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일단 다음 디페 전까진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는 게 목표인데, 과연…?




오래지 않아 돌아온 이타도리는 묻고 싶은 게 많은 표정이었다. 나라고 그 속을 모르겠냐마는, 문제는 내가 젠인 가와 혈연이라 한들 그 집안에 대해 정통한 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교류의 경험은커녕 아는 거라곤 츠미키가 내게 귀띔해준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아무리 보잘것없는 정보라도, 내가 알고 있는 거라면 이타도리도 아는 게 좋을 터였다.

얘기가 길어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자리에도 앉지 않았다. 내가 아는 것을 숨김없이 털어놓았으나 설명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일찌감치 찾아온 침묵에 이타도리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나 역시 이런 허술한 설명이 전부란 걸 알게 된다면 얼굴이 구겨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데 직후, 이타도리가 중얼거린 말은 내가 예상한 반응이 아니었다.

“……후시구로의 말을 들으니까 생각났어.”

“뭐가?”

“젠인이란 이름 말야. 오늘 처음 들어본 게 아냐. 분명 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거든.”

이타도리의 눈동자가 멍하니 허공을 향했다. 어렴풋한 기억을 되짚는 시선이 점점 더 먼 곳으로 흘러갔다. 하기사 젠인 가는 대대로 신사를 주관하는 명문가라고 했으니, 악명에 가깝긴 해도 역시나 이 근방에선 꽤나 이름이 알려진 이타도리 가와 접점이 있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침묵이 흐르는 동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이타도리가 또렷한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기억났어.”

“뭔가 얻어들은 거라도 있어? 할아버님한테라든가…….”

“아니…… 할아버지가 아냐. 내가 젠인이란 이름을 알게 된 건.”

이타도리가 일순 주저했다. 그 얼굴에 이걸 말해도 되나, 라는 듯한 복잡한 표정이 스치는 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타도리의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내 기억으론 분명, 스쿠나가 그 이름을 몇 번 얘기해서거든…….”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이타도리는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나는 그저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이런 몸짓이 이타도리에게 자연스럽게 비칠지, 내심 염려하면서.

당연하지만, 스쿠나가 젠인을 알고 있다는 건 나로선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사실이었다. 스쿠나와 처음 대면한 날 밤부터 그는 그것을 숨길 생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타도리는 그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갑작스레 밝혀진 나와 젠인 가 사이의 접점. 이타도리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안 그래도 스쿠나에게서 나를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버려도 좋다는 녀석인데, 스쿠나가 내게 흐르는 젠인의 피를 마음에 들어한다는 걸 알게 되기라도 한다면 대체 어떻게 반응할지…….

대화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예측할 수 없었으므로, 우선 나는 스쿠나와 나, 그리고 젠인 사이의 연결고리를 이제껏 조금도 몰랐던 것처럼 입을 다물기로 작정했다. 숨긴 게 들통나기라도 하면 당연히 곤란해질 테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자.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는 젠인 가의 사람을 언제까지고 내버려둘 수 있을 만큼 이야기할 시간이 넉넉한 것도 아니니.

그때 이타도리가 불쑥, 입을 열었다.

“……스쿠나는 그 젠인이라는 쪽과 별로 사이가 좋은 것 같지 않았어.”

“그래?”

나는 나도 모르게 움찔하며 대꾸했다. 그러자 눈에 띄게 어두워진 시선이 나를 향했다.

“스쿠나가…… 이걸 몰랐을까? 몰랐다고 하면 당연히 이걸 문제 삼을 거고, 설령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그럼 왜…….”

이타도리가 말끝을 흐렸다. 근심 걱정 없이 쾌활하게 빛나야 마땅할 눈동자가 복잡한 고뇌에 빠져드는 것을 나는 무거운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별일 없을 거라고 어설프게 위로하는 짓 따윈 물론 할 수 없었다. 사이에 가로누운 침묵의 무게가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육중하다. 나는 끝내 이타도리의 의문에 그 어떤 답도 하지 못한 채, 이제 그만 나가자고 소매만 잡아끌었다.

