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노래를 들으면, 그림을 그리면, 영화를 보면 우울해질까. 물음표가 필요없는 질문이다. 대답해줄 이가 없으니. 내 세상은 온갖 물음표로 둘러쌓여 있지만 해결되지는 않는다. 언젠가 이 가득차고 풍만한 물음들이 해결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멍청한 짓이다. 떠오르는 질문은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지기에 본질을 잃고 부유한다. 내 삶을표현하자면, 물음표의 바다에 숨이 막혀 질식하기보다는 그에 적응해 아가미가 생겼다. 그리고 이제는 타인과 다른 매질에서 살아간다.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사는 삶. 고립되어버린 것 같다. 노래를 들으면, 그림을 그리면, 영화를 보면 오롯이 내 세상에만 갖혀버린 것 같다. 나는 자문하고 자답한다. 똑같은 굴레에서 고립되고 썩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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