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의도가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너무나도 충동적인 선택이었고, 리리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움켜 잡았을 뿐이었다. 때는 이주일 하고도 사흘 전. 퇴근하고 돌아온 이비는 어두운 집 안에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리리스를 보고 기겁했다.


"깜짝이야! 불이라도 켜고 있던가!"

"어머, 나가라는 말은 안 하는구나? 상냥해라~"


리리스는 이비가 반박할 말을 기대하면서 약올렸다. 하지만 예상외로 이비는 발끈하지 않고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어라. 이건 예상 못 한 건데. 리리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한동안 리리스를 빤히 쳐다보던 이비는 한숨을 쉬면서 거실의 불을 켰다. 그리고는 터덜터덜 식탁에 다가가 의자에 앉았다. 식탁에 두 팔꿈치를 올리고 두 손으로 턱을 괸 이비는 걱정스럽게 질문했다. 그래. 걱정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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