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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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감성vs이성





"선배는 알죠"

"뭐를?"

"이거 제보한사람."

"응. 알지"

"누구예요?"



 여주가 화를 꾹꾹 참은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동영은 사실 누가 제보했는지 모른다. 본인은 명색만 관리자일 뿐 실 관리자는 따로 있었고 페북 조차 하지 않기 때문. 영상도 같은 반 친구가 보여줬다. 윤오가 말한 괜한 불똥이 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알 리가 없는 여주. 화의 방향이 잘못된걸 모른다.



"그건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어. 익명을 지켜줘야지"

"그럼 제 초상권은요? 아니, 그 전에 당사자 허락도 없이 올라온 건데"



 여주는 한층 높아진 목소리로 얘기했다. 뒤늦게 동영의 반으로 찾아온 윤오와 정우. 그의 잘못은 없다는 걸 아는 이들이라 그런지 상황파악이 빨랐다. 윤오는 동영을, 정우는 여주를 데리고 흩어졌다. 그렇게 일단락 됐다.



"오빠가 말했어요? 아니죠?"

"난 진짜 아니야. 타이밍이 이렇게 돼서 나 같아도 나 의심하겠는데 진짜 나는 아니야"

"오빠 아님 됐어요. 근데 누구지 오빠 말곤 얘기한 사람 없는데"


-


"야! 너는 그 자리에서 해명을 해야지 개인정보 어쩌구 그럼 어떡해"

"아니 사실이잖아. 익명 보장이 안되면 누가 대전 이용하겠어"

"여주는 그 관리자가 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동영답지 않은 대처가 답답한 윤오, 여주의 의심을 받는 정우. 곧 종이쳐 모두 반으로 돌아갔다. 1-2, 여주가 반으로 들어오자 일동 침묵, 즉 갑분싸가 됐다. 모두 영상 보고 조용히 쑥덕거릴 뿐 그 누구도 말 걸지 않았다. 사실 안 친한 것도 맞고, 여주 표정이 썩어 있던 것도 맞고. 인준은 여주의 눈치를 살피며 민형에게 속삭인다.



"기분 진짜 안 좋아 보이지?"

"어 완전. 아까보다 더 그런 것 같아"

"아까 태일형이 여주 좀 꼬셔달라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무리겠지?"

"야 완전 무리지... 지금 그 얘기 꺼냈다간..."

"근데 그 영상이 뭔데 저렇게 화난 거야?"

"그니까 솔직히 나도 그걸 잘 모르겠어. 안 좋은 기억있나?"




(우: 정윤오)



25) 감정vs이성

"이제노 집 갈 때 얘기 좀 많이 해봐"

"아, 아직도? 알겠어"



 오후 수업 내내 여주는 잠만 잤다. 수업을 듣고 있음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를 것 같아서 억지로 잠을 잤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깨우진 않았다. 그래도 하교는 제노랑 한다. 사실 4반이 더 일찍끝나서 제노가 기다린거긴 한데 어쨌든 인준은 여주가 걱정됐는지 제노에게 부탁한다. 걸음은 어찌나 빠른지 제노가 조금 뛰었다.



"너도 영상 봤지? 아, 봤다 그랬지 참"

"응 봤지. 잘 하던데?"

"못했다고 해주지"



 여주는 허공을 응시하며 말했다. 사실 칭찬 받아 기분 좋았을 거다. 다만, 엄마의 생각을 다시 꺾지 못하는 게 컸다. 인정 받으면 밴드부 하고 싶어질까 봐 괜히 심술부렸다. 이 뒤로 둘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헤어졌다. 여주가 집에 들어오니 보이는 현주의 신발.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언니"

"나 점심먹고 온종일 멘탈 나갔었다"

"그랬을 것 같더라. 내 친구들도 그거 보고 난리었는데 언니 학굔 오죽 했겠어"



 현주는 여주가 기타에 대해 열정이 얼마나 큰지 아는 유일한 사람인 동시에 엄마와 여주가 기타로 크게 싸웠을 때, 여주가 기타를 그만두었을 때 모두 옆에서 본 장본인이었기에 얼마나 어렵게, 오랜 시간에 걸쳐 포기한 지 알고 있었다. 여주는 짧은 대화를 마친 후 본인의 방으로 왔다. 노래를 크게 틀고 아무 책이나 꺼내 들어 소리 내 읽었다. 옛날부터 생각 비울 때 하던 행동이다. 



