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현성 열애설이 터진다면, 이러지 않을까 해서 쓴 짧은 썰입니다^^  

이거슨, 전혀 현실이 아님미다.




 

 기자가 물었다.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에 대해 멤버들은, 우린 그것에 대해 그 이상도, 그 이하의 반응도 하지 않았다고 대답을 했다. 물론 사실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분명 당황스러운 일이었지만 우리라도 감싸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활동은 잠시 중단되었다. 오래 쉴 건 아니었지만 멤버들 모두 휴식 기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었는지 수긍을 했다.


 명수는 드라마 현장에서조차 벌써 몇 번이고 물어오는 이 질문에 어색히 웃기만 했다. 이건 명수뿐 만이 아니라 다른 멤버들 모두 어딜 가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드라마 잘 찍고 있냐. 명수는 아까 전 왔었던 성열의 문자가, 지금 자신도 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만 같았다.  명수는 이러한 상황을 보며, 기사가 터지자마자 우리를 다 불러 모으더니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는 성규가 떠올랐다. 다른 멤버들은 봤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성규는 손을 떨고 있었다. 무서웠겠지.

 

 

“우현씨와 성규씨가 연애하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아, 물론 우리는 알고 있기는 했다.

 

 

 

리얼물 썰

 

 


 몇 달 전이었지.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 무슨 영상을 찍겠다고 오랜만에 두루두루 모인 멤버들은 서로의 근황을 묻고 있었다. 성종이가 작은 프로지만 MC 자리가 들어왔다며 이야기를 하고 다들 역시 성종이, MC 됐다고 우리랑 얘기도 안 하는 거 아니냐며 말을 했지만 결국 마무리는 잘 해봐라, 하며 응원을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울리는 성규의 벨소리가 그날따라 이상하게 잘 들렸다.

 

 

“……어어?”

 

 

그리고 뭔가 재밌는 걸 봤다는 듯 성규에게 기대고 있던 성열이 형 뭐야, 연애해? 하며 물었다. 벌써 몇 년찬데 연애라는 걸 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그동안 연애를 하면 귀띔을 해주는 게 암묵적으로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그동안 말 한마디 없던 성규가 연애를 한다는 거 같다는 말에 게임을 하던 명수도 성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

“아니, 성규 형. 그거 좋아해 맞지? 누구랑 연애해?”

 

 

좋아해 초성 떠있던데, 지읒, 이응, 히읗. 그리고 눈에 띄게 당황하는 성규에 다들 뭐냐며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 동우는 나이가 몇 살인데 다 연애도 하고 그르는거져~ 하며 그래서 누구냐고 물어왔다. 이상하게 성규가 누군지 대답을 안 해주고 그에 대체 왜 안 알려주는 거지, 하며 의문을 가지고 있을 때쯤, 다시 한 번 성규의 폰이 울렸다.

 

 

“야! 성열아! 잠깐만!”

 

 

성열이 이거 봐, 이거 좋아해 아니야? 형수님이 어떤 분이시려나아. 사실 성열은 성규를 많이 따르는데 연애하는 상대도 이야기 안 해주고 꽁꽁 숨겨왔다는 게 서운했다. 그래서 그런 마음 반, 장난 반으로 성규의 핸드폰을 살짝 뺏었는데 성규가 생각보다 너무 소리를 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정말 그 순간, 성열이 실수로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가 받아졌고 당황함 속에서 흐르는 그 적막 사이로, 핸드폰에서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성규 형?”

“………”

“형? 뭐야? 여보세요?”

 

 

우현이었다. 오늘 우현이 스케줄이 있어서 조금 있다 온다고 했는데 그 사이 성규에게 전화를 한 거였다. 성규는 속으로 정말 망했다, 어떡하지, 싶어 눈을 꽉 감아버렸다. 성규의 핸드폰을 들고 있던 성열이 아…. 하며 뒷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 사이 성규가 핸드폰을 가져오더니 꽤 떨리는 목소리로 우현아, 다시 전화할게. 하며 말을 하는데 성열은 진짜 크게 실수했다 싶은 마음과 함께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싶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

“……미안해.”

 

 

동생들이 겪은 배신감과 놀람이 얼마나 클지는 사실 성규는 짐작하지 못하겠지만, 아마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끝까지 숨기고 싶었는데, 진짜. 몇 년 동안 연애를 하며 우현에게 티를 내지 말자고 하루에 한 번 꼴로 당부하다시피 말을 했고 우현의 이름을 바꿔놓은 것도 공백기인 지금, 정말 딱 그저께 처음으로 이름을 바꾸고 오늘 오기 전에 다시 바꿔놔야지 했는데 까먹었던 것이었다.

 

 

“형, ……우현이랑 연애해?”

 

 

놀랐지, 나 사실 우현이랑 만난 지 조금 오래됐어. 너네한테 피해 안 가게 하려고 숨기고 숨겼는데…. 미안해. 성규는 차마 입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그 말을 어떻게든 꺼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터져 나오진 못했다. 입술을 꾹 다물고,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몇 번이고 연습했던 말을 머릿속에서 되뇌었지만 정말 쉽지가 않았다. 만약 들키는 날엔, 내가 리더고 형이니까 최대한 차분하게 말을 하고 상처 안 받겠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이렇게 닥치니까 아무것도 못하겠네. 정말 아무것도.

 

 

“우현이랑 만나?”

 

 

성종의 질문에 순간 무서워서, 왈칵 울음이 터져 나올 거 같았다. 그 언젠가, 우현이 들키는 날엔 같이 손잡고 이겨내자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정말 우현이 생각나고 또 생각이 났다. 멤버들이 등을 돌리면 어떡하지? 우현아, 내가 여기서 인정을 해버리는 게 맞는 걸까. 아니, 인정을 하는 거 말고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어.”

 

 

그리고 용기내서 꺼낸 말을 당장이라도 주워 담고 싶은 그 순간에.

 

 

 

“인연이라는 게 어디서 만나고 언제 시작되는 건 진 아무도 모르잖아요.”

“……… ”

“다들 어디선가 만나고 그게 또 어떻게 인연이 되고오- 으하핳”

 

 

동우의 그 말이 성규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명수도 가만히 있다가 일어서더니 그건 그래, 근데 편의점 새로운 떡볶이 나온 거 먹어봤어? 진짜 존맛인데. 갑자기 생각나네, 사가지고 올게요. 하며 지갑을 챙겨 나갔다. 성종은 그런 명수를 보며 인상을 살짝 구기다 다시 성규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우현이 형은 언제 오는 거야, 사람 이렇게 두고.”

 

 

그리고 투덜거리며, 나름대로의 위로를 했다. 마지막으로 성열이 으헝, 하며 갈라진 목으로 진짜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성규에게로 다가갔고 그런 아이들에 성규는 내내 참고 있던 눈물을 터뜨렸다.

 

 

“미안, 내가 미안해. 정말 미안. 미안해.”

 

 

사실 그저 연애를 하는 것뿐인데.

 

 

 

 스케줄을 마치고 뒤늦게 온 우현이 이상한 분위기에 성규에게로 슬쩍 다가갔다가 오자마자 쪼르르 가는 거 봐라, 강아지야? 하며 말을 하는 성열의 말에 뭐래, 하고 맞받아쳤다가 성규에게 머리를 한 대 꽁 맞았다. 뭐야, 형. 뭔데.

 

 

“그래도 조심 좀 해. 이름 그렇게 해놓은 거 다 네가 하자고 한 거지?”

“……아까부터 뭐라는 거야.”

“성규 형, 쟤 눈치 어디다 팔아먹었대요?”

 

 

눈치가 빠른 우현이었지만 설마 들켰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끝까지 조심을 하고 있다 성규가 다 안다고 말을 하자 우현이 얼굴을 찌푸리더니 멤버들을 슬쩍 둘러봤다. 애들이 다 안다는데, 왜 이렇게 평소와 다른 게 없는지.

 

 

“……아무렇지도 않아?”

“뭐가.”

“나랑 성규 형, …만난 다는데 왜 아무런 반응도 없냐고.”

“남- 원래 다 어디선가 만나고 저기선가 만나고 또 그렇게 만나다보면 사랑이 싹트고 나무가 되고 열매가 되는 거…….”

 

 

그러니까, 이해해주기로 한 거다. 나중에, 그러면 안 되지만 정말 나중에 이게 대중들에게 알려진다면 개인에게는 물론 팀에게까지 영향이 올 텐데, 그때 우리라도 편이 되어서 함께 이겨나가 줘야하니까.

 

 

 

그래서 현재.  둘이 멤버들에게 들킨 지 두 달이 체 안 된 그 어느 날, 정말 뭔가를 미친 듯이 막기라도 하는 듯 이상한 기사들이 다 터지는 그 사이에 우현과 성규의 열애 기사가 터진 것이다. 분명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다들 그렇게 생각했지만 하나 둘 뜨는 사진들과 함께 팬들이 음지에서 이야기를 하던 그것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친한 형 동생 사이인 줄 알았더니…….’

기사 제목도 가지각색이었다. 누가 찍은 건진 몰라도 성규가 다리를 다쳤을 때의 영상은 이미 모든 sns에 퍼졌다. 출근길에서 사진을 다 찍히면서 건물을 들어와 주변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그때가 돼서야 우현이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달려와 성규를 부축하고 있는 영상이었다. 팬들은 아는, 우현이 속상해 죽겠다는 그 얼굴을 하고 괜찮냐며 묻는 그 영상이, 정말 난리가 났다.

 

‘다쳐서 속상해.’

그리고 우현이 팔을 다치고 잠시 깁스를 했을 때, 성규가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는 건지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야 우현의 팔을 보더니 하아, 하고 한숨을 크게 내쉬는 영상도 있었다. 그에 우현은 여기다 낙서할래? 하며 다정하게 장난을 치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안 좋은 반응도 많았지만 모두들 이런 영상들을 보며 느끼는 건, 정말 안타깝다는 마음이었다. 그 모든 영상, 그리고 사진들에서 그렇게 다정히 있다 사람들만 보이면 서로 아무렇지 않게 핸드폰을 하고 연애답지 못한 연애들만 하는 거 같은 모습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다.

 

 

 

쪼꽁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