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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8umvLmGXgCg





이제는 옆방보다 훨씬 더 멀어진 오빠 D에게,


안녕 D 오빠. 나는 탈틴에 잘 도착했어. 

지금 방금 부모님께 보낼 편지를 정리했는데 빈 종이가 하나 남길래 이게 왜 남았나 한참동안 생각해봤더니 오빠한테 편지쓰는걸 깜빡했더라고.

가족이 너무 많으면 가끔씩 이런 일이 발생해서 큰일이야. 그렇지?

장엄한 에일리흐 왕국의 수도, 타라로 향한 오빠는 잘 이해가 안가겠지만

여긴 이멘마하보다 춥고 호수도 없고 밭냄새도 엄청나게 많이나면서도 조용한 곳이야.

굳이 내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이자면, 나는 이곳이 꽤 마음에 들어.

일단 이곳에서 그 시끄러운 B 패거리들이 없거든.


대신 나랑 같은 나이또래의 견습 연금술사로는 아이바라는 아이가 있는데 어쩐지 그 이름이 자꾸 입에 붙지 않아서 선배라고 부르기로 했어.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몰라.

도렌 선생님이 선배의 이름을 부를때 마다 어쩐지 자꾸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것과 관련이 있을까?


그런 이상한 느낌과는 별개로 아이바 선배는 좋은 사람이야.

특히 뭔가를 칭찬할 때 마다 엄청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누구와는 달리 솔직해서 귀엽더라.


쓰다보니 편지가 길어졌는데 아무튼 오빠도 신학원에 잘 도착했기를 바래.

솔직히 이 편지도 제 때 안도착할거라고 생각하고 쓰는거니까 답장은 얼마든지 늦게보내도 상관없어.(그런데 답장을 아예 안하면 좀 섭섭할거야. 어쩌면 조금 많이? 그리고 엄마한테 이를거임)


뭐라고 끝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건강해.


추신 : 지금 이 편지를 담을 편지봉투를 찾다가 엄마가 쓴 쪽지를 발견했어. 우리가 이멘마하를 떠난 다음에 엄마랑 아빠도 티르코네일로 이사를 간다는데 오빠 이거 알고 있었어?


헤루인 17일















답없는 나의 형제 D에게


안녕 D야. 답장을 재촉하려는건 아니지만 내가 보낸 편지가 헤루인이었던 것은 기억하고 있어?

임볼릭이 되도록 소식하나 없어서 또 편지를 보내.

타라의 콜헨 사제님 말씀으로는 양심이 모자라다면 교황청 기부함 근처에서 구할 수 있을거라고 하던데 오빠도 그 근처를 찾아보는건 어때?


농담이야.

콜헨 사제님은 아주 진중하고 섬세하며 누구나 의지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분이셔.

내가 오빠에게서 답장을 받지 못해 상심해하고 있으니까 보통은 한 절기가 지나면 집에 편지는 쓸 수 있게 해준다고 말씀하시더라.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그래서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한 절기에 보낼 수 있는 편지는 개인당 한장뿐이냐고 까지 물어봤는데 말없이 빙긋이 웃으시며 이 편지지를 내어주셨어.

아마 라이미라크에는 편지지가 부족하지 않다는 뜻이겠지.


이쯤 되면 내 근황은 잘 전해졌을까?

위에서 언급한대로 나는 비비 꼬인 어른들의 말을 배우며 쑥쑥 크는 중이야.

키도 꽤 많이 컸는데 아직 엄지손가락 한마디 만큼 모자라긴 하지만 곧 있으면 선배의 키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아.


혹시나 네가 잊어버렸거나 편지 자체를 못 보았을 때를 대비해서 다시 설명해주자면

내가 말하는 선배는 탈틴에서 유일하게 나랑 비슷한 나이 또래의 견습연금술사, 아이바 선배를 말하는거야.


말나온 김에 더 이야기를 써내려가자면,

선배의 동글동글한 바가지머리는 오늘도 귀엽고 연금술 실력은 굉장해.

특히나 고랭크의 마나포밍 결정을 만들어 낼 때는 나를 비롯한 다른 견습 연금술사들을 향해 참 쉽죠? 라고 하는데 그 표정이 너무 D 같아서 나도 모르게 혹시 잘난척할 때마다 찰지게 질색해주는 동생이 여덟명 정도 있어요? 라고 물어봤다니까.


