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들조차 닿지 못하는 곳이 있다. 심해어마저 발길을 돌리는 곳, 강력한 수압이 전신을 누르는 새까만 심해. 바다의 끝에 흐릿한 색색의 불빛이 주변을 밝혔다. 인간의 퉁퉁 부은 시체가 영양분이 되어 점점 분해되면 인간의 익사체 안에서 어린 인어가 시체를 찢고 태어난다. 상처를 입은 인어나 재능이 없는 인어는 어린 인어를 육성하고 키우는 양육 담당이 된다.

수화도 그곳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에겐 미소를 제외한 능력이 없었으니까.

수화의 새파란 꼬리가 물살을 갈랐다. 가슴 언저리까지 길게 자란 까만 머리카락이 물결을 따라 번졌다. 인간을 데려오는 인어와 인어를 육성하는 인어의 구분은 머리카락으로 이뤄진다. 인간을 데려오는 인어는 물 위와 심해를 자주 오가야 했기에 머리카락은 길어봤자 불필요한 것이지만, 인어를 육성하는 인어는 심해에서 어린 인어에게만 전념하기에 머리카락이 길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인어 직업의 구분은 성인어(成人魚)가 된 뒤에 이뤄진다. 수장님은 침몰한 인간의 배에서 찾은 인간의 칼을 정해진 뛰어난 인어에게 건네준다. 인어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면 인간을 데려오는 인어가 되는 것이고, 칼을 받지 못한 어린 인어는 머리를 자르지 않은 채 자신이 받았던 교육을 후대의 인어에게 전해준다.

[류수화! 그렇게 돌아다녀도 돼? 수장님이 아낀다고 아주 어깨가 쑥쑥 올라갔어?]

인어에게 목소리는 필수다. 인어의 말이 인간의 말과 통해 문자로 대화하지 않는 이상 인간을 홀리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다친 인어라 해도 목소리를 잃으면 인어사회에서 쫓겨나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수화는 수장의 선처가 뒤따랐다. 수장은 수화의 새파란 꼬리를 사랑했다. 수장은 수화가 바라는 일을 하라 하였고, 수화는 자기가 마지막으로 끌고 온 인어의 보육을 자처했다.

자신의 파란 꼬리가 잘려버린다면 수장이 다시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란 걸 수화도 잘 알고 있었다. 수장의 사랑은 작고 덧없는 것이란 걸. 수장의 사랑을 잃고 싶지 않아 아등바등 기술을 배웠다.

수화는 사랑하는 넓은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는 걸 바랐다. 그니까 너도 바다에 대한 내 사랑을 알아줄 거야. 나 자체를 인정해줄 거야. 수화는 제자리로 돌아가 불어터진 재희의 시체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피부가 흐물흐물하게 쪼그라들어 손가락으로 쉬이 벗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수화는 아름다운 것을 보는 양 재희의 시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작은 물거품이 수화의 입에서 송골송골 새어 나왔다. 시체의 살을 이빨로 찢어야 하는 건 그 안에서 태어난 어린 인어가 처음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재희의 꼬리 색이 어떨지 궁금증에 몸을 떨면서도 수화는 시체를 감히 찢어버리지 못했다. 분명 나와 같은 맑은 바다색일 거야. 수화는 피식피식 웃음을 흘렸다.

[실실 웃지 말고 일이나 해!!]

수화는 일정한 간격으로 물거품을 내어 인어 문자를 적어냈다. 그럴 필요 없다는 물거품 문자가 완성되자 노란 꼬리의 남자 인어는 얼굴을 찌푸리며 자신이 맡은 시체 근처로 돌아갔다.

'분명 좋아할 거야. 내 친구가 되어줄 거야.'

얼굴에 크게 그어진 도흔 사이로 물거품이 올라왔다


"결국 인어한테 먹혔구먼."

"그러게, 한 탕만 챙기면 된다니까, 인어사냥에 욕심을 내서 그런 거 아냐?"

감옥을 나왔을 때, 재희에 대한 소식은 떠도는 헛소문들뿐이었다. 하진은 몇달 동안 동굴과 산, 재희의 집을 헤매었다. 어디에도 떠난 흔적 하나 남지 않았다. 정말 인어가 데려가기라도 한 것처럼. 하진은 멍하니 제 자리에 주저앉았다. 사람 하나가 길 한복판에서 주저앉는다고 해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태양은 그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과 마찬가지로 쨍하니 하진의 정수리를 태웠다. 숙인 고개에 시야가 점점 좁아졌다.

