惠氷傳



三十八話



혜화의 얼굴은 땀에 절어있었다. 안색은 피로에 짓눌리고, 부은 손가락은 고통의 정도가 얼마만한지를 보여주었다. 

차가운 물이 대야 안에서 찰랑였다. 성철은 대야에 수건을 담근 뒤, 그것으로 혜화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찬 물수건이 이마에 닿으니 살 것 같다는 듯, 혜화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낮 동안 내내 누워있느라… 등에 욕창이 생길 것 같구나."

"그러면 아니 되지요. 대야를 놓고 갔는데, 왜 직접 몸을 닦지 않으셨습니까?"


혜화의 머리맡에 놋그릇이 하나 더 놓여있었다. 그 놋그릇에도 물이 담겨 있었다. 


"기운이 없어… 다른 곳은 닦았지만 등까지는, 손이 닿질 않아."

"돌아앉으실 수 있겠습니까?"


순순히 돌아앉았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를 쥐어 앞으로 내리니, 땀에 젖은 목과 어깨, 등이 훤히 비쳐보였다. 하아, 입에서는 뜨거운 입김이 절로 나왔다. 목말라. 

성철은 다른 깨끗한 수건을 집어 들어 물을 적셨다. 그리고 혜화의 마른 입술에 대주었다. 

꽤 목이 말랐다는 듯, 입술이 정신없이 수분을 빨아들였다. 이마에서는 여전히 땀이 흐르고 있었다. 


"…어깨 닦아드릴까요, 마님?"

'아니, 내 무슨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건지 깨닫고, 성철은 뒤늦게 후회했다. 송구하여 고개를 수그리는데, 이를 본 혜화는 오히려 환히 웃으며 답했다. 


"그래, 닦아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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