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커피 열매로 태어날 것을 그랬다.


새빨간 과육이 벗겨지고, 

새하얀 콩으로 변모하여 바싹 말려지는 것.


온몸을 태우듯 뜨거운 불 위에서

 사정없이 뒤엉키는 것.


온통 검게, 검게 물들어 

그제야 비로소 향을 내는 것.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 

날카로운 손길에 수천 갈래가 되는 것.


적당한 온도의 물을 만나 

검디 검은 몸을 녹여내는 것.


그리 하여, 

그대의 잠을 방해하는 것.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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