜찮을 테니, 눈이나 감아. 레오는 이즈미를 보며 입을 뻐끔거렸다. 세나. 그러나 말은 하지 않았다. 숨이 잦아든다. 피로 물들었던 피부가 문득 간지럽게 느껴져, 이즈미는 숨을 들이켰다. 그의 숨이 천천히 올라오는 것을 보며 문득 이즈미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를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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