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XX년 X월 XX일.




최근에 참 여러가지 일로 바빠서 일기를 쓰지 못하였다.


하지만 꽤 기쁜 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솔직히 내가 주최한 지난번의 회의에서 새로운 승부 방법에 관련된 내 계획을 들은 전목 단장님께서 꽤 심각한 표정을 짓고 계셨기에 역시 안 되는건가,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지금 이렇게 나를 지지해주시는 것이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다.



게다가 현재 의외의 인물 또한 나와 함께 하고 있는데...


이 일기장에 또 다시 소개하는 것도 참 새삼스럽지만...


나와 같은 천관산을 관리하며 동굴의 왕, 붐볼 님을 돌보시는 금강단의 캡틴, 동백 님.



얼마 전, 빛나 님과 함께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 승부를 치르고 빛나 님과 악수를 하던 도중이었다.


주변에서 우리 둘의 승부를 지켜보고 계시던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동백 님께서 우리를 향해 박수를 치며 다가오시기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으나, 곧 동백 님 뒤에 함께 오신 금강단의 두령이신 찬석 님과 다른 캡틴분들 역시 모두 오셔서 내가 생각한 승부법을 배워보시겠다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얼마나 놀라고 기뻤는지!


게다가 동백 님이 보여주신 포켓몬 승부에 대한 그 결의!


아직 조금 서투르지만 진심을 다해 하루하루 노력하고 계신것이 또렷이 보인다.


물론 함께 오신 금강단의 캡틴분들 모두가 그렇긴 하지만 그분들도 동백 님의 열의에 감탄을 하실 정도니...


언젠가 하루 일과를 끝내고 천관산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른 축복마을 미용실에서 성화 님께 들은 얘기에 따르면 동백 님께서 이렇게 한 가지 일에 집중을 해서 뭔가를 배우려 하는게 거의 처음이라고.



... 음 ...



그렇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알다시피 나와 동백 님과의 관계가 그리 썩... 유쾌한 사이는 아닌지라 내가 따로이 개인적으로 다가가 뭔가를 알려드리기가 참 곤란하다는 점이다.


그렇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러면 왠지 내가 돌보는 포푸니크에게 실례가 될 것만 같아서...



언젠가는 이 빙빙 꼬인 매듭을 풀고서 그분과 함께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나누게 될 날이 오기는 할까...?


한때... 아니... 한때가 아니지...


바로 최근까지도 일부러 동백 님의 존재를 무시하고 그를 없는 사람 취급해 온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하나...



... 친해지고 싶다, 동백 님과.



오늘은 다른 의미로 머릿속이 좀 복잡하다.


이만 정리하고 자야겠다.




... 그러고보니, 이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또 하나 최근 나의 일상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벌써 몇 달째,

그 하얀 옷의 사내에 대한 꿈을 전혀 꿀 수 없었다는 점.




애초에 꿈이라는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알지만...


왜일까...?


그렇게나 내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듯 잊을 만하면 꾸고, 또 꾸고 하던 그 꿈이,

어째서 갑자기 칼로 베어낸듯이 뚝 끊겨버린 것일까...?


과연 이것 역시, 뭔가의 의미가 담긴 것일까?


대체 어떠한 의미가...



... ... ...




이미 수를 세는 것조차 포기할 만큼 끊임없이 되풀이한 바로 그 의문.






그 사내는, 대체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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