하지만 아이바 선배에게 8명의 형제가 있다면 선배는 그중에서 막내쯔음 될 것 같아.

구체적인 이유는 나도 몰라 그냥 그런 생각이 드네. 


아이바 선배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매번 헛소리가 따라붙는 것 같은데 크게 걱정할 것은 없어.

나는 이제 괜찮아.

여기서는 이상한 꿈도 안꾸고 무서운 일도 안일어나.


탈틴에 오고 첫 주 정도는 고생했는데 베이릭시드라는 드루이드님을 만나고 나니까 괜찮아졌어.

동봉한 포푸리는 그 때 베이릭시드님이 주신건데 오빠한테 줄게.

걱정마. 나는 오빠핑계로 새 거 받으러 갈거야.


잘 지내. 감기에는 힐링도 안듣는다는데 땀난다고 이불 차내버리고 자지 마.

가끔 오빠가 나보다 애같은거 알지?


임볼릭 3일















친애하는  D 견습사제님께.


안녕하십니까 치사하고 치졸하고 옹졸한 D 오라버니.

엄마에게 내가 편지로 반말했다고 꼬지른 그 기민하고 영특한 잔머리에 감탄의 찬사를 보냅니다.


저는 요즘 아주 상심한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몇글자도 아까운 부모님의 편지에서 오빠에게 반말하지 말라는 잔소리를 들어 의기소침해진 것도 있지만 좀처럼 골렘 조종에 성공하지를 못해서 말이야.


다른 견습 연금술사들은 벌써 스톰프도 사용한다는데 나는 걷게 만드는 것도 종종 실패할때가 있어서 걱정이야.

실린더에 집중을 할 때마다 자꾸 신경이 분산되는게 주요 문제점인 것 같아.

특히 시선을 아래로 내리 깔 때마다 누군가 지긋이 바라보는(이 부분은 박박 지워져 있다.)

뭔가 잘 모르겠어. 물리적인 연결매체 없이 에르그로 조종하는게 원래 까다롭다는데 나는 이쪽으로 재능이 없나봐.


대신에 골렘 결정을 연성하는대에는 매우 흡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도록.


그래서 요즘은 도렌선생님의 조언대로 골렘 조종이 아닌 방호벽 연금술 수련과 함께 워터캐논을 연습하고 있어. 방호벽 뒤에서 날려주는 워터캐논은 아군을 엄호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거든.

(솔직히 왜 견습 연금술사인 우리들이 이런 훈련을 받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어. 왕정연금술사들이 탈틴 북서쪽의 스톤헨지 유적을 조사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까?)


그런데 D 오빠, 그거 알아? 워터캐논은 근거리로 다가가서 쏠 수록 위력이 증가한다?

멀리서 쏘면 물총이지만 가까이서 쏘면 말 그대로 대포같은 위력을 낸다는 말씀.

그래서 보통 연성연금술사들이 말하는 원거리 공격은  골렘을 조종해 멀리 떨어져 싸우는 것을 말하고 근거리 공격은 방호벽을 뒤에서 목책에 가로막힌 적에게 워터캐논을 발사하는걸 말한데.

실상 들어가는 공격은 골렘의 스톰프가 근거리 공격이고 워터캐논은 원거리 공격일텐데 말이야.

재미있지 않아?


나도 거리에 따른 위력변화를 체험하느라 멀리있는 나무인형과 가까운 곳에 있는 나무인형에게 각각 풀차지 워터캐논을 날려봤는데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왔어.

그 커다랗고 단단한 나무인형의 몸통이 퍽 하고 찌그러지는 거 있지?

마치 수박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주변이 흠뻑 젖는데 시원하기도 했지만 어쩐지 조금 무서웠어.


만약에 이걸로 사람을 쏜다면 약간의 에르그 흔적을 제외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지 않는거잖아.

땅이 마르거나 주변에 다른 물을 흠뻑 뿌려두면 그냥 젖은 땅으로만 보일거고 다른 볼트류 마법과 달리 워터캐논에 맞은 흔적은 다른 둔기류 상흔과 구분할 수 없을테니까.


음.. 그냥 그렇다고.

물론 부모님 말씀대로 이 생각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하지만 오빠한테 전하는 편지에는 써도 되는거잖아? 그렇지?


임볼릭 15일.















