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강아지는 견주의 시간과 지갑으로 만들어진다.


유자를 데리고오기로 결정한 후 동거인과 나는 강아지에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동거인과 나는 (나중에 등장할 예정인) 동거묘를 키워본 경험 뿐이라, 강아지에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는 거의 무지한 상태였다.

세나개를 자주 시청하곤 했어서 목줄보다는 하네스가 더 좋고, 자동줄보다는 수동이 좋다는 정도 알고 있었달까...


20세기 사람이라 그런가, 이렇게 완전 노아이디어인 상황에선 역시 오프라인에서 구경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다가오는 주말, 둘이서 고양 스타필드에 있는 반려동물 용품점으로 향했다.


예상했던데로, 가격은 무척 비쌌고 카테고리는 많았으나 가짓수는 무척 적었다. 그저 '와 우리 필요한거 엄청 많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했다.


검색을 하면 할 수록 튀어나오는 수많은 반려견 용품 스토어와 물건들이 튀어나왔다. 도대체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는 용품부터, '이걸 개한테 먹인다고?' 싶은 영양간식까지... 도저히 판단이 서지 않았다.


당장 한정된 예산도 문제였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것저것 질러도 나중가면 싹 다시 사야할 것을 알았기에 더더욱 고민을 했다.


결국 내가 택한 곳은 거의 모든 반려견 용품을 모아파는 종합반려견용품 쇼핑몰이었다.

그곳에서 카테고리를 눌러 하나하나 설명을 읽고 이것이 정말 유자에게 당장 필요한지를 따져 구매했다.


당시 나의 기준으로;

<필수 아이템>

1. 사료(유명한 브랜드 퍼피 사료)

2. 배변패드

3. 켄넬

4. 치약 칫솔

5. 샴푸

6. 배변판 및 리필(배변 패드를 잘 안 쓸수도 있다하여)

7. 손발닦는 물티슈

8. 안전문

9. 삑삑이 장난감

10. 플러쉬 장난감(인형)

11. 로프 장난감(터그)

12. 클리커(훈련용)

13. 발톱깎기

14. 똥츄

15. 간식

16. 워터리스 샴푸

17. 덴탈 간식

18. 브러쉬

19. 탈취제

20. 공 장난감



이렇게 내가 딱 정말 정말 이거는 필요하다고 며칠간 공부하고 고민하여 산 아이템이었다.

뭔가 이정도 있으면 당장 유자가 와도 괜찮겠다 싶었고, 이렇게 구매하는데 22만원이 들었다.

이정도면 몇 달정도는 병원비 말고는 돈 들어갈 일 없겠거니 싶었지만 ...(후략)



현 시점에서 추가로 말하자면 위 20가지 아이템 중 

잘 쓰고 사망하신 아이템 : 8개

아직도 쓰는 아이템 : 4개

잘 못쓰고 다시 구매한 아이템 : 8개


적당히 선방한 것 같다.




평소 잘 모르다가 글을 쓰다보니 세상을 참 삐딱하게 보고 있다는 걸 많이 느끼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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