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성희 01
눈이 내렸다. 그녀는 밤 새도록 눈 오는 소리를 들었다. "답답증이 이는구나. 창을 열거라." 손을 모으고 공손히 기다리던 궁인宮人이 작은 창을 열었다. 밤 새도록 내린 눈 위에 아침 첫 햇살이 하얗게 부서졌다. 홍휘는 유난히 겨울이 빨리 왔고, 그녀는 홍휘의 겨울을 사랑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남쪽의 후덥지근한 여름이었다. 강에서 밀려 올라온 습기. 숨 쉴 때 마다 가슴 속에 진득하게 눌러붙는 듯한 공기. 뜨거운 햇빛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