(중간에 뜯어진 페이지가 있다.)
















내가 매우매우매우엄청매우 사랑하는 D오빠에게


사랑합니다 오라버니. 

보내주신 17만 5325골드는 제 어스킨 뱅크 계좌에서 잘 확인했답니다?

농담이 아니고 정말 고마워 오빠.

오빠가 보내준 긴급구조자금 덕분에 이번분기 연성 연금술 연구쟤료도 무사히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

수수료까지 생각하면 오빠에게 남는 금액은 얼마 없었을텐데 정말 감동이면서도 조금 걱정이야.


밥은 잘 먹고 다니고 있어? 훈련이 너무 고된건 아니지?

처음에는 금액이 너무 많아서 두 눈을 의심했는데 어스킨 뱅크에서는 특별히 문제되는 것이 없다고 대답하더라고.

그래서 고민하다가 다시 콜헨사제님을 찾아갔는데 콜헨사제님도 깜짝 놀랄만한 금액이었나봐.

분명 3년차 견습 사제가 모을만한 돈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하시면서 말 끝을 흐리시는데..

음.. 오빠, 혹시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건 아니지?


오빠에게 해가 될까봐 이 편지에는 자세하게 적지 않지만 나도 이제 신입딱지는 떨어진 탈틴의 견습 연금술사야. (물론 정식 연구 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견습딱지를 붙이고 있겠지만)

아는 것도 많이 늘었고 알고 싶지 않은 정보도 많이 듣게 되었지.

바라건데 오빠가 원치 않는 일에 휘말려 고통받는 일은 없기를 바래.


시간이 난다면 언제든지 연락줘.

가끔씩은 도렌선생님의 심부름을 핑계로 타라 근처에 갈 수 있을 것 같거든.

건강 조심해, 그리고 항상 말하지만 나도 우리가족을 사랑해.(용돈 때문에 쓰는게 아니라 정말로!)


알반 에일레르, 31일.






















아직 한방곰 타이틀이 없는 D오빠에게


잘 지내? 나는 좀 심난해.

어제 탈틴 남쪽 경작지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내려갔다가 길잃은 검붉은 곰을 만났어.

그동안 연습한 보람이 있는지 나도 모르게 방호벽을 깔고 곰을 상대 했는데 정말 깜짝놀랐지 뭐야.

나는 곰이 그렇게 날쌔고 유연한지 몰랐어

V자로 엇갈려 세운 방호벽 틈 사이로 몸을 비틀어 한참 뒤에 서 있는 나에게 까지 앞발을 뻗는데 나도 모르게 자리에 주저 앉을뻔 했어.

사실, 워터캐논의 반동에 떠밀려 거의 주저앉다시피 했지만 말이야.


걱정할까봐 따로 강조하자면 나는 안 다쳤어.

곰이 있는 힘껏 달려든 덕분에 방호벽 전면에 날카롭게 세워둔 목책이 제 역할을 해내며 곰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저지해줬거든.

정면에서 풀차지 워터캐논을 맞은 곰이 멀쩡히 살아있을리가 없지.

응 맞아. 딱 한 방이었어.


예전에 대단한 모험가의 재목들은 10살부터 곰을 잡는다고 해서 코웃음쳤는데 고작 13살에 불과한 내가 한방에 곰을 잡았다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운이 좋게 크리티컬이 터져서 잡은거라지만 솔직히 마냥 기뻐할 수가 없어.


오빠, 내가 워터캐논을 처음 배웠을 때 보낸 편지 기억해?

연금술에 대해서 공부할 수록 나는 자꾸만 의문이 생겨.

이 시대의 우리는 정말 이 기술을 다룰만한 준비가 되어있는걸까?


벨테인 13일.






















벌써부터 설교에 재능을 보이는 D오빠에게


우선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라는 일장연설의 편지 고마워.

나도 꾸준히 라이미라크 성당에 나가고 있지만 역시 현직 견습사제의 말빨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

그런데 라이미라크 교단의 가르침이라고 보기엔 조금 낯선 가르침이 섞여있는데 이건 내 기분탓이겠지?


나는 괜찮지만 밖에 나갈 때는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아.

오빠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오빠가 쓰는 단어 몇몇가지는 고대 파르홀론 시대의 종교서적에 적혀있는 구절에서나 볼 수 있는 표현들이거든.


