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But Psycho 결혼이 무슨 게임 같은 건 아니라지만. 식 올릴 땐 안일하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제 이민호의 친한 형들 때문에 전전긍긍하던 생활에서 해방이라고. 결혼 그리고 동거. 사람 가지고 내 거 네 거 따지는 게 유치하다는 걸 알면서도 같은 공간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끝을 맺을 때마다 이민호가 꼭 제 것처럼 느껴졌다. 다만 세상만사 순리 중 유일하게 김승민 생각대로 굴러가지 않는 게 이민호였다. 따지고 보면 공부는 앉은

Sweet But Psycho ~크리스마스의 스키장 편~ 크리스마스에? 김승민이 스키장 가재. 한손으론 전화하랴 다른 손으론 캐리어에 짐 넣으랴 바쁜 와중에 민호가 투덜거렸다. 승민은 민호가 마구잡이로 캐리어에 던지는 옷들을 차곡차곡 개서 정리하는 담당이었다. 늘 그래왔듯 푸념을 들어주던 현진이 별안간 정곡을 찔렀다. “근데 싫은 거 맞아? 목소리가 묘하게 들떴는데?” “…….” 승민의 눈치를 보던 민호가 잽싸게 볼륨키를 연타했다. 잘 통화하다

Sweet But Psycho 김승민과 또 싸웠다. 이젠 이쪽도 구구절절 내막을 말하기 힘에 부쳐 그럴 일이 있었다고 했더니 웬걸 현진은 더 캐묻지 않았다. 어딘가 냉랭한 민호와 중재하려 고군분투 중인 현진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용복이 핸드폰을 보곤 묘한 표정을 지었다. 찰나에 그 표정을 읽은 민호가 지적했다. “김승민이야?” 용복은 작정하고 마음 먹지 않은 이상 포커페이스에 약했다. 어색하게 웃음을 흘린 용복이 고개를 끄덕이자 민호가 단숨에

Sweet But Psycho (스핀오프/5살이 된 **) 전날 야근하느라 피곤했던 탓인지 정오에 가까운 시각에도 좀처럼 눈이 떠지지 않았다. 어차피 오늘은 주말이라 출근할 일도 없고, 민호는 연습하러 나간다고 했으니까. 늦잠 좀 자다가 민호 연습 끝나는 시각에 맞춰 나가선 저녁이나 같이 먹고 돌아와야지. 그런 달콤한 생각과 함께 승민이 가슴까지 내려간 이불을 끌어올렸을 때였다. 왠지 아주 작은 손이 제 볼을 꼬집는 게 느껴졌다. 침실에서 김승

Sweet But Psycho 사실 처음부터 이민호와 결혼하는 미래를 그렸던 건 아니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에 불과했달까. 마치 입버릇처럼 틈만 나면 결혼하자고 중얼거리는 주제에도 그랬다. 말이야 뱉으면 그만이라 쉽게 했다. 형은 나 좋아해. 그렇게 말하면 질린다는 듯 인상 찌푸리는 이민호의 반응을 지켜보는 게 즐거웠다. 하지만 말로 피워낸 억지를 곧이곧대로 믿을 만큼 김승민이 바보는 아니라서. 연애하는 내내 이 관계는 어딘가 일방통행

Sweet But Psycho (스핀오프/바디 체인지)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깬 민호가 평소처럼 핸드폰 알람을 끄곤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어둑한 새벽, 졸음을 떨쳐내고자 냉수부터 들이켠다. 푹 쉬어야 할 주말 아침부터 설치는 데는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오늘은 승민의 로펌 야유회 날이었는데 중간에 부부 장기자랑이 있다는 이유로 승민이 같이 나가자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보나 마나 남편이 댄서인데 어떻게 불참할 수

Sweet But Psycho 한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던 민호도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당분간 방송 출연이나 아이돌과의 콜라보보다는 원래 하던 크루 활동과 가정에 충실하고 싶다는 민호의 의사를 회사에서 적극 지지한 덕분이었다. 여유가 생기자 오랜만에 재판 방청부터 갔다. 승민의 출근을 배웅할 때까지만 해도 종일 집에서 쉴 것처럼 하고선 서프라이즈로 깜짝 방문한 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승민은 눈 마주친 순간 5초 정도 얼어서는 당황한

Sweet But Psycho 승민의 휴가 시기에 맞춰 여행을 떠나려던 일정이 민호의 인기가 나날이 치솟다 못해 무려 인기 아이돌 그룹 안무를 짜기로 하면서 무산됐다. 사실 민호는 여행 때문에 거절하겠다는 걸 오히려 승민 쪽이 좋은 기회 같으니 잡으라며 적극 푸쉬한 거였다. 그래 놓고 이제 와 말을 바꿀 수도 없고 선택 자체를 후회하는 건 아닌데…. 막상 적막만 감도는 거실 소파에 홀로 누워있자니 어딘가 못내 씁쓸해지는 건 별수 없다. 애써 이

Sweet But Psycho 연애 초기엔 시답잖은 일로 자주 다퉜다. 당시 승민은 민호 주변의 친한 형, 동생 모두에게 질투가 심했다. 백보 양보해 댄스팀 형들까진 어쩔 수 없다 쳐도 민호와 대화하다 보면 매번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그땐 마냥 어려서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속은 그렇지 않으니까 자주 갈등을 빚었던 것 같다. 지겨울 정도로 매번 똑같은 패턴이었다. 형한텐 나보다 그 사람들이 더 중요하지? 뭐래, 그럼 내가 너랑 왜 만나

Sweet But Psycho 승민이 속한 로펌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이혼 상담이 쏟아졌다. 가끔 이혼 전문 변호사인 선배들과 점심이라도 먹을 때면 별 희한한 사례를 다 들었다. 그냥 바람은 기본이고, 알고 보니 맞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든가. 불륜 현장을 목격해 따지려 들었더니 단순한 직장 동료라 발뺌한다든가. 아무리 간통죄가 폐지되었다고 한들 불륜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닌데 세상엔 뻔뻔할 정도로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물론 승민과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