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



2016년 3월, 사범대 새내기와 타과생의 첫 만남

2018년 1월, 나와 그의 마지막

그리고 2021년 5월, 지도교사와 교생으로 다시 만난 우리


과연 이번에 우리 둘은 엇갈리지 않을 수 있을까?

  





"정국아, 왜 그래... 우리가 그런 사이였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 때를 생각해보면 내가 미친 놈이었다. 휴우 한 숨을 내쉬면서 생각해도 나는 참 머저리같았다. 그 아이와 내가 나누었던 이야기를 곱씹어보면 볼 수록 나는 참 사랑을 몰랐고,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놈이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2016년 3월 그 때 그 아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 어땠을까.

지금처럼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살 수 있었을까.


그리고 정말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미안했던 건 늘 나는 그 분에 넘치는 사랑을 지겨워하면서 입 밖으로 떠나겠다고 헤어지겠다고 말했던 그 몹쓸 이야기였다.


"미안해, 아저씨......"


이게 바로 벌인가보다. 사랑을 주었던 그의 마음을 몰라주고 도망친 죄의 댓가.

2021년이 되어서까지 톡톡히 치르고 있다.


<사랑을 몰랐던 그, 박지민> 

- 서울 화양고등학교 교사, 29세






"내가 왜 좋아, 정국아?"

"그걸 꼭 말로 해야해요?"

"음, 아니 궁금해서. 다른 좋은 사람들도 많은데........"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 이유가 필요해요?"


2016년 3월, 새내기인 내게 찾아온 이 남자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서 함께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내 마음도 전해줄 시간도 많았다. 그 만큼 이 사람과 함께라면 가슴뛰는 순간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받고 자랐던 나와 다르게, 이 사람 어딘가 모르게 도망칠 궁리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말은 많이 하지 않았어도 마음으로 행동으로 보여줘도, 늘 떠나겠다는 말을 입 밖에 내밀던 이 남자.


솔직히 슬슬 지쳐가면서, 그를 마음에 두었던 내 감정을 잊어보려고 노력했다. 말 없이 휴학을 했고 그렇게 그 앞에서 사라졌다 결국. 그가 입버릇처럼 했었던 헤어지자는 말에 나는 그대로 행동해주었고, 그의 투정에 지쳤던 마음은 생각보다 빠르게 괜찮아졌다.


그런데 3년 만에 다시 만난 그는 뭔가 바뀐 거 같았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편안함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웃어주는 그 미소, 그 마음까지 보면 볼 수록 이 남자, 다시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 탐이 난다


<사랑을 놓았던 그, 전정국> 

- 화양고등학교 국어과 교생, 27세


뭉이🎗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