오빠가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티르코네일에는 많은 역사적 자료들이 남아있어.

탈틴에 알음알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타라의 땅꾼들이 요즘 두갈드 아일로 자리를 옮겨갔다는데 야영할 때 주의하는게 좋을 것 같아.

뭐, 던컨 할아버지가 그리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을테지만 말이야.


추신 : 던컨 할아버지 젊었을 때 초상화 본적 있어? 진짜 엄청, 어어엄청 잘생겼어.




벨테인 20일.
















양심없는 D오빠에게.


안녕. 오빠. 요즘 편지 소식이 뜸하다고 들었어.


나한테 보내는 편지가 드문거야 어쩔 수 없지만 부모님께는 성실하게 보내는게 좋다고 생각해.


콜헨 사제님은 이따금씩 그런 임무가 필요한 사제들도 있다고 하시지만 아무리 특수한 임무라 하더라도 반년넘게 편지한장 못보내게 막는건 이상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내 말은,

세간의 시선을 조금은 신경 좀 쓰란 말이야.

혹시나 어디 수원지골짜기 버려진 고성같은 곳에 감금당한거라면 다음 편지에 당근을 그려줘. 


내가 에일리흐 왕실에 평생종신계약으로 인생을 저당잡히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집 당근이를 구하러 갈게.


알반 엘베드 1일.















나를 심각한 멍청이로 만든  D새끼에게


이리아에 갔으면 진작 그렇다고 말을 해야할거아니야!

이제 너한테 편지 안해!!


알반 엘베드 7일.















(내용 없는 빈페이지 다수)

(중간에 17살 생일 축하해, 18살 생일 축하해 라는 편지가 끼워져 있다.)















아직 전부 용서한 것은 아닌 D놈팽이에게


나도 편지하기 싫었는데 아빠가 좋은 소식은 나눠야 기쁨이 느는것이라고 해서 일단 오빠에게도 편지를 보내기로 했어.


별 일은 아니고(두 줄로 취소선이 그어져 있다.)


이건 좀 특별한 일인데.

나 곧있으면 정식 연금술사로 승급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리아를 오고가는 정기 교역선이 생기면서 이리아의 특수한 쟤료를 사용한 연성 연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거든.

원래는 나같은 견습들에게는 머나먼 이야기겠지만 스톤헨지 쪽에 뭔가 일이 생겼는지 왕정 연금술사 여럿이 긴급히 투입되는 바람에 빈 자리가 생긴 모양이야.

아주 운이 좋았지.


덕분에 나에게 까지 기회가 돌아와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메모리얼 타워 조각을 기반으로 새로운 연금술 결정을 만드는게 우리의 목표야.

우리는 그 결정을 기억의 연금술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약간의 문제 때문에 일에 차질이 생겨서 아직 본격적인 실험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말이야.


이 약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오빠도 들어봤을거라고 생각해.

루나사의 달 내내 이리아를 뜨겁게 달구던 알렉시나 박사와 고대의 서에 관한 이야기거든.

아마도, 오빠가 루나사 때까지 이리아에 있었다면 말이야.



원래 우리가 구하기로 약속받은 메모리얼 타워의 조각은 

알렉시나 박사가 어떤 고대 유물을 번역해주고 받기로 한 엘프들의 고대 유물들중 하나였는데

이 번역의뢰가 사실은 필리아의 촌장과 사전협의가 되어있지 않은 일이었나봐.


그래서 필리아에서 엘프들끼리 ‘약간의’ 문제가 조율하는 동안

알렉시나 박사의 고대의 서 번역을 돕던 모험가가 필리아의 지하감옥에 투옥되었다고 하더라구.


결론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곘지만 일단 우리쪽 이야기만 콕찝어서 이야기하자면

그 사건에 대해 알렉시나 박사도 ‘약간의’ 양보를 해야했고, 그 결과 ‘약간의’ 대가를 제외하는 과정에서 우리 프로젝트의 주요 쟤료가 멀리멀리 날아갔다는 말씀.


아는 선배 연금술사의 말에 따르면

알렉시나 박사도 메모리얼 타워와 엘프들의 기억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메모리얼 타워의 조각만큼은 어떻게든 빼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대신 우리는 메모리얼 타워의 연금술적 분석 자료를 넘겨주기로 했다고 해)


한껏 경계심이 오른 필리아의 촌장이 엘프들의 안보와 관련된 메모리얼 타워의 조각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을 거부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젝트를 폐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지금은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보고 있어.

