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아시랑 히나타랑 같은 동네 사는 이웃인데,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여섯 살. 아카아시가 7살일 때, 주황색 머리 아기가 제 엄마 품에 안겨서 아카아시를 보면서 방긋 웃음. 그 아기 이름은 히나타 쇼요라고 했음. 엄마가 아카아시에게 ' 케이지, 쇼요 예쁘지? 낯도 안 가리고 이렇게 잘 웃네. 케이지도 동생 한 명 낳아줄까? ' 하면서 물어보지만 아카아시는 히나타에게 이미 혼이 쏙 빼앗김. 것도 7살 밖에 안 된 아이가.


아카아시의 학년이 달라짐과 동시에 히나타도 나이를 점점 먹어 감. 함께 사는 동네에 같이 놀 사람이라고는 아카아시 밖에 없어서 히나타는 아카아시를 엄청 따름.



" 케이지- 케이지이- "



하면서 아카아시를 졸졸 따라다님. 형이라는 호칭을 가르쳐줘도 들어먹지 않는 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아서 그러려니 하고 냅둠. 세상을 좀 냉철하게 보는 편인데, 히나타 앞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짐. 방긋방긋. 잘도 웃는 히나타가 자신을 부르면서 달려올 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일기장에 쓴 적도 있고 발표를 한 적도 있음. 그렇게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중학교 2학년이 된 아카아시가 여태껏 자신이 써왔던 일기를 쭉 훑는 계기가 옴. 가장 재미있었던 나날이 언제였나, 하는 숙제였는데 일기를 매일 썼기 때문에 일기를 통해서 찾으려고 했었음. 그렇게 초등학생 때부터 써온 일기를 쭉 보는데, 히나타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들어 있는 거. 정말 놀라울 정도로. 짤막하게 적힌 적도 있었지만 몇 장을 넘길 정도로 길게 쓴 날도 있었음. 마치 히나타의 성장 일기를 축약 시켜놓은 것 같달까. 그리고 그 생각을 토대로 매일매일 달라지는 히나타에 대해 써볼 생각을 하는거.


히나타가 고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고, 아카아시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도 계속 되는 쇼요 성장 일기임. 히나타는 아카아시가 이런