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꽤, 아주, 많이,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관계를 좋아합니다.

아마 이 포스타입에도 소꿉친구 글이 있고, 여기에 적지 않은 노트에도 제법 많은 수의 소꿉친구 글이 있고, 연재중인 글에도 소꿉친구가 있습니다.

왤까요? 소꿉친구는 왜 이렇게 제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일까요?

저말고도 소꿉친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흑화 남주의 소꿉친구로 빙의한다느니 어렸을 적 같이 놀던 그 아이가 커서 보니 황제? 이런 내용의 글이 많이 나오는 거겠지요. 그러니 일단 이곳에 제가 생각해본 소꿉친구를 좋아하는 이유를 적어놓으면, 누군가 또 와서 고견을 들려주지 않을까 하여, 함 적어봅니다.


소꿉친구가 좋은 이유 그 첫번째: 둘 사이에 쌓인 수많은 시간. 

시간! 일주일 만에 만난 사람하고는 절대 터놓을 수 없는 비밀도 이미 알고 있는 그 시간! 혹은 그 오랜 시간 동안에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비밀을 안고 있는 애절함! 남주들이 사랑만 하고나면 나를 알기 전의 모든 시간들이 질투난다는 바로 그 시간! 소꿉친구는 남주가 질투하는 그 과거에 함께 한다 이말입니다. 그렇다고 소꿉친구가 질투할 일이 없나?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미래에 대한 질투. 성장과 함께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멀어짐. 더 이상 서로만 만날 수 없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저 아이의 미래에 내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그 두려움! 두려움이 주는 깨달음! 생각만해도 벌써 너의 미래에도 계속 함께 하고 싶다고 고백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소꿉친구가 좋은 이유 그 두번째: 편안함, 익숙함.

혹자는 말합니다. 사랑은 불같다고. 하지만 꼭 눈만 마주쳐도 이글이글 타오르고 그 사람이 곁에 있으면 아무것도 못해야만 사랑일까요? 그 아이가 곁에 있음으로 느껴지는 안정감. 무엇을 하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편안함. 오로지 나를 아는 소꿉친구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내 모습. 꾸밀 필요 없는 자연스러움. 그리고 여기에 친구에서 연인으로 변하며 느끼는 어색함, 풋풋함을 추가해봅시다. 상상만 해도 귀여워서 입꼬리가 가만히 있지를 않게 됩니다.


소꿉친구가 좋은 이유 그 세번째: 반전

사실 반전은 꼭 소꿉친구가 아니어도 많이 쓰이는 장치입니다.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소문났던 괴물대공이 알고보니 새끼고양이가 얼어죽을까 품에 꼭 껴안고 오는 정 많은 인간이었다던가, 사람 좋게 웃는 신관이 밤만 되면 여기가 좋습니까? 음탕하기도 하군요! 하고 온갖 수치를 주는 돔이었다던가. 하지만, 막연히 아는 사람과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했던 사람의 다른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배신감은 차이가 크지요. 원망과 갈등, 그리고 극복. 둘이 얼마나 친했는지 알수록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장면을 보는 독자들의 카타르시스는 역시 클 수밖에 없습니다. 

 

소꿉친구를 좋아하는 이유... 분명 더 많은데 지금 새벽 세시 반이라 더 안떠오릅니다. 자야 할 시간입니다. 생각날 때마다 추가해보겠습니다. 아, 소꿉친구 나오는 글 보고 싶다. 더 많이 보고 싶다.

글쓰고 낙서하고...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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