다른 엘프의 유물을 검토해본다던가, 아니면 아예 다른 지역의 유물을 찾아본다던가 하는 그런 거말이야.


일단 에르그적으로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판타이 늪지대 남쪽에서 나오는 세 종류의 석판이 있는데 이쪽은 석판에 깃든 에르그를 활성화 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라 큰일이야.


우리 프로젝트의 자문을 맡은 고고학 교수님은 엘프와 친분이 있으면서 온전한 크기의 메모리얼 타워의 조각을 구할 수 있을만한 노련한 모험가를 구하는게 어떻냐고 하는데.. 글쎄, 그런 사람이 있을까?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혹시 추천할 만한 사람있어?

별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오빠가 이리아에 갔다 왔다니까 일단 물어만 보는거야.


알반 에일레르 21일.















멀리 있는 D오빠에게


안녕, 오빠. 

요즘 편지가 좀 뜸했지?

어쩔 수 없었어. 난 지금 이리아에 있어든.

프로젝트에서 제외된 건 아니고 그냥 조금 별개의 건을 조사하는 중이야.


사실 저번에 말한 대로 엘프와 친분이 있는 모험가를 통해 메모리얼 타워의 조각을 구하긴 했는데 연성시도에 연달아 실패하는 바람에 쟤료가 모자라게 되었지 뭐야.

이제 잘 해봐야 딱 한 개의 결정 정도 만들어질 분량이라..팀장님도 이래저래 난감한 것 같아.


마음같아선 한번 더 메모리얼타워의 조각을 의뢰하고 싶지만 왕실과 필리아의 분위기가 영 아니거든.

하겔씨가 노력해주고 있다지만 필리아의 촌장이 아직도 유물 연구 교류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라 설득이 쉽지 않은 것 같아. 


우리가 뭔가 특별한 성과를 내었다면 그걸 토대로 설득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우리가 지금까지 메모리얼 타워 조각을 사용한 연성에서 만들어낸 것은 

흙피리와 아무것도 안 쓰여진 석판 하나가 전부야.


그나마 흙피리는 엘프들의 론가유적에서 발굴되는 것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메모리얼 타워에 깃든 기억을 연금술을 통해 물질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내긴 했는데 아쉽게도 구성하는 성분은 그냥 흙의 결정이었어.


게다가 (저번에 설명했다시피) 우리의 목적은 

메모리얼타워의 능력을 연금술 결정으로 재현하는거라 

실패작으로 분류할 수 밖에 없었거든.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석판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고민하던 끝에 다시한번 대체제를 연구해보기로 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이 저번에 후보로 조사했었던 판타이 늪지대의 석판이였고

그 때 그 돌조각들의 에르그 패턴의 분석 담당이 나였고..

(이 단락의 글자는 어딘지 어수선해보인다.)


음...


아무튼 그래서 난 아마 임볼릭이 되어서야 돌아갈 것 같으니까

이번 알반 아르후안에는 빼지말고 꼭 하루 묵었다가 가.

저번처럼 저녁만 먹고 쏙 빠져나가면 정말 재미없을 줄 알아.


루나사 17일















레이지 임펙트 3랭커같은 D에게


진정해.

내가 미리 말하고 떠나지 않았다는 건 인정하는데 그건 너도 마찬가지거든.

적어도 난 너보다 1살은 많은 17살에 나간거야. 어린애 취급하지마.


그리고 내가 언제 쿠르클레에 갔다고 했어?

내가 이리아에 온 이유는 메모리얼 타워 조각과 비슷한 에르그 패턴을 가진 유물을 찾기 위해서란말이야.


그러면 내가 이리아에서 할 수 있는건 두가지야.

유물을 직접 수집하기 위한 노련한 모험가를 고용하던가

유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일손을 도우며 유물을 열람하던가.


그런데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해서 발언력이 부족한 우리 프로젝트에서

노련한 모험가를 장기고용할 여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해?


내가 꼭 내 손으로 평민출신에 나이가 어리단 이유로 가장 궂은 일을 떠맡은거라고 써야지만 내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니?


그래서, 지금은 속이 시원해?