자신이 인어를 미워할 자격이나 있을까. 하진은 스멀스멀 올라오는 증오의 감정을 깔끔하게 쳐냈다. 그러고 나니 연민만이 남았다. 숨이 막혀 죽어갔을 재희에 대한 안타까움이 하진의 목을 똑같이 죄여 들었다. 바닥에 깔린 붉은 돌이 태양 빛을 받아 불처럼 타올랐다. 그나마 자신에게 친구처럼 편안히 대해주던 재희가 사라졌다. 그에게 남은 것은 껍데기 같은 의무뿐이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하진을 놓아주지 않는 지독한 운명. 그것은 삶에서도, 감옥에서도, 죽음 뒤에도 그의 발목을 단단히 틀어쥘 것만 같았다.

하진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산물을 파는 가게에서 고래 고기를 자르고 있었다. 고래는 늙어 보였다. 차가운 얼음 상자에 담겨 썩어가지도 못한 채 부위마다 신체를 잃어가는 고래가 마치 인어 같아 구역질이 치밀었다. 하진은 참지 못하고 속을 게워냈다. 자신과 똑같이 말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을 죽이고 도륙해 음식으로 삼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하지만 하진은 그 일에 누구보다 가까이 얽혀버렸다. 달아날 수 없다.

하진은 입을 틀어막고 비린내를 피해 멀리 달아났다. 저 가게 안에는 자신이 분해한 인어 고기가 있을 것이다. 왕국이 쓰고 남은 인어 고기는 민간에 유통되니까. 붉은 잔상이 눈앞에 일렁거렸다. 하진은 바닥에서 시선을 뗐다. 붉은 돌이 인어의 얇고 단단한 비늘처럼 빛나는 게 두려웠다. 새빨간 루비처럼 아른거리는 그것은 쏟아진 피처럼 자극적이고 잔인했다.

"재희야."

하진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재희를 불렀다. 당연히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진은 홀린 듯 육지인과 바다 인어의 경계를 가른 산을 향해 뛰어갔다. 산은 하진을 붙잡았다. 그가 바다와 마주하지 않도록, 깊은 심해로 끌려가지 않도록 옷을 붙잡고 생채기를 내었다. 하지만 넘어가야 했다. 저 산 너머에, 깊은 바닷속에 재희가 끌려갔다면 부디 돌려달라고. 인어들의 피를 묻힌 자신에게 자격이 있든 없든 뜨거운 모래 속에 발을 파묻고 엎드려 빌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일까봐. 하진은 수없이 넘어온 산을 조금 낯선 뜀박질로 넘어갔다.

바다는 여전히 푸르고 넓었다. 파도는 잔잔했고, 파도가 가져오는 실바람은 서늘했다. 산을 타고 넘어와 후끈하게 달아오르는 바람과는 달랐다. 최초의 바람은 이렇게나 달고 시원하다. 눈물이 날만큼이나 평온하다. 하진은 천천히 절벽 끝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파도가 절벽을 끊임없이 깎고 있었다. 모래사장엔 몇몇 인어 사냥꾼들만이 바닷가 근처에서 행인인 척 인어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진은 절벽에 걸터앉아 멍하니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인어들은 후각이 특히 발달해 자신의 위험을 느끼면 빠르게 도망간다. 하진도 알고 있었다. 바닷가를 오간 많은 세월 동안 어째서 인어가 자신을 홀리지 않았는지. 바다의 사람이 되기에 그는 너무도 많은 바다의 것을 죽여왔다.

재희는 분명 인간이기 전에 물고기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바다를 설명하는 재희의 눈엔 늘 반짝임이 어려있었으니까. 평소엔 만사에 관심이 없다가도 재희는 바다라는 한 마디에 두 눈 깊숙이 진득한 그리움과 추억을 담곤 했다. 이제 저 깊은 바닷속에서 인어가 되어버린 걸까. 한 번 더 만난다면 그땐 서로를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칼을 들이밀어야 하는 걸까. 하진은 절대 그러지 못한다. 자신 스스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재희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재희는 바다의 사람이었지만, 그는 아니었으니까. 하진은 무릎 위에 얼굴을 묻었다.


