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났습니다.

지난 해도 좋은 일도 있었고, 속 시끄러운 일도 참 많았습니다.

다들 수고하셨고, 새 해에는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 포스타입 계정을 만든 이 후 다섯번째 이야기인 소야곡도 슬슬 마무리가 되어갑니다.

목표는 2024년, 꽃 피는 봄이 오기 전에 이야기를 끝내는 것입니다.

인사발령도 있고 조직개편도 있어서 글 쓰는 속도가 더디네요.

현업도 바쁜 상태라 조금씩 시간을 쪼개어 쓰고있는데, 들러주시는 마음들이 늘 힘이 됩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인사 드립니다.^^



매번 그랬듯이... 공지는 짧은 이야기와 함께 합니다.^^






조각 2. 우주의 크리스마스 (Series. 그대 내게 다시)




아이코. 지민이 작은 탄성과 함께 손으로 입을 가렸다. 날적이(어린이집 소통수첩) 어플에 적힌 선생님의 후기 때문이었다. 우주가 지민을 두 번째 잃어버린 후 한동안 불안증세를 보이며 지민과 떨어지지 못 했던 탓에 어린이집에서는 우주에게 특이 사항이 있을 때마다 꼭 상세하게 우주의 활동사항과 특이사항을 전달해주었다.


내내 지민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우주에게 안정을 주었던 덕분인지, 10월이 시작되면서 등원하기 시작한 우주는 무사히 적응해서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떨어지는 것이 본인도 내심 걱정이었던 지민 역시도 아이와 함께 마음을 회복하고 있었다.



-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을 했습니다.



수인 아이들은 워낙 발달이 빠른 탓에 일반 아이들의 어린이집과는 결이 다른 교육과정을 제공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필요한 활동 역시 꼬박 챙겼다. 당연히 동심의 상징인 산타 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지민은 날적이에 올라온 선생님의 의견을 천천히 읽었다. 그리고 정국의 귀가를 내내 기다렸다.


정국은 우주를 재운 뒤에도 시간이 제법 지난 후에야 귀가했다. 잠이 늘어난 지민은 정국의 귀가를 기다리다가 매번 잠들어버려서, 종종 침대로 데려다주는 정국의 품에 안긴 채로 선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은 깨어있네?"

"응."



매번 침대에서 자라며 말하지만, 이렇게 운좋게 깨어서 정국을 맞을 때마다 정국의 얼굴에 반가움과 기쁨이 번졌다. 그것이 지민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지민이 응, 짧은 대답과 함께 팔을 벌렸다. 자연스럽게 지민을 안아든 정국의 품에 매달리니 건조한 겨울의 향기가 났다.



"잠깐만 있어. 씻고 올게."

"빨리 와."



떨어지는 그 잠깐이 아쉽다는 듯, 지민의 뺨에 정국의 입술이 붙었다가 떨어졌다. 애들 장난 치듯 쪽쪽거리는 소리에 지민이 결국 간지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불편한 수트를 벗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정국이 이불속으로 들어오며 품 안 가득 지민을 끌어안았다. 정국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잠깐 숨을 쉬던 지민이 내내 생각하고 있던 말을 꺼냈다.



"우리, 우주에게 조금 일찍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아."

"어?"

"우리 우주, 크리스마스 선물이 동생이라네."



키득거리는 웃음을 터트리니 정국도 따라 웃기 시작했다.


지민과 정국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아기는 이제 겨우 6주, 아주 작고 작은 씨앗과 같았다. 삼색고양는 평범했지만, 범고래의 경우 번식이 쉽지 않았다. 자신이 정국의 배우자이고, 우주의 파파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수인에 대해 공부하면서 지민은 우주가 귀하게 태어난 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처음, 지민이 미열이 잦고 잠이 늘었을 때에도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인 지민을 정국이 억지로 병원에 데려갔던 것이 일주일 전. 두 사람은 생각치 않게 찾아온 축복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우주가 알았나? 동생 찾아온 거."



대답 대신 이마 위로 정국의 키스가 쏟아졌다. 그 입맞춤을 받으며 지민은 우주에게 어떤 선물을 안겨주며 동생의 존재를 알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




크리스마스 이브, 오랜만에 일찍 귀가한 아빠와 신나게 놀았던 우주는 잔뜩 체력을 소모하고 잠이 들었다. 오늘 밤에는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타고 산타할아버지가 오신다며, 주방을 담당하시는 이모님과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할 쿠키도 만들었다.


덕분에 지민과 우주, 정국이 함께 장식한 트리 옆 티테이블에는 쿠키와 우유가 놓였다.



"우주 자?"

"이제 잠들었어."

"선물 어디에 있어?"

"드레스룸에 숨겨놨어. 우주 볼까봐."



혹여나 미리 준비한 선물을 우주가 알아차릴까, 지민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레스룸에 숨겨놓았다. 작은 선물상자는 알록달록한 포장지에 쌓인 채, 위에 커다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우주가 좋아할까?"

"당연히. 여기 양말 속에 넣어주자."



우주를 위한 커다랗고 빨간 양말 속, 지민과 정국이 준비한 작은 선물이 담겼다. 정국의 손바닥에 충분히 올라갈 정도로 작은 손싸개와 발싸개, 그리고 아기 신발. 지민과 정국이 함께 준비한 우주의 선물이었다.



"여덟 달 후에는 우리 우주가 아기 손싸개, 발싸개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

"응. 사이 좋은 형제일거야."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모습이었다. 아직 씨앗만한 아기. 고양이일지, 범고래일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 겨울이 지나고 두 번의 계절을 더 지나면 세 사람은 네 사람이 되어 내년 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지민의 허리를 안은 정국이 조명을 소등하고 침실로 향했다.


불이 꺼진 거실, 크리스마스 트리의 꼬마전구가 다가올 날들을 기대하며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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