루나사 20일















잔소리쟁이 D에게


안녕 오빠. 오늘 라노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평소에도 켈라 베이스 캠프에 갇혀다시피(이렇게 개방감 넘치는 갑갑함은 처음이야)

살고 있는데 비가 오면 한층 더 우울해.


유일한 기분전환요소였던 산책이 끔찍하게 변해버리거든

짐승 노린내를 풀풀 풍기는 몽구스들이 진흙 가득한 발을 휘저으며 달려드는데

이리아에 와서 얻은 건 물 연금술 마스터리와 워터캐논 수련치와 연금술 결정을 빠르게 차징하는 기술뿐이야.

이러다가 진짜로 전투 연금술사로 전직하게 생겼다니까.


반대로 못하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나는 ‘탐험’에 정말 끔찍할 정도로 재능이 없나봐

한번은 에트나씨가 이리아에 왔으니 탐험가 기분이라도 내보라면서 마법으로 숨겨진 새 석상이 있는 ‘위치’까지 나를 데려가줬는데 아무리 L로드를 사용해봐도 못발견하겠는거 있지?


분명 L로드에는 삑삑삑삑 네번의 소리가 들리는데 나오라는 유물은 안나오고 멀미만 심해져서 중간에 그냥 돌아와 버렸어.

그 빛과 소리와 L로드 액션 특유의 에르그 메아리가 나랑은 잘 안맞는 것 같아.

아니면 유물을 숨기는 왜곡된 에르그의 파장이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일 수도 있지.


거대 문양이 몇몇 야생동물들에게 특수한 영향을 끼치는 것 처럼 말이야.


아무튼 이런 체질, 혹은 이런 재능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으니

시간이 된다면 비가오면 빛을 내는 특수한 석상을 조사하러 가겠다는 내 소박한 꿈은 완전히 접기로 했어.

그런 특수한 유적들은 거의 대부분 마법으로 숨겨져 있을게 뻔하잖아.


대신에 니커씨에게 몇가지 설명을 들었는데

보통 특수한 조건 하에서 빛을 내는 유적들은 비와 바람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

이것도 이리니드의 레인메이커 신화와 연관이 있는 걸까?


루나사 28일.















어쩌라고 싶은 D에게


켈라 베이스 캠프에서 별다른 수확이 없어서 쿠르클레에 가게 되었어.


이번에는 미리 말하고 가는거니까 너무 뭐라고 하지마.

어차피 이미 가기로 결정된 일이라서 네가 뭐라한들 나는 가야하지만

그래도 네가 이 편지를 받고 조금이라도 덜 속상해 했으면 좋겠어.


혹시 원망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왕립 고고학회와 코르 마을의 유물복원가를 추천할게.


내가 쿠르클레까지 가야하는 이유는 

고고학회에 코르마을의 유물 복원가가 쿠르클레의 유물중 일부를 복원하는척 하며 빼돌리고 있다는 

익명의 제보가 도착했기 때문이거든.


그리고.. 이런 이야기 어디가서 말하기 좀 그렇지만 오빠니까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원래 귀족들이 그런 일에 꼭 대책없이 불타오르잖아.

아마 그들은 누군가 지켜보는 눈이 있으면 그런 삿된짓을 함부로 저지르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는데

알렉시나 대장님도 이걸 대책이랍시고 가지고 왔냐며 이마를 짚으시더라.


아무튼 여기도 분위기가 싱숭생숭해서 좀 복잡해.


대신 우리 프로젝트 팀장님이 말하는데 

내가 조사한 보낸 라노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의 에르그 패턴 분석자료가 아주 큰 도움이 되었데.

그 자료를 토대로 이번에는 보다 확실하게 메모리얼 타워의 조각을 분석해서 결정의 형태로 재 구축할거라고 하는데.


응 오빠가 느끼는 그거 맞아.

척 봐도 개소리지?

내 생각에는 그냥 내가 헛고생한 것처럼 느끼게 하지 않으려고 애써 포장해주시는 것 같아.


며칠 전에 메모리얼 타워조각 하나가 베이스 캠프에 들어왔거든.

다른데서 요청한 물건이 아니라면 우리 프로젝트 연구실로 들어갔겠지.


화물을 보낸 다음 도착한 보금품과 함께 팀장님의 편지가 도착했으니 아마 확실할거야.

