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이마를 쓸던

웃음에도 힘이 들어가

조명은 꺼지고 용산역 바닥에

노숙자가 보이지 않는 위태로움이 있다.


기차는 천천히 도착한다. 양옆으로 흔들리며

코너를 지나갈 때 귀를 막는

조명 아래. 피로해 보이는 몸은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대리석 벽에 어린 

시간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눈이 내리지 않고

포근하다 싶으면 누울 곳은 사라지고


다시 덜컹거리며 누구도

곁에 앉은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평온함을 쥐고

이른 점심을 먹었다.


고작 5분 거리에 가게들은 많고

작은 부속품을 파는

어느 가게에서는 좀 더 이른 아침에도

기억에 없는 빛을 만들면서


화들짝 놀라 도착한 좌석에

눌러앉아 이대로 도착하지 않기를

잠시 눈을 감고

양옆으로 흔들리는 풍경에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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