"언니 저녁 먹어"

"몇시야?"

"7시. 언니 한참 잤어"

"엄마 나 밥 안 먹어"



 현주가 여주를 깨웠다. 근 2시간은 잠에 들었다. 여주는 대충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와 걸었다. 어제보다 덜 더운 날씨였다. 편의점에서 콜라를 사 바깥 테이블에 앉았다. 따르릉- 여주의 벨 소리가 울렸다.



ㄴBgm을 틀어주세요



"여보세요"

"응 나 정우야"

"아, 네네"

"어디야?"



 몇분 뒤 정우가 편의점으로 왔다.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정우가 먼저 아직도 의심하는지 물었다. 여주는 아니라고 답했다. 여주도 정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디 학교를 나왔는진 말 안 했었으니까. 정우는 장난으로 상황을 좀 유연하게 만들려 했다. 그게 통했는지 그제야 웃음을 터뜨리는 여주.



"아깐 죄송해요. 나도 모르게 말이 톡 쏘였던 것 같아요. 밴드부 그게 좀 저한텐 예민해서..."

"밴드부했을때 행복했다고 그러지 않았어?"

"중학교때 까지만. 전 학교에선 힘들었어요"

"헐 누가 괴롭힌 거야?"

"괴롭힌 거면 괴롭힌 거죠...?"



 여주는 초등학생 때부터 줄곧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몇 년의 설득끝에 중학교 1학년 기타 학원을 다녔고 곧 밴드부에도 들어가 활동했다. 3년간 활동 후 고등학교에 진학할 시기가 되자 평범하게 공부하길 원했던 엄마는 기타를 그만두라고 통보했다. 잘 다니던 학원도 끊었다. 완강한 엄마도 무서웠지만 기타에 대한 갈증이 더 컸기에 몰래 밴드부에 들어가 활동을 감행했다. 결국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그 사실이 발각됐고 이번엔 쥐도새도 모르게 여주의 기타를 팔아버렸다. 그때 울고불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지만 엄마는 꺾일 생각이 없었다. 그 뒤로 여주는 밴드부를 그만두었다. 공연을 앞두고 빠진 거라 부원들에게 욕이란 욕은 다 들으며, 엄마에게 미움을 받으며 간신히 기타를 놓았다. 티비를 보다가도 기타가 보이면 피했고 노래도 기타 소리가 들리면 바로 정지했다. 그렇게 기타가 없는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데 밴드부와 자꾸 엮이고 이 사단까지 난 거다.



"많이 힘들었겠네. 그래도 동영인 아니야"

"네?"

"동영이가 형식상 관리자가 맞긴한데 걔가 올린 건 아니야. 관리하는 애가 따로있어"

"분명 동영선배가 누가 올린 지 안다고 했어요"

"확인해보면 알 수 있으니까. 걘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페북 지웠어"



 그러니까 정리하면 여주는 생사람 잡았다는 걸 깨달았다. 감정이 앞서 앞뒤 안 가리고 직진만 한 거다. 이제야 학교에서 기억이 조금씩 떠오른다. 반 애들한테도 댄스부에도 여럿 분위기를 망쳤다. 



"제가 지금 뭘... 한 거에요?"

"갑자기 진정이 좀 됐나보네"

"너무 감정만 앞세워서 몇 명을 눈치 보게 만든 거지... 너무 폐 끼쳤죠"

"절대. 그냥 뭐 때매 그런 반응인지 다들 궁금해할 뿐이지?"



 그제야 밀린 연락을 확인하는 여주. 댄스부 단톡방부터 들어갔다.