(이 부분은 작은 종이조각이 덧붙여 있다.)하지만 만약 내가 돌아가기 전에 결정이 완성된다면 프로젝트에서 내 이름이 (이 부분은 박박 지워져 있다.)



난 괜찮아. 

쿠르클레로 이동하는 데에 사용하는 경비만큼 예산이 줄어들어서 이리아에 체류하는 시간이 줄어들 예정이거든.


어쩌면 알반 아르후안 이전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엄마가 만든 민스파이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래.


알반 엘베드 29일.















D에게


어제 이상한 일을 겪었어.


혹시 내가 빛나는 유적을 보고 싶어 했다는 말 기억해?

나는 그런 유적들은 모두 마법으로 숨겨져 있고 굳은 날씨를 조건으로만 빛나는줄 알았는데 

딱 하나 예외인 유적이 있었더라.

바로 무유사막에 있는 벽에 갇힌 새 유적이었어.


내가 그 유적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된건 운이 좋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어.

생각해봐. 

메이즈 평원조차 벗어난 적이 없는 내가 어떻게 무유사막에 있는 유적의 존재를 알 수 있었겠어.


그런데 어젯밤은 정말 특별한 일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었어.


우선 카이피 협곡에 사막드래곤이 나타났고 그 용을 잡기 위해 엄청난 숫자의 밀레시안들이 몰려왔지.

심지어 밀레시안들은 그 사막 드래곤을 몰아내는 것에 성공했는데(음악이 삑사리나서 잡지는 못했다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말인지 모르겠어)

밀레시안들도 자기들 끼리 이렇게 많이 모인건 오래간만이라며 갑자기 기념으로 캠프파이어를 하겠다고 하더라고.


마침 켈라 베이스 캠프에서는 나를 비롯하여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의 몇몇 고고학자들을 위해 쫑파티를 준비하고 있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두 기념회를 합치기로 합의했어.


뭐.. 거의 우리가 밀레시안들의 연회에 숟가락을 얻는 꼴이었지.

우리는 정말 소소하게 검은 땅돼지 통구이와 감자 샐러드만 준비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밀레시안들은 이 통구이를 신기하게 여기더라고,

우리가 보기엔 밀레시안들이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요리가 더 신기했는데 말이야.)


뭐.. 서로 준비해온 요리가 어찌되었건 밀레시안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우리를 반겨주었고 우리도 그들과 친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


그런데 그 사람들 눈에는 견습 연금술사의 정장을 입은 내가 신기했나봐.

밀레시안들은 유독 내게 자주 말을 걸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한번도 메이즈 평원을 벗어나지 않았고 그나마도 꽃문양을 밟아본게 전부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 했어.


그리고 친절하게도 내게 보고싶은 유적은 없냐고 물어보았지.

자기 친구중 하나가 발견한 유적을 스케치하는게 취미인데(밀레시안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스케치를 하지 않는데.) 원하는 유적이 있다면 그림으로나마 보여주겠다고 말이야.


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친구에게 불려온 스케치가 취미인 모험가에게 내가 평소에 보고싶은 유적에 대해서 설명했어.

그리고 그 사람이 내민 여러가지 스케치를 살펴 볼 수 있었어.

비오는 날의 태양이 그려진 비석이나, 쌍검 전사의 석상, 그리고 벽에 갇힌 새의 그림을 말이야.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신기하게 여긴건 벽에 갇힌 새 라는 유적이었어.

밤동안 파란 문양을 빛내는거대 새 전설의 유적이 있다는 이야기는 나도 들었지만

그 전설을 채록한 작자도 모호하고 출저도 불분명한 터라 나는 그 책의 진위를 믿지 않는 쪽이었거든.


그런데 그 유적이 실제로 있고, 날씨에 상관없이 밤이면 무조건 빛난다고 하니 당연히 궁금해지지 않겠어?


게다가 마침 밤이었고, 다들 얼큰하게 취해있던 터라 유적을 보러가는 파티가 꾸려지는건 순식간에 일이었어.

사실 지금 생각해봐도 누가 가장 먼저 제안했는지 잘 모르겠어.

밀레시안들은 유적 보러 갈 사람 소리 질러~ 라고 하며 ‘밥차’라고 부르는 커다란 포장마차에 올라탔고 나를 가장 앞자리에 태워주었거든.

그리고 정말 동화속에 나오는 마법의 한 장면처럼 일제히 날아올랐지.

