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새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가자.”


모든 게 우릴 두고 무르익어가던,

모든 게 우릴 빼고 썩어가던 가을에,

서글픈 미소를 짓던 네가 말했었지.

 

절벽에서 낙을 찾자고,

절벽에서 낙하하자고.

 

그러면 우린 비익조가 되어 서로의 날개가 되어준다고

처음으로 완전한 존재로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짜디 짠 눈물을 훔치며 내게 통곡하듯이 말했지.

 

그리고 어느덧 겨울이야.

모두의 시선은 냉혹하고 손은 시체처럼 싸늘해.

사람의 마음은 비참하고 삶도 그지없이 어두워.

 

이제 우리 마음도 차가워져.

이제야 모두 봄이 와도 우리에게 봄이 오지 않을 걸 알아버렸으니

봄을 잊어버린 그 순간에야 봄이 온다는 걸 알아버렸으니

 

우린 서로에게 한 쌍의 날개가 되어주는

따스한 비익조 하나 되지 못하겠구나.

 

“오지 않을 봄을 기다리며, 자유를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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