 꼬르륵- 기분이 좀 괜찮아졌는지 여주의 배에서 요동쳤다. 하긴 밥도 안 먹고 나왔으니 배고플만하다. 정우도 들었는지 크게 웃는다. 여주는 멋쩍게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한다. 정우는 가위바위보 하자며 내기를 제안했고, 




(우: 정윤오)



 결국 정우가 졌다. 아이스크림 계산하는데 잔액 부족이 떠서 여주가 계산하긴 했지만... 정우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많은걸 생각하게 됐다. 제보자를 찾는다 한들 뭐라고 할건지도 모르겠고 이미 전교생이 다 본 영상 내려서 뭣하냐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내일 학교 가면 동영에게 사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6) 체육대회

 보통의 고등학교 체육대회는 고3 때문에 5월에 하지만 여긴 좀 특이하게 9월 말에 한다. 그것도 다른 학교들이랑 같이. 그렇다는 건? 현주네 학교랑 여주네 학교랑 같이 체육대회 한다는거지. 수학여행 돌아오면 바로 예선전 치뤄야해서 그동안 그렇게 축구연습했던 것이다. 근데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체육대회땐 반티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지.



"얘들아! 좀만 조용히 해봐"

"황인준 열 오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 어제 일은 모두 잊은듯 평소로 돌아왔다. 여주도 생기를 되찾았다. 체육대회 반티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반장 인준의 혈압만 올라간다. 근데 그 모습이 민형은 웃긴가보다.



"근데 민형아, 체육대회 언젠데 이걸 벌써 정해?"

"수학여행 갔다 오면 거의 바로 예선전 치룰걸?"

"그렇게 빨라? 다른학교도 그런가?"

"아, 우리학교 연인여고랑 연인중이랑 같이해"

"진짜로? 왜?"

"학교 이사장 같다고 같이한다는 것 같던데"



 수학여행에 바로 체육대회까지. 여주는 갑자기 설렜다. 놀 생각에 신난 거지. 이것저것 말하다 보니 뭔가 까먹은 느낌이 드는 여주. 바보야 동영이 만나야지... 한 시간, 두시간이 흐르고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여주는 기억하지 못했다. 



"나 오늘 도서부가야돼 먼저 먹어!"



 여주는 민형, 인준과 헤어지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주한 둘. 여주는 아차 싶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시선을 피하는 여주. 동영은 계속 여주를 바라본다. 시험 기간 도서관은 시끄럽던데 왜 아닐 땐 조용한지 몰라. 먼저 말을 걸어야 하는걸 알고 있음에도 머뭇거린다.



"할 말 있는 거 아니야? 해"













현재까지 밝혀진 정보

16살(3-3): 종천러, 박지성, 정성찬, 문현주

17살: 1-2: 문여주, 황인준(부반장), 이민형

         1-4: 이동혁, 나재민, 이제노(전교부회장)

18살: 2-1(문과): 김동영(전교회장)

         2-6(이과): 김정우, 정윤오

19살: 3-2(문과): 나유타, 문태일

         3-5(이과): 이태용, 서영호(반장)



형제관계: 정윤오-정성찬 / 문여주-문현주 / 이태용-이동혁



학생부: 김동영, 이제노, 황인준, 서영호

환경미화부: 서영호

과학동아리: 이제노, 나재민, 황인준

방송부: 김정우, 이동혁, 문태일

축구부: 나유타, 김정우

도서부: 김동영, 이태용, 문여주

농구부: 정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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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부: 김정우, 이제노, 이태용, 서영호

밴드부: 이동혁(보컬), 문태일(부장/보컬), 김동영(보컬), 정윤오(차장/보컬), 나재민(기타), 김정우(드럼)

댄스부: 이태용(부장), 이민형(차장), 황인준, 나유타, 서영호, 이제노, 정재현, 문여주(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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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댄스부: 박지성

중학교 축구부: 정성찬

중학교 농구부: 종천러



*50년 전통 남고가 남녀공학으로 바뀌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현재 입학한 여학생 단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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