 

“근데, 저쪽에선 가능하면 너랑만 얘기하고 싶다고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너도 같이 가.”

독대를 바라는 속내를 짐작 못 하는 바는 아니었으나, 지금으로선 결코 응해 줄 생각이 없었다. 나를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이 녀석의 행보가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보다도 일단은 젠인에게 내가 이미 홀몸이 아니라는 걸 똑똑히 보여 줘야만 했다.

그러고 보면 새벽에 보인 스쿠나의 이상한 행동이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도 생각해 봐야 하는데. 다행히도 이타도리는 아직까지 손목에 남은 희한한 자국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또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니까 자국이 남은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조만간 스쿠나가 오늘 새벽 뭔가를 예감한 듯이 굴었다는 것은 얘기해 둬야겠다. 한편으로는 츠미키도 걱정이었다. 일하는 사람들의 입을 전부 단속할 수는 없으니까 츠미키도 얼마 안 가 젠인의 방문을 알게 될 텐데, 그럼 뭐라고 설명을 해야…….

“……후시구로?”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있었는지, 몇 발짝 앞에서 이타도리가 나를 불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온갖 궁리가 일시에 멈추었다.

“아…… 미안.”

이래서는 안 된다. 점점 뒤엉켜만 가는 머릿속을 쓸어내듯, 크게 심호흡을 했다. 이어 양손으로 두 뺨을 탁 소리 나게 쳤다 – 생각보다 큰 소리에 이타도리가 움찔 놀랐다 – . 그리고, 확실한 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그래,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모른다. 젠인의 의중이건, 스쿠나의 속내건. 당연한 얘기다. 아직 상대를 충분히 살피지 못했으니까. 수읽기도 우선은 상대의 속마음을 떠봐야 할 수 있는 법이었다. 저쪽이 하는 말을 한마디도 들어보지 않았는데 일찍이 복잡한 경우의 수부터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우선은, 나서 보자. 무슨 말을 하려고 온 건지 들어나 보자.

고양이가 갖고 논 실타래처럼 복잡하던 머릿속이 차츰 정리되어 갔다. 지금의 침착함을 가능한 오래 유지할 수만 있다면.

 

방으로 들어서자 정갈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정좌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이 마주친 순간, 남자는 이쪽을 향해 예를 차리며 허리를 숙였다. 깊숙이 내려간 머리가 잠시 바닥에 붙박일 듯 멈추어 있다가, 이쪽이 그만 불편해지려는 참에야 천천히 올라왔다. 이윽고 다시 마주한 남자의 시선은 명백히 한 사람만을 향해 있었다.

이 사람, 이타도리는 배제한 채 내 쪽만을 향해 인사한 것이다. 직감적으로 그것을 깨닫고 입아귀가 뒤틀리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교묘하게 이타도리를 무시하면서도, 내게만은 깍듯이 차리는 공손한 태도. 당연하지만 달가울 리 없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부터 이토록 노골적으로 군다면 나중엔 어떻게 나올지, 경계심만 한층 더 강해질 뿐.

“그럼, 앉으실까요.”

이쪽에서 했어야 할 말이 상대의 입에서 나왔다. 순간 아차 싶었지만,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어느 모로 보나 이쪽이 훨씬 나어린 입장인 것은 안다. 노인이 나선 자리도 아닌 이상 쉽게 얕보였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저쪽이 주도권을 가질 자리는 아니었다. 참지 못하고 미간을 구기며 입을 열려던 참이었다.

“그보다…….”

남자가 꼿꼿이 선 채 이타도리 쪽을 눈짓했다.

“가능하면 독대를 바란다고 말씀을 드렸을 터인데…….”

이타도리가 당황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순간, 저쪽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얕게, 그럼에도 분명하게 고개를 저었다. 순순히 상대의 뜻대로 움직여 줘선 안 된다.

“이 사람이 와 달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독대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아서요.”

