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어쩌면 말이죠

그래서인지 몰라요.


혹시나 그대가

나를 돌아보지 않을지 몰라

매일, 매번 작은 이유를

만드는 것인지 몰라요.


괜스레 그대를 불러내면

핑계를 댈까

의미 없는 이유를 붙이는 건

그래서인지 몰라요.


사실, 아무 때나

그대를 만날 수 있다면

우리의 대화는 조금 더

간결해졌을지도 몰라요.


괜한 이유에 그럴듯한 설명에

그리고 어색한 납득 후에야

진짜 대화를 하고 있는 건

그래서인지 몰라요.


확신 없는 그대의 마음 때문에

어물쩡 대하는 내 행동 때문에

우리는 먼길을 돌고 돌아

언젠간 마주할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몰라요.


시계를 내려다보는

오늘도 아니라는 듯한

그대의 얼굴에

그래서인지 몰라요


돌아서는 그대의

팔을 붙잡고

그럴싸한 이유를 대며

그대를 품에 안은 건

그래서인지 몰라요.


그대를 사랑해서 인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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