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타입은 글쓰기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맨날 헷갈린다.

물론... 진짜로 맨날 뭘 쓰게된다면 안 헷갈리게 되겠지만 맨날 뭘 안 쓰는 사람은 맨날 헷갈릴 수 밖엔...


아무튼 헤어질 결심을 얘기할건데 뭐랄까 대놓고 트위터에 주절대기엔 너무 실례인 것 같고(지리적 이유로 아직 못 보신 분도 계시고... 등등...) 그래서 쿠션 하나정도는 깔고 이야기하는게 좋을까 싶어서 포스타입으로 왔다. 트위터에는 아무말이나 마구 쓰지만 포스타입은 나름대로 정리해가며 쓰고싶은지라 나중에 삭제하거나 할수도 있음. 미관상의 이유로.


라지만 사실 진짜 별다른 얘기 아님. 무슨 얘기나면 해준이가 서래가 벌인 일의 진실을 알게되기 전, 사찰에서 데이트 하는 장면에서의 이야기임. 거기서 해준이는 서래한테 엄청나게 많은 말들을 하는데 나는 그 장면 보면서 정말 수치스러웠다. 왜냐하면! 해준이가 너무너무 서래한테 빠져있고 해준이는 그걸 숨길 생각도 없고 엄청나게 들떠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수치는 나의 몫이었던 것임. 원래 남의 데이트는 옆에서 보면 염병천병임. 그나마 서래도 같이 해준이랑 사랑에 빠져있었더라면 나는 덜 수치스러웠을수도 있음. 그러나 서래는 그때까지만 해도 해준이를 사랑하지 않았음... 아무리 봐도 해준이 혼자서 막 들떠서 할말 못할말 아주그냥 다 하고 있는데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이 어땠겠냐고... 수치스럽고 한심하지... 미안하다 해준아 하지만 안미안함. 아무튼 거기서 해준이는 서래랑 자기는 같은 종류의 사람이었다는걸 딱 알았다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막 얘기하는데 역시나 나는 또 거기서 뭔소리야... 너네 존나 하나도 안 똑같거든... 동류 아니거든... 이라는 생각을 했음. 뭐라더라 감독님이셨나 작가님이셨나는 다른 얘기 하셨던거 같기도 하고 뭐 하도 헤결에 대해서 뭘 많이 읽어서 나도 이쯤되니까 헷갈리는데 아무튼 여기는 내가 느낀걸 얘기하기로 한거니까 나는 쓰겠음. 둘은 존나 하나도 안 똑같은 사람임. 똑같은 사람이면 똑같은데서 사랑했겠지 근데 시차를 고려하더라도 둘이 안 똑같으니까 어긋나서 그 꼬라지가 난거 아니겠냐고. 그리고 해준이랑 서래는 어딘가 닮았을지언정 절대 동류는 아니라고 확신한 부분이 어디냐면 서래는 홍산오 사건에서 홍산오를 바로 꿰뚫어봤는데 해준이는 못했잖아. 거기서 홍산오랑 서래가 동류였으면 동류였지 해준이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음. 그리고 홍산오랑 서래는 둘 다 사랑을 위해서 끝까지 갔음. 해준이는요? 못갔죠? 근데 니가 어케 서래랑 동류니 해준아... 그건 너의 희망사항이란다... 희망사항 사이에도 망사라는 글자가 있네요 정말 미친영화다... 과몰입온다 또...

그나저나 원래 사랑은 좀 다른 사람이랑 하는게 맛이라고 생각해서(오타쿠적으로 먹는거랑 진짜로 사람이 살면서 고르는 사랑이랑은 다른거니까) 난 언제나 좀 다른 사람을 찾아다녔는데 이런저런 창작물에서는 동류를 찾아다니거나 하는 일이 많은거 같아서 좀 신기함. 아니 뭐 그리고 실제로도 비슷한 사람을 원하는 사람도 많은거 같기도 함. 나는 잘 모르겠음. 나는 나랑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음. 한 집안에 씹덕이 두명이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이건 농담임. 아무튼 생각하다보니 뭔가...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를 갈구하는... 그런... 캐릭터가 여러명 떠오름. 오직 동류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놈들... 줄줄이 떠오르네요. 헤결 얘기하다가 갑자기 투디판 얘기하면 놀라실분 많을거 같아서 생략합니다. 아무튼 서로 같은 사람이라서 사랑하게 되는거 정말 신기하다. 나는 나같은 놈 보면 진짜 개짜증나서 쏴버리고싶을거 같음. 총이 있다면 말이지만. 어쨌든지간에 헤어질 결심을 한번만 봐주십쇼. 제발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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