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노래를 들으면서&듣고 나서, 이 고통과 이 마음을 노래로 표현해내고 만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뮤비라는 영상매체로 노래의 이 마음 이 상황이 담겨지기란 불가능할 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한참 울었다는 이야기. 어제 다 울었다고 생각했는데 뮤비가 너무 정확하게 곡의 정서를 표현해서 내내 울었다.


여러모로 아이유는 참 노력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아티스트로서 살아가는 것이 생이란 고통스러운 것을 이어나가는 적절하여 공허한 수단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사...ㅋㅋㅋ ㅋㅋㅋㅋㅋ

아니 가사의 문제가 아니야. 그냥 이 곡의 전부가 고통스럽다. 고통스러운데 고통스러운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어서 고맙기도 하다. 


난 이 곡을 트는 게 두렵다. 내 아픔과 내 상황을 동일하게 겪은 사람의 존재 덕분에 내가 원없이 슬퍼하고 목놓아 울다가 내쪽에서 못해줬던 것들을 혹여라도 망각해 버릴 까봐. 위로의 존재감이란 게 그렇게나 크고 무섭다. 


아이유에게 꼭 전하고 싶다. 누군가가 이 곡을 빌미로 당신의 아픈 기억을 건드리거나 당신을 조금이라도 힘들게 한다면, 있는 힘껏 내 핑계를 대도 괜찮다고. 이 곡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며 그 사람의 이야기를 노래한 것이라 당신은 행여라도 공격받을 이유가 없다고. 그렇게 지목당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 앞에 뛰어들어서 맞다, 이 노래는 내 사연이다,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잘 항변하여 상대를 돌아가게 만들고야 말 것이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이 재난 같은 세상에서 누군가가 이런 노래를 쓴 사람을 비난한다면 그것은 일어나선 안 되는 절망적인 일이기에 내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써서 이 곡의 지은이를 변호할 것이다. 기꺼이.


이 노래와 같은 감정을 이와 같은 노래로 표현하는 것은 보통의 인내가 필요되는 일이 아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고단하고 또 미안했을까.




벌써 4년 전의 노래다. 19년에는 에잇이, 20년에는 블루밍이 있었지. 그리고 21년에는 에필로그다. 지금은 어떨까. 이지은은 백만 송이 장미를 함께 피워낼 사람을 찾았을까. 우리는 찾을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찾는 사람으로서, 한 번쯤 같이 동행해 보고만 싶다. 걷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럽게 외로우므로.




뚜루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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