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나미 평범한 회사원으로 설정

* 하이바라 살아있음, 나나미랑 같은 부서 직원

* 전편을 보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https://dream4u.postype.com/post/16339754


만난지 7년 째, 이제는 내 삶에 니가 없다는 걸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이 나에게는 여전히 너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너를 향한 내 사랑이 더 짙어지기만 할 뿐, 옅어지지는 않을거라고 굳게 믿었다


"켄토, 요새 밤마다 전화하던데 누구에요?"


"아, 신입 사원 모르는 게 있다고 해서요"


"신입? 아, 같은 부서에 새로 들어왔다던?"


"네, 사회초년생이라 그런지 아직 아무 것도 잘 모르네요"


신입사원, 나에게는 꽤나 무거운 과제같은 사람이었기에 달갑지 않았다


"그래도 잘 가르쳐줘요, 켄토는 친절한 상사잖아요"


너의 따뜻한 말에,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놓였고 이제는 질투심이 없는 건가 싶어서 조금은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넌 내게 늘 중요한 사람이니까 조금의 서운함 따위는 중요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냥 니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합니다"


요근래 계속해서 늦어진 퇴근, 게다가 저질러진 신입의 실수 때문에 늦어진 퇴근에 팀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면서 팀 분위기는 더더욱 악화되었다 


이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들 토요일에 안 나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네? 그렇지만.. "


"이번에 신입이 실수한 건, 저 혼자 커버해도 될 것 같으니까 굳이 나오시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나 혼자만 희생하면 될 일이니까, 괜찮다


"켄토, 요즘 회사 일 많이 바빠요?"


집으로 돌아와서, 피곤함에 빨리 침대에 눕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을 때

(-)가 물었다


"아... 네, 프로젝트를 하나 새로 시작했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러면, 우리 이번주 토요일에 나가서 데이트 하기로 했던 거 취소할까요?"


"아..맞다, 미안해요 이번주 토요일에 회사 나가야 한다는 거 말 안했나보네"


"토요일에도 회사 가요?"


"네, 신입이 실수 하나를 했는데 그걸 이번주 내로 수습해야 해서요"


"팀원들도 다 힘들겠네요, 토요일에도 출근하려면"


"...아, 그렇죠"


(-)의 표정이 좋지 않음을 알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했던 탓에 날 이해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하며 곧장 잠에 들었다


토요일, 서둘러 일을 끝내고 빨리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을 때 

전화가 걸려왔다


"켄토, 어디에요~?"


"아, 저 지금 밥 먹으러 나가려고 해요"


"도시락 싸왔는데, 먹고 하면 안되려나~?"


"도시락을 싸왔어요?"


도시락을 싸온건가? 일찍 일어난건가? 혹시나 어디 다친건 아니겠지?


"나나미상, 뭐하세요? 저희 쌀국수 먹어요!"


아, 신입인가보네 (-)랑 둘이 먹고 싶은데..


"동료분들 것도 많이 싸왔어요, 신입사원이랑도 같이 먹어요"


니가 내심 불안해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아무 사이 아니라고 못 박기에 좋은 기회 같았다


"아... 네, 알겠어요 회사 로비에서 기다릴게요"


"네, 금방 갈게요"


로비로 내려가자, 도시락 가방을 들고 있는 (-)가 보였다 


너를 보자마자 마음 한 켠이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 나를 위해서 도시락까지 싸온 니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마 신입이 같이 오지 않았더라면 품에 꼭 안았을 텐데, 라며 너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왜 니 표정이 안 좋은거지 어디 아픈건가 싶을 때 


"둘이서만.. 일하는 거였어요?"


너의 말에 아차 싶었다, 이런 것까지 신경 쓸 줄은 몰랐다 단순히 직원이니 수습하기 위한 것 뿐이었으니까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 실수였다


"...네, 수습을 하는데 저 혼자면 될 것 같아서 다른 동료들은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아서요"


"아..."


너의 표정이 더 어두워진다, 어쩌면 좋지


"아, 안녕하세요!"


그 분위기에, 신입이 밝게 인사하며 나의 옆에 섰다


"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나나미상 여자친구 있는 줄 몰랐어요!"


"네?"


너의 시선이 내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꽂힌다


애초부터 이 신입이랑 같이 밥을 먹는게 아니었다, 


키보드를 두들기고 계속해서 손을 써야 하는 직업이라 커플링에 기스가 나거나 내가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면 꼬치꼬치 캐물은 다음에 너에 대해서 안 좋게 말하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평소에, 일을 할 때 불편해서 끼지 않습니다 출퇴근 때 끼고 다니는데 잘 못 보셨나봅니다"


너에 대해서 안 좋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면, 너도 싫어할 테니까 이 정도면 너에게 충분한 설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아.. 그렇군요!"


"도시락 싸왔어요, 저는 팀원 다 있는 줄 알고 양이 많게 싸왔네요 


그래서 두 분이 먹기에는 양이 넉넉할거에요


그러면 맛있게 드세요"


"괜찮으시면, 같이 먹어요!"


"...네?"


