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포토

최근 영화를 보면서 재밌다고 느낀 적이 몇 번 없었다. 대부분 그냥, 뭐, 음~ 이런 지점은 흥미롭네... 이 정도. 그런데 이번에 본 영화 <컨택트, 2016>는 보는 내내 우와, ㅈㄴ 재밌다-를 연발했다. 사전에 아무런 정보를 찾아보지 않은 채로 영화소모임 리스트에 있어서 후딱 본 건데 이렇게 재밌을 수가. 기존에 생각했던 SF물과는 다른 예상 밖의 내용 때문에 깜짝 놀랐다.

영화 시작부터 잔잔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데, 평소 같으면 30분 보고 꺼버릴 나지만, 이 영화는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에서 자연스레 형성되는 긴장감이라고 느껴져서 무척 재밌었다. 주인공이 외계생물과 접촉할 때마다 그 장면과 전개가 매우 흥미로웠다. 외계생물을 공격하는 게 아닌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판단력과 행동력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주인공이 그들과 소통을 거듭할수록 이 외계생명의 정체와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가 빨리 밝혀지길 바라서 빨리 다음 내용으로 전개되길 기다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제에서 큰 자극과 영감을 받았다. 난 어떤 방식으로든 언어를 다루는 일을 희망한다. 언젠가 언어 공부를 해봐야지, 은연 중에 생각하고 있었지만 진지한 상태는 아니었는데 영화를 보고 뽕에 조금 찬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그토록 골몰하던 언어를 통한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던 영화였다. 

또 자극받았던 점이 있다. 시간에 대한 것인데...(스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말 못하겠지만)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도와주는 설정이 굉장히 재밌었다. 나도 영화를 보고 미래를 다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이미 알고 있는 미래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나는 삶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아플까봐 항상 도망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실패할 걸 알면서도 사랑을 시작하는 주인공을 보며 시간을 대하는 관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암튼... 오랜만에 테드창 소설이나 읽어야겠다.

곰과 감의 교환일기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