적삼목의 색을 닮은 갈색 머리카락이 새까만 물 위로 부드럽게 떠다녔다. 인어의 꼬리가 내는 새파란 빛에 어린 인어의 머리카락이 짙은 갈색으로 물들여갔다. 7살 남짓해 보이는 인어의 꼬리는 아직 미성숙해 꼬리지느러미가 다 벌어지지 않고 다물려 있었고 피부가 창백해 푸른 꼬리의 빛은 어린 인어를 더 창백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재희. 일어나.]

누군가 자신에게 속삭거리는 것 같았다.

[네 이름은 재희야.]

알고 있어. 어린 인어는 몸을 꿈틀거렸다. 이유 모르게 아늑한 이 안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눈을 뜨면 또 다른 지옥이 자신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재희야.]

흐리게 뜬 시야 사이로 새하얀 물거품이 보인다. 그제야 그 목소리가 실제론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챈 재희는 손으로 제 앞을 더듬거렸다. 무언가 기분 나쁜 허물 같은 게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재희는 망설임 없이 그 허물을 손으로 잡아 뜯었다. 순간 차가운 물들이 그 안으로 빠르게 쏟아졌다. 재희는 본능적으로 숨을 참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마치 몸의 또 다른 부분이 대신 호흡해주고 있는 기분이었다. 재희는 제 입을 막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제 손이 이렇게도 작았던가. 얼굴을 더듬거리던 재희는 무언가 꼬르륵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쳐들었다.

방긋 웃고 있는 수화였다.

재희는 본능적으로 무기를 찾으려 품을 더듬거렸다. 날붙이는커녕 온몸이 미끈미끈해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마치 미꾸라지 같았다. 순간 손에 따끔한 것이 닿자 그것을 잡으려 했지만, 이상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힘을 더 주자 따끔한 느낌과 함께 붉은 피가 하늘 위로 올라갔다. 보통 피가 위로 흐르던가? 이상한 꿈을 꾸는 것 같다.

시선을 내린 순간, 재희는 비명을 참지 못하고 내질렀다. 소리는 퍼지지 않고 물거품처럼 터져 나왔지만 수화는 무슨 쨍한 소리라도 들은 듯 귀를 틀어막았다. 하반신엔 다리가 아닌 처음 보는 새파란 비늘의 꼬리가 흔들거리고 있었다. 재희는 제 몸을 더듬었다. 옆구리가 아가미처럼 이상하게 벌어져 있었다. 입안에 바닷물이 들어오는 데도 전혀 짜지 않았다.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다.

[너, 너 나한테 무슨 짓을..?]

수화는 그저 재희를 보게 옅게 미소지었다. 같은 인어가 된 이상 수화의 미소는 이제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재희는 수화의 목을 감싸 졸랐다. 수화의 목에 난 우둘투둘한 흉터가 압박에 붉게 달아올랐다. 수화는 입을 뻐끔거리면서도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수화는 다만 물거품을 입 밖으로 끊임없이 토해내고 있었다.

[왜!!! 대체 왜?!!!!!!!]

재희의 쨍한 초음파를 들은 다른 보육 담당들이 헤엄쳐와 재희를 수화에게서 떼어냈다. 아픈 목을 감싸 쥐던 수화는 괜찮다며 손을 내저었다. 수화의 안전을 확인한 보육 인어들은 괜히 힘을 썼다는 듯 혀를 세게 차고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재희는 다시 수화에게 돌아가려 했지만, 이상하게 몸이 앞으로 가지 않았다. 재희가 불타오르는 새까만 눈으로 수화를 노려보자 인어들을 노려보던 수화는 다시 미소지으며 재희를 등지고는 자신을 보라는 듯 지느러미를 흔든 뒤 꼬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부드럽게 유영했다. 재희와 너무 멀어지기 전에 몸을 틀어 재희에게로 다시 다가간 수화는 해보라는 듯 물거품을 내며 고개를 까딱했다. 수화를 노려본 재희는 절대 수화가 알려준 대로 하지 않겠다는 듯 꼬리를 이리저리 출렁거렸다. 겨우 수화의 앞으로 다가간 재희는 수화의 어깨를 꽉 잡고 흔들었다.

