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마음의 고향이니까.'


말은 잘하지. 이따금 주인이 떠난 빈 여관으로부터 찾아오는 그리움이 있다. 우정의 징표, 그 호칭이 지금까지 여관을 허물지 않은 이유였다. 휴가를 내고 놀러 오겠다는 친우는 코빼기도 안 보이고, 몰려오는 그리움에 괜스레 짜증만 몰려오는 것이었다.

아무리 짜증이 몰려오더라도 로잔나는 사르디나의 종신통령이었다. 종신통령의 자리는 그 이름만큼 무겁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지나가다 잠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전부였지만 헬가의 여관은 늘 로잔나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로잔나에게 이별은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었지만, 몰려오는 그리움은 매번 로잔나를 성가시게 할 뿐이었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라고 하잖나.'


능청스레 웃는 그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헬가의 말대로,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지. 하지만 언제 삶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일,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로잔나에게 있어 그 말은 또 다른 불안이었다. 하지만, 떠나는 새의 날개를 자를 수 없듯 로잔나는 소중한 친우가 다시금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순간을 막을 수 없었다. 헬가에게 있어 사르디나는 새장이고, 아발론은 하늘일 테니.


"그 버르장머리 없는 꼬맹이. 헬가에게 푸대접하기만 해봐라."
"우리 로드가 뭐 어때서 말인가."
"애송이지. 아주 버르장머리 없는 애송이."
"그래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에게 할 말은 그게 끝인가?"
"...후. 잘 놀다가."
"물론."


끝 모를 그리움은 로잔나를 성가시게 할 뿐이었지만, 그리움은 다시 반가움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로잔나는 몇 번이고 다시 돌아올 친우를 그리워하며 주인 없는 빈 여관을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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