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돌려 연성판으로 쓰게 된 글입니다! 오룐델하세요!!




"있지, 오리온."


 델은 으레 그리하듯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옆에 누워있는 제 애인의 이름을 불렀다.


"오늘은 무슨 꿈을 꿀 거야?"


 오늘로 몇 번째일까. 물어보는 쪽도 질릴 법 한데. 그렇지만 그렇게 물어오는 반짝이는 눈망울과 그 주인을 도무지 무시할 수 없어 오리온은 웃음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또인가. 꿈 같은 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래도. 저번에도 꿈에 내가 나오지 않았다고 하니 섭섭하잖아. 난 오리온 꿈, 자주 꾸는데 말이지. 어젯밤도 오리온 꿈 꿨는걸?"


 사실 오리온의 꿈에도 델은 몇 번 등장했었다. 현실과 별 차이 없이, 천진하고 장난기 많았던 꿈 속의 그녀를 오리온은 잠시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다만 델의 꿈을 꾸지 않았던 날, 시무룩한 그 표정이 재밌어 그 날 이후 오리온은 지금껏 델의 꿈을 꾸지 않았다 거짓말을 했다. 다만 그것을 시작으로 델은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꿈을 꾸었는지 오리온에게 물어왔던 것이다.


"그러는 델 너는…항상 내 꿈을 꾸는 건가?"


"당연하지. 좋아하는 사람인데, 꿈에서도 보면 더 좋잖아? 자기 전에 마음 속으로 오늘도 오리온의 꿈을 꾸게 해 주세요, 하고 비는데. 오리온, 너도 한 번 해 볼래? 어쩌면 진짜 내 꿈을 꿀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말하며 델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오리온이 다정한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꿈에선 지금보다 더 뭘 많이 한단 말야. 좋아한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더 많이 하고,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입맞추는데."


 넌, 그런 걸 바라고 있었던 건가. 오리온은 그리 말하는 제 연인이 사랑스러워, 나지막히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이지."


 그렇게 말하며 오리온은 옆에 누운 델을 끌어안으며 깊게 입맞췄다.


"그런 걸 바랐으면,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하면 될 것을."


"오, 오리온…!"


 델은 조금 놀란 듯 얼굴을 붉혔지만, 그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사랑해, 델. 아니, 델피너스."


"후후, 이건 예상 못 했는데. …나도 사랑해, 오리온."


 만면에 미소를 띄운 델은, 오리온을 끌어안으며 그에게 다시 한 번 입맞췄다.


 푸르른 해저의 밤이 따뜻하게 물들고 있었다.

『드림』. 하지 않겠는가.

서리꽃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