아무리 졸부 취급을 받는 집안이라고는 해도 그런 무리한 부탁을 들어줄 만큼 격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얼굴에 드러내자, 남자는 대번에 실례를 저질렀다는 듯 살짝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쪽 역시 심산대로 되지 않는 게 못마땅한 듯, 입꼬리가 묘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거 섣부른 청으로 오해를 산 모양입니다. 음험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니니 너무 언짢게는 여기지 말아주십시오. 제가 안주인께 감히 독대를 청한 건 제 주제에 부군을 불편히 여겨서가 아닙니다. 그저 후시구로 메구미 님의 신변을 보호하고자 드린 말씀이지요. 그도 그럴 게…….”

부군께 함구하고 계셨던 일이 입에 오를 수도 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아랫것들에게 새어나가 봤자 좋을 게 없는 일 아닙니까. 누가 들을세라 두렵다는 듯 잔뜩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며, 남자가 문 쪽을 향해 슬쩍 턱짓을 했다.

그러니까 이자는, 내가 이타도리에게 내 사정을 숨겼으리라 생각하고 있단 말이지. 어조가 아무리 부드러울지언정, 그 말이 담고 있는 무례한 추측에 그만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이타도리가 여태까지 나와 젠인 가 사이의 내력을 모르고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건 내 아버지가 젠인 가를 나온 이래로 줄곧 젠인 가로부터 외면당했던 걸 부끄럽게 여겨서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그런 집안을 뛰쳐나온 것이건, 이제껏 우리가 그 집안의 핏줄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건 어느 쪽도 내게는 상관없는 일인데 무얼 수치스러워할까. 그런 걸 숨기고 싶어할 만큼 나는 그 집안을 알지도 못했다.

내가 이타도리에게 이 얘기를 하지 않은 까닭 역시도 같은 맥락이었다. 젠인은 내게 의미 있는 이름이 아니었으니까. 태어나 단 한 번도 연이 닿지 않은 가문 따위 딱히 입에 담을 가치도 없는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굳이 얘기하지도 않았다.

아까부터 넘칠 듯 말 듯 부글거리던 화가 기어이 흘러넘치려던 순간, 누군가 갑작스레 내 팔을 덥석 잡았다. 돌아보니 어느새 이타도리가 바로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 얼굴은 평소와 달리 딱딱하게 굳은 상태였다. 아무래도 방금 저자가 내뱉은 말이 이타도리의 심기까지 건드린 게 분명했다.

묘하게도, 이타도리 역시 화가 났다는 걸 느끼자마자 파도치던 감정이 일순 주춤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건, 녀석에게 일부러 내 사정을 숨긴 것과 결과적으로 같은 모양새가 된 건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실은 저까지 화를 낼 일이 아니다. 내가 사과를 하면 할 일이지. 그럼에도, 내 앞에선 결코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말없이 옆에 버티고 선 이타도리를 보고 있자니.

잔뜩 긴장되어 있던 어깨의 힘이, 조금 풀렸다.

여기서 얼굴을 붉히지는 말자. 지레 찔려서 화를 내는 걸로 보일지도 모르고,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싫다. 그러잖아도 이미 얕보일 대로 얕보이고 있을 테니 더는 틈을 내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치미는 것을 억누르고, 냉정해지자.

“어쨌든 이쪽에서 독대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걸로 끝난 문제지요.”

그 말만 내뱉고 먼저 마련된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남자는 일순 미간을 좁혔지만, 더는 토를 달지는 않았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그렇게 하시지요.”

꺾인 게 아니라 제 쪽에서 한 발 물러나 준다는 듯한 태도. 몹시 거슬리기는 하였으나, 필요 이상의 마찰은 그저 피로를 가중시킬 뿐이다. 모른 척하고 자리에 좌정하자, 젠인에서 온 남자도 마침내 맞은편으로 가 앉았다.

 

“본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타도리가 옆에 앉아 있는 이상 말을 에둘러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남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말문을 열었다.

“젠인 가의 당주께서 후시구로 메구미 님을 만나 뵙기를 청하십니다.”

