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 나는 캐리어 위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양지원도 내 곁에 앉아 평소처럼 커피 우유를 쪽쪽 빨았다.

 오늘이 무슨 날이냐, 현장체험학습 가는 날이었다. 무려 경주에, 2박 3일 동안.

 우리 반은 부산과 경주가 치열한 접점을 벌였고, 한 표 차이로 경주가 이겼다. 그야 그럴게 부산은 오전 9시까지 대구역에 알아서 모인 후 기차를 타고 내려간 뒤 첫날은 버스를 대절해 타고 다니고, 둘째 날은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닌다는 살인적인 스케줄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그런 스케줄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냥 편하게 출발할 때부터 버스를 타고 다니며 버스에서 체험학습 시간의 반을 날리는 게 더 좋다. 정 바다를 보고 싶다면 곧 다가올 어린이날 휴일이나 여름방학 때 다들 자기 돈 써서 알아서 가길 바란다.

 다른 애들이 모이고, 출석 체크를 한 후 버스는 출발했다. 곧 고속도로에 올랐고, 나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며 잠에 빠졌다.


이어지는 내용이 궁금하세요? 포스트를 구매하고 이어지는 내용을 감상해보세요.

  • 텍스트 3,968 공백 제외
1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