"나나미상 보러 오신거잖아요, 이왕 오신거 서로 얼굴도 더 보고 하면 좋죠! 


저는 괜찮으니까, 밥 같이 먹어요!"


신입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니, 너와 몇 분이라도 있을 수 있으면 그만큼 피로 회복 되는게 없었으니까


그런데 밥을 먹는 와중에 살펴본 너의 안색은 딱히 좋지 않았다


아까 일이 많이 신경쓰였던건가, 아니면.. 


"진짜 맛있어요! 요리 정말 잘하시나봐요!"


"그냥.. 하다보니까 늘어서요,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요


켄토, 저 갈게요 오늘은 언제쯤 들어와요?"


도시락을 다 먹은 뒤, 가겠다는 널 혼자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신입을 제외하고 둘만 있고 싶은 것도 있었고


"태워다줄게요"


"아니에요, 바쁠텐데 어서 가서 일 해요"


"오늘은 일찍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다행이네, 그러면 그때 봐요"


너의 웃음에 내 불안감은 잦아들었다, 그래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거겠지 

너는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믿었다


"이만, 들어가죠"


"아, 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네, 다음부터는 되도록이면 이런 실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네 유의하겠습니다...!"


신입에게 일종의 경고를 한 뒤에,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인사를 건네려다가 원래같으면 마중 나오는 니가 없길래 조용히 들어와 소파를 보니 곤히 잠들어있는 니가 보였다 


오늘 많이 피곤했겠지, 아마 새벽부터 일어나서 도시락을 만들었을테니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너의 옆에 앉아, 너를 살폈다


손이 다친건가, 반창고를 붙이긴 했는데 서투네 

내가 붙여줘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붙이면 잠에서 깰 것 같으니까 조금 있다가 일어나면 이야기해야지 

요즘 고민 있는건가, 다크서클이 좀 더 짙어진 것 같은데 

영양제 잘 먹고 있는거겠지, 주방 가서 영양제 확인해봐야겠다

아니면 새로운 영양제를 찾아봐야 하나? 이번 우리 기념일에는 영양제도 선물해주면 좋겠다 

너는 알이 큰 영양제하고 쓴 영양제는 못 먹으니까, 젤리로 된 영양제를 찾아봐야겠다 


아, 그냥 일 그만 두고 이렇게 너만 바라보고 있고 싶다 


결론은 7년 내내, 늘 이렇게 끝난다 

나는 일보다 니가 더 좋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마음 한 켠이 아리다 


결국은 노트북을 가져와서, 남은 일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혹여나 니가 깰까봐 최대한 얌전히 타자를 치면서 중간 중간 널 바라봤다 


"아, 깼어요?"


"...언제.. 왔어요?"


부시시한 너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요즘 늦게 퇴근하고 일찍 출근하느라 이렇게 깔끔하지 않은 너의 모습을 보는 게 오랜만이었다 

귀여웠다


"1시간 전 쯤에, 자고 있길래 일부러 안 깨웠어요"


"아... 깨우지 그랬어요, 배 안 고파요? 저녁밥.. 먹어야 되잖아요"


너도 피곤했을텐데, 이와중에 내 걱정부터 하는 모습에 미안함부터 먼저 나온다


"그냥 우리 시켜먹어요, 아침부터 고생했을 텐데"


"그럴까요, 그럼"


저녁식사를 하는 내내, 나에게 묻고 싶은 게 있는건지 왜인지 모르게 평소와 다른 모습에 밥이 잘 넘어가질 않았다

뭐가 궁금한걸까, 아니 넌 뭐가 불안한걸까 

내가 무엇을 너에게 설명해야 너가 이러지 않을까


여러 생각에 너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보지도 못했다, 어쩌면 니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걸 나에게 들키기 싫을 수도 있으니까 

나는, 기다렸다 너를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다, 쓰러질 뻔한 거였고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 눈 앞에서 사람이 쓰러질 뻔 한 걸 목격했다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죄책감이 스며들었다 

요즘 계속해서 일을 했고, 그 일을 하면서 신입에게 가장 많이 뭐라고 한 건 나였다 

신입은 아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고, 그 스트레스의 원인 대부분은 나일 거란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저 진짜 괜찮아요...!"


"아니요, 괜찮지 않습니다"


"빈혈이 원래 심해서요, 약 먹으면 금방 나아져요...!"


"아니요, 응급실 가죠"


단호하게 말했다,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 싶었다 


응급실에 데려가서 링겔을 맞는 신입이 내게 물었다


"...팀장님"


"네?"


"팀장님은 저한테 왜 이렇게까지 잘해주세요..?"


"네? 제가 당신한테 잘해줬나요"


"...네, 제 커피도 챙겨주고.. 제가 실수한 건 늘 팀장님이 맡아서 해결해주시고.. 다른 분들도 있는데.. 

그리고 ..그리고.."


신입이 하는 말에, 살짝 뒷통수가 얼얼해졌다

그래서 요새 하이바라가 내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낸건가 


잠에 취해서 헤롱헤롱 거리는 신입에게서 (-)의 얼굴이 보인다 

내가 미쳤나?


"켄토, 어디에요?"