“무슨 까닭으로?”

“그야 물론, 혈육을 찾은 기쁨이지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그 말을 직접 듣자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 짧은 대답 안에 납득이 가는 단어가 하나 없다. 혈육, 이란 말을 새삼 입속으로 중얼거려 보았다. 그 말의 울림이 몹시도 공허했다.

예나 지금이나 내 성은 후시구로였다. 아버지가 성을 바꾼 건 상당히 오래전의 일. 젠인이란 이름으로 나를 찾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면 이해하겠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후시구로로서 살아간 것도 모자라 이타도리 가로 입적한 뒤에야 나타났다. 같은 핏줄이기에 찾을 수 있었던 거라면, 어째서 이제야 나타났단 말인가.

할 말이야 많았다. 하려면 언제라도 쏟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입을 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진 않을 테니까. 그 모든 걸 보상받을 길은 없을 테니까.

기대 따윈, 이미 옛적에 시든 지 오래다.

“……유감스럽지만 거절하겠습니다.”

“어째서 말입니까?”

첫마디에 청을 일축했음에도 남자는 눈살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이 정도는 예상하고 왔다는 듯이. 연유를 묻는 얼굴에는 빙글거리는 미소마저 깃들어 있었다.

“이 사람은…… 젠인이 아니라 후시구로니까요.”

천천히 내뱉었다.

아버지의 본래 성이 무엇인지, 그 성을 쓰는 가문이 어떤 집안인지, 그런 건 이제 나와 관계없었다. 노골적인 선 긋기에 마침내 남자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그럼에도 입가의 미소는 무너뜨리지 않은 채, 남자가 말을 이었다.

“예, 아닌 게 아니라 아버님이 젠인에서 후시구로로 성을 바꾸었다는 것은 저도 들었습니다.”

“…….”

“그 때문에 저희도 이제껏 아버님의 행방을 모르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타도리 가문에 들어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메구미 님이나마 찾게 될 수 있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무슨 소리지, 그건. 말없이 이타도리와 시선을 교환했다. 중요한 부분을 대놓고 얼버무리는 상대가 수상했지만, 그렇기에 조금 더 떠볼 필요가 있었다.

“……아버지의 행방도 몰랐으면서, 후시구로의 성을 쓰고 있는 내가 젠인 가와 연관이 있다는 걸 알았다?”

“예, 그렇습니다.”

만면에 웃음을 띤 남자의 눈에, 일순간 번득이는 빛이 스쳐지나간 듯싶었다.

“메구미 님께서도 익히 아시는 바겠지만, 실은 큰일이 일어나면 종종 괴이한 것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퍼지곤 해서 말입니다.”

남자의 말에 이타도리의 몸이 드러나게 움찔했다. 나 역시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평범치 않은 단어에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하지만, ‘괴이한 것들’이라는 말이 불러일으킨 파문이 우리를 미처 흔들어 놓기도 전에.

“―우리 젠인 가문의 핏줄이 그 저주의 왕의 내자가 되었다는데, 어떻게 수소문하지 않고 배길 수가 있겠습니까?”

……아아.

공기가 단박에 서늘해졌다.

구태여 옆을 돌아보지 않아도, 이타도리 역시 심상치 않은 기색으로 남자를 노려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타도리는 스쿠나를 통해 젠인의 이름을 들어 보았다고 했다. 그들 사이에 연관이 있는 이상, 생각해 보면 그쪽 역시 이타도리 집안의 비밀을 알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허나 상황을 가능한 침착하게 받아들이고자 애를 씀에도 불구하고 등줄기가 차게 식었다. 이들은 대체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 건가. 정말로 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찾았다는 게 맞긴 한 건가. 아니,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해도. 이미 이타도리 집안의 일가붙이가 된 나에게 찾아왔다는 건.

……지금이라도 나를 스쿠나의 손에서 되찾겠다는 속셈인가?

“아버님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으시겠지요. 일련의 사정은 당주님께서 알고 계시니, 자세한 건 당주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남자는 유들유들하게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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