[난 인어가 되는 걸 바라지 않았어, 알아?! 이 더러운 지느러미 같은 거 달고 싶지 않았다고!!]

수화는 손을 뻗어 수면 위를 향했다. 재희는 홀린 듯 수화의 손을 따라 고개를 들었다. 짙푸른 바다의 색채가 눈앞에 펼쳐졌다. 분명 인어는 앞을 못 볼 텐데. 재희가 놀란 눈으로 수화를 바라보자 수화는 해초 몇 개를 뽑아 바닥에 자리를 내고는 작은 구부렁 글자를 적어 내렸다. 재희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문자에 눈살을 찌푸렸다. 재희의 반응을 눈치챈 수화는 온몸을 써 작다는 것과 인어, 눈, 세운 엄지, 크다, 인어, 눈, 내린 엄지를 보여줬다. 그제야 수화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한 재희는 다시 한번 넓고 광활한 바닷속을 살폈다.

어린 인어의 시력은 도태되지 않고 살아있다가 성년이 되어 갈수록 시력이 안 좋아지고 결국 눈을 먼다. 이 아름다운 바다를 눈으로 느낄 수 있는 건 아주 잠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깊은 바다를 본 적이 있을까. 가장 증오하는 존재가 되어 내다보는 바다는 서러울 만큼 아름다웠다. 재희는 귀 대신 자리 잡은 제 지느러미를 손으로 쥐어뜯었다. 바다 냄새가 코끝에 확 서려왔다. 이제 인어의 피 냄새와 바다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 인어의 피는 바다보다 훨씬 짜다. 마치 바다의 소금이 몸 안에 농축된 것 같다. 하지만 이 피보다 바다의 냄새를 더 훌륭하게 흉내 낼 수 있는 냄새가 있을까. 재희는 뜯겨나간 지느러미를 바닥에 거칠게 팽개쳤지만, 물의 저항 때문에 지느러미는 그가 생각한 만큼 빠르게 떨어지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이 세상을, 인어들만이 독점했다. 인간의 감각으로 느끼고 싶었던 바다는 더 느끼지 못할 것이다. 재희는 제 꼬리를 경멸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수화와 똑같은 색의 꼬리였다. 바다는 재희를 자신의 아이로 인식하고 얼굴 양옆에서 흐르는 피를 막아주고 있었다. 재희는 바다의 노력을 무시하고 제 비늘을 잡아 뜯기 시작했다. 수화는 그런 재희를 말리지 않고 포기할 때까지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재희가 지칠 즈음이 되어서야 다가간 수화는 바닥에 떨어진 비늘을 모아 제 안에 삼켰다. 수화의 기이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혐오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던 재희는 수화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꼬리를 움직였다. 처음보단 원활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오랫동안 바다에 들어가지 못해 잊었던 수영법이 점점 머릿속에 가득 들어찼다. 수영은 인어의 본능이라는 듯. 재희는 천천히 몸을 대각선으로 틀어 수면 위로 올라갔다. 수많은 인어의 빛나는 꼬리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점점 물의 색이 맑아지며 쨍한 태양 빛이 수면 사이로 새어들었다. 재희는 그 빛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 순간 해안의 모습이 재희의 눈에 확 들어왔다. 인어 사냥꾼들의 눈이 전부 재희를 향해 꽂혔다. 순간 작살이라도 던져 죽여버리겠다는 사냥꾼들의 악의가 재희의 피부를 싸하게 휩쓸었다. 재희는 시선을 한곳에 두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었다. 순간 절벽 위의 하진이 눈에 들어왔다. 하진은 외롭고 힘들어 보였다. 그 어떤 빛도 하진이 있는 곳까진 닿지 못하고 길게 음영이 졌다. 이제 자신은 하진을 위로해줄 수 없다는 걸 속으로 되뇌면서도 재희는 하진을 향해 천천히 꼬리 쳐 다가갔다. 순간 기다란 작살 하나가 재희를 빗맞히고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놀란 재희는 서둘러 바닷속으로 되돌아갔다. 죽을 순 없다. 수화를 죽을 때까지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인어의 심층부로 들어온 자신이.

비늘이 사라진 꼬리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피가 수면을 새빨갛게 메꾸었다. 하진은 인어의 피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재희야..?"




비늘을 먹은 건 재희의 자해 흔적을 감춰준 겁니다.

글 드림

眞 宵香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