안장을 채운 작은 드래곤과 독수리, 융단들과 함께 말이야.


나를 태운 포장마차는 정말 순식간에 카이피 협곡을 건너 무유사막의 반대편에 도달했고

어느 사구 위에 내려앉은뒤 장난스럽게 내 눈을 가리고 나를 어디론가로 안내했어.

왁자지껄한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사막의 보드라운 모래 위를 걸어 한 장소에 도착했지.


그런데 있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눈가리개를 풀기 전에 한 밀레시안이 나에게 마음의 준비가 되었냐고 물었을 때

갑자기 오빠가 생각났어.

그것도 이멘마하에 살던 시절에 유독 의기소침해 보였던 오빠가 말이야.


어쩌면 그냥 평범하게 오빠가 전에 보냈던 경고의 편지를 떠올렸지만 그걸 외면하고자 어린 시절의 오빠를 대신 떠올렸던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지금도 그 밤을 후회하지는 않을거야.

내가 눈가리개를 풀었을때 두 눈 가득 비치던 그 황홀하고 아름다운 푸른 빛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같거든.


나는 처음으로 보는 신비한 푸른 빛 문양을 눈에 담았고 그 열기없는 빛덩어리를 손으로 움켜쥐어봤어.

그러다 문득 깨달았지.

내 주변에서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며 흥에 겨워 춤을 추던 밀레시안들이 사라졌다는 걸.


내 주변에는 적막만이 가득했고 내 앞에는 파란 빛을 내는 벽에 갇힌 새가 전부였어.

그리고 그 벽 너머에는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모를 쿠르클레의 샤먼이 하나 서 있었지.


그리고 그가 내게 말했어.


“둥글면서 세모난 것.”


“네 점을 이었으면서도 각이 없는 것.”


“대지의 둑에서 뽑아낸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할 때 검은 흙이 새어나온다.”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었고 켈라 베이스 캠프에서 깨어났지.

내 주변에는 밀레시안들이 머물다 간 흔적이 선명했어.


하지만 그들이 모두 떠났기 때문에 나는 어제의 일이 어디까지가 꿈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어.

밀레시안들과 유적을 만나러 갔던게 꿈일까, 아니면 그들이 나에게 과하게 친절을 베풀며 유적에 대해 설명해주던 부분부터가 꿈일까?

다만 확실한 것은 사막에 나타난 샤먼만큼은 확실히 꿈이었다는 거야.

왜냐하면 그 샤먼의 발치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았거든.


미안해 오빠.

이제 곧 해가 뜰거고 마나터널이 열릴거야.

그리고 나는 쿠르클레로 가야하겠지.


그리고 케안항구쪽에서 여명이 터오르는걸 보며 느끼는건데,

우리는 늦었어. 이미 너무 많이 늦어버렸어.

하지만 지금이라도 조금 더 서두른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난 그가 남겨준 말부터 시작할 생각이야.

그 샤먼이 ‘나’의 앞에 나타난 그 이유부터 말이야.



우선 이건 다듬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추측인데


둥글면서 세모난 것과 네 점을 이었으면서도 각이 없는 것은 특정한 요소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해석자를 위한 길잡이 키워드인 것같아.


내 입장에서는 연금술 결정과 네가지 원소의 관계성이 되겠지.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쿠르클레로 가게 될테니

대지의 둑에서 뽑아낸 심장과 검은 흙이라는 단어들은 이곳과 연관을 가지고 있을거야.

각각의 요소들이 무슨 관계성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는  이제부터 차차 생각해 봐야겠지.


하지만 이건 내 해석이고 오빠는 오빠에게 관련된 또다른 방향의 해석을 만들어야해.


오빠 주변에서 둥그스름한데 뾰족한거나 네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원을 그리는 것을 찾아봐.


예를 들자면 오빠는 '임무'라는걸 자주 나가잖아?

그리고 그건 가끔씩 근접전투나 기밀을 요하는 일이야 그렇지?


그렇다면 오빠가 사용하는 장비나 악세사리 같은건 어떨까? 카이트 실드나 사제의 메달같은거, 아니면

오빠가 소속된 비밀단체의 엠블럼 같은 상징성의 물건에서도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겠지.


막막하겠지만 오빠라면 그 답을 알아낼 수 있을거야.

부모님께 안부전해줘.


삼하인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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