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는 참 에너제틱한 사람이다. 

그는 대한민국 연예 기획사 대표 중, 현업에서 작사작곡편곡 및 프로듀싱을 하며 직접 플레이어로도 뛰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JYP가 회사를 설립한 이래로 그가 끼친 영향력이 약 20년이 넘게 퍼져나가고 있는데, 문제는 그게 좋은 영향력인 동시에 나쁜 영향력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무서운 점은 JYP가 이제 막 50살이 넘었으며 자기관리의 끝판왕인 이상, 앞으로 20년 혹은 30년 까지도 거뜬히 해내실 것 같다는 점이다. 이렇게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걸 보면 ae-진영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할 정도다.




그런 JYP가 추구하는 멋이 하나 있다. 바로 힘 안 들이고 간지 내기인데, 마치 내가 Born-natural 댄서인 것처럼 '저는 뭐 별 다른 노력 안 해도 이런 흑인 그루브가 나오던데요?' 하는 느낌의 춤선을 추구한다.

다른 아이돌들이 무대에서 팝핀 빡빡하며 연골을 아낌없이 탕진할 때, JYP 소속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어쩐지 조금 여유로워 보인다. (멤버가 직접 프로듀싱하는 스트레이 키즈만은 좀 예외인 것 같지만.)


문제는 JYP가 아무리 이런 그루브를 추구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K-POP 연습생들은 아시아인들이니 처음부터 이것이 내재되어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JYP에 입사한 연습생들이라면 혼이 빠지도록 춰야하는, JYP가 마르고 닳도록 강조하는 몇 가지 중 하나가 바로 이 기본기이다.

Youtube에 'JYP 기본기'라고 치면 트와이스부터 갓세븐, 데이식스 등이 직접 연습생 시절에 췄던 기본기를 시연하는 영상도 있다. 하지만 기왕이면 원조를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가져와 봤다.



이런 JYP 기본기를 만들어서 몇십년간 연습생들에게 주입해온 건 좋은 영향력임이 분명하다. JYP가 춤 잘 추는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나. 아무리 내 새끼 대표로서 JYP가 싫을 순 있어도 플레이어로서 JYP를 인정하지 않을 순 없다. 비와 함께 나란히 <나랑 바꾸자>를 추고 있는 박진영을 보면 그가 정말 흑인 그루브에 미쳐있었구나를 느낄 수 있다.

아무튼 이런 그루브 맛집 JYP의 산지 직배송 기본기 덕에 JYP 가수들은 웬만한 노래에 대충 춤 춰도 춤선이 예쁘다. 별로 힘도 안 들이는 것 같은데 춤 잘추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매 무대가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돼지 갈비 보단 평양 냉면이랄까. 임팩트 강한 한 순간을 남기겠다는 열망보다는 조용히 빠져들게 만들어서 몇 번이고 다시 찾아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이다.




JYP 아티스트들은 유독 춤선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애초에 '춤선'이라는 말 자체에 힌트가 숨어있다. 사람 몸의 움직임을 점이 아니라 선으로 보겠다는 관점인 것이다. 거기에 플러스, JYP는 직선이 아닌 바다 위를 유영하는 듯한 웨이브를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JYP 아티스트가 팝핀 빡빡의 순간적인 힘, 즉 스테미너를 요하는 춤으로 100% 이루어진 무대를 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이런 점은 각자의 곡으로 활동을 할 땐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춤선을 강조하는 류의 안무는 비슷한 느낌의 퍼포머들이 모여있을 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무슨 느낌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능하다면 아래의 예시를 한 번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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