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점만 빼면 미녀가 된다던 15세기 전 고대인의 말씀 그 죽어간 자의 망언을 자랑스레 기록한 벽 앞에 서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달군 쇳덩어리만이 인사 대신 높임말을 받기 시작할 때 그리하여 이제는 뛰어내려야할 때

계절은 돌고 도는 팽이인가 영영 멈추지 않는 토템인가 아마 무관한 시야를 붙들어매는 환호성이었을 것이다 중동의 개미들은 등이 가볍고 지구 반대편 늘어진 얼굴은 한숨 푹 자러 갔을 것이다 내일이면 너 나 할 것 없이 하나둘셋 하나둘넷

물구나무 서면 쏟아져 내리는 브라디보스톡의 석양과 길 잃은 행성의 장례식, 누군가는 소원을 빌고

어느 조문객의 행렬도 이리 길진 않았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끝인 것처럼 살라던 유명인 아무개는 하필 그날따라 쓰러진 고목나무에 깔려 죽고 간밤 폭풍우가 몰아쳤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끝내고 싶지 않은 자들의 화형식 세상은 아직 땀과 숨소리로 가득 차 있다 누군가는 난입해 앙코르를 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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