오랜만의 데이트였다, 나도 이건 알고 있었다

매번 데이트를 취소하는 나 자신이 제일 싫었다


"미안한데, 오늘 약속 못 갈 것 같아요"


"네? 그게 무슨..."


"신입이 쓰러졌어요, 그래서 내가 같이 있어줘야 할 것 같아요"


"...아.. 많이 아프대요?"


너의 목소리가 실망감으로 바뀌는 걸 듣는 건 고역이었다, 물론 이 일의 원인도 나였다 


"지금 응급실에 왔어요, 내가 조금있다가 전화할게요 집에 들어가 있어요"


설명은 집에 가면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이제 프로젝트도 마무리 되고 신입도 챙겨줬으니까 모든 게 다 마무리 되니까 휴가를 길게 내어서 너랑 같이 있어야지 


그러면 휴가 동안 우리가 그동안 못했던 걸 같이 해야지, 뭐부터 할까 

요즘 들어서 계속 (-)가 나한테 밥 해줬으니까, 내가 해줘야겠다 

집안일도 (-)가 대부분했으니까, 내가 같이 있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해야지 


그리고.. 정말 신입이랑 아무 사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설명해야겠다 

나는 7년이 지나도 니가 너무 좋다고 


응급실에서 신입에게 링겔을 맞게 한 뒤에, 의사의 말까지 듣게 한 뒤에 택시 태워 보냈다 

이 정도면 내가 한 일에 책임진게 맞겠지


그렇게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집이 이상하리만큼 고요했다 

왜 집에 없지? 어디 간건가?

너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 연결음만 지겹도록 들렸다 

무슨 일이 생긴건가? 친구한테 전화해볼까?


"아, 네 죄송합니다 저 (-) 남자친구 나나미 켄토라고 합니다"


"아, 네! 무슨 일로..."


"(-)가 제 전화를 안 받는데, 혹시 같이 계신가 싶어서요"


"아, (-)는 저랑 같이 없어요!"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너의 친구들에게 전화를 몇 번씩이나 돌렸을 때 쯤, 현관문의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왜 전화를 안 받아요?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다급하게 말하며, 너를 바라봤는데 

너는 왜 나를 그렇게 바라보는거지?


"나랑 이야기 좀 해요, 켄토"


"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길래,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걸까 

너의 그 다정한 말투는 어디로 간걸까


"나 오늘 하이바라한테 이야기를 좀 들었어요"


"하이바라한테요?"


"신입이 빈혈이었다면서요,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아도 됐는데 데리고 갔다고


다른 사람들도 굳이 많은데, 굳이굳이 켄토가 데리고 갔다면서요"


화가 났을 때 나오는 삐딱한 말투였다, 아무래도 오해를 단단히 한 것 같았다


"...그런거 아니에요, 그냥.."


"켄토도 지금 이상하죠, 나도 알고 있어요 켄토는 원래 다정한 사람이니까

신입이 어리숙하고 뭘 잘 모르니까 그래서 그냥 챙겨준 것 뿐이라고 


그런데 나랑 만난 7년 동안, 신입이 온다고 이렇게까지 챙겨준 적 있던가요 켄토"


"...."


아니다, 그냥 죄책감 때문이었다 

너도 알잖아 내가 챙겨준 이유가 내가 하는 일에 책임지기 위함이라는걸

거기에 아무런 사심이 없다는 건 니가 제일 잘 알잖아


"나도 괜찮을거라고, 둘의 사이가 아무렇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믿었는데

아무리 곱씹어보고 생각해봐도 이상하잖아요 켄토 


당신이 다정한 사람이란걸 나도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늘 불안할까 

왜 자꾸 그 신입이 거슬릴까 

왜... 켄토는 나보다 그 여자한테 간 걸까"


"오늘은..."


정말 그런 게 아니었어, 오늘이 마지막이었어 

앞으로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냥... 그냥.. 너랑 닮아서


"켄토, 그 여자한테 흔들렸어요?"


이게 무슨 소리지? 내가 흔들렸다니? 그럴 리 없잖아...?

나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아는 니가 그렇게 생각했단 거에 말문이 막혔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너를 오해를 풀어주지 못해서 그런걸까?

너는 내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냥 단지... 그 여자가 불쌍해서, 내가 그 여자를 괴롭힌 것 같아서, 그 여자가 아픈 게 나때문인 것 같아서

...너랑 닮아서 그냥 그것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보니, 흔들리지 않았다고 명백하게 이야기할 수 있나?


"아무 사이 아닌게 아니었네..."


"그런게 아니라..잠시만"


"우리 헤어져요, 짐은 내일 출근하면 제가 뺄게요"


뭐? 우리가.. 헤어져?

생각이 날 집어삼킨다, 그리고 떠나가는 널 붙잡지도 못하게 만든다

이렇게 내가 무력할 수가 있던가


니가 날 너무 잘 알거라는 오만은 널 잃게 만들었다 

거지같은 실수였다 


지난 화에서 다음화 미리보기로 나왔던 내용은 다음편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생각보다 이번 화 길이가 길어져서 다음편까지 이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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