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5개최신순1화부터#05순백깃 | 충격이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자신의 반쪽, 아니, 나 자신이 기억을 하나도 못 하다니. 본래 칠흑깃과는 한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생(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건지 사실 모르지만 그냥 그러기로 했다.) 둘은 하나였다. 둘이 하나였을 때의 모습이나 정체 등에 대해서는 본인조차 기억이 희미하고,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아니, 사실 본인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기억나는 건 없다. 본래 자신들이 '크루하'라는 한 남자였다YOUSSO3년 전5300#04.칠흑깃 | 통합던전 안은 정말 많이 붐볐다. 처음 와본지라 정신도 없었지만, 많은 강호가 인스턴트 던전을 공략할 파티원을 구하느라 장터 바닥이 따로 없었다. 남들보다 작은 린족의 몸으로, 이 시끄럽고 복잡한 인파를 헤치며 나아가기는 쉽지 않았다. 드디어 저 멀리 웅장하게 솓은 석상들과 부유석으로 된 시공이 보이자, 왠지 모를 벅차오름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디부터 가볼까? 망고야." "글쎄, 네가 끌리는 곳으로 가면 되잖냐묘." YOUSSO3년 전2600#03.순백깃 | 녹명촌의 호수가 내리쬐는 햇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호수 근처 풀숲 위로 튀어나온 하얗고 큰 린족의 귀가 연신 팔락이고 있다. "이게 그 약초가 맞나?" 기공 무기를 찬 채로 쪼그리고 앉은 흰 린족은 열심히 작은 손을 움직이며 풀들 사이를 헤치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한 곳을 바라보고 활짝 웃으며 서둘러 파헤친다. 검은 피부, 눈처럼 새하얀 귀와 꼬리와 머리, 칠흑같이 검은 공막 가운데 박힌 빛나는 은백색의 눈동자를 한 똘망한 눈은, 마치 밤하늘YOUSSO3년 전1800#02.칠흑깃 | 눈부신 아침 햇살. 녹명촌 작은 연못의 청량한 물소리와 사이좋게 지저귀는 새소리, 그리고 주변 소리와는 어우러지지 않지만 규칙적인 리듬으로 울리는 골골거림. 커다란 단풍나무 가지 사이, 한 검은 린족이 가지 위에 누워있다. "일어나라묘~, 밥 먹으러 가자묘~, 그르릉 그르릉..." 그 린족의 가는 상체 위에 올라탄 삼색 털의 소환수가, 목 울리는 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그를 흔들며 보채고 있었다. YOUSSO3년 전1500#01.프롤로그 | ── 어비스. 수많은 별이 아무렇게나 박혀 있는 끝이 보이질 않는 무한한 공간. 그저 들리는 건 푸드덕거리는 날개 소리 뿐인 그곳에, 천족 하나가 정처없이 떠다니고 있었다. ──── 난 여기서 뭘 하는 거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그저 몸은 당연한듯 한 방향 만을 향해 날고 있다. 그러다 점차 눈앞에 용암과 이글거리는 바위로만 이루어진 한 행성이 나타났고, 불타는 행성의 표면을 가로질러 가니, 행성 중간에 커다란YOUSSO3년 전4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