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11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음식을 시켰다. 티비 앞의 우리들은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서로를 향해 웃으며 다 함께 고기도 먹었다.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아침 8시, 학교와 회사를 가기에 너무 늦어버렸다. 머리를 감고 말리는 일은 언제나 오래 걸렸다. 어떤 옷을 입을지 옷장 문을 열어보니 입을 옷이 없었다. 급하게 빨래한 옷을 건조기에 돌렸다. 30분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항상 버스를 기다렸던 나는 어쩔수없이 택시를 탔다.

아! 가는 길에 아메리카노는 까먹지 않고 꼭 사갔다. 늦었지만 그 커피 한 모금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오후 2시, 40분 정도의 꿀같은 점심시간. 그 시간에 회사에는 아무도 없다. 그저 돌아가는 공기청정기 소리와 환하게 켜져 있는 컴퓨터들뿐이다.



오후 6시, 집에 도착했다. 느긋하게 목욕을하고 냉장고 문을 열어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다. 행복한 시간이다.

쉽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키트를 골라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음식이 따뜻했다.



오후 8시, 쇼파에 누워서 하루종일 티비를 보았다. 볼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 아주 여유로운 삶이다.



오후 11시, 방 안에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 불을 켰다. 창문을 바라보니 그런 사람이 나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불빛으로 서로를 위로한다. 정말 따뜻한 삶이다.




00:00 나는 오늘도 따뜻한 삶을 살았다. 분명 방금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뉴스 속보가 잇따라 울렸다.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였습니다. 해저 지역에 거주하시는 모든 분들은 지금 바로 대피하세요.”



“0사는 이 현상을 기후 위기라고 발표했습니다. 원인은 과도한 쓰레기, 고기로 인한 이산화탄소, 자동차 배기가스, 전자제품 등이라고…”



내가 따뜻한 하루를 보냈을 때, 지구는 




지구는..





지구도..







따뜻해졌다.








그렇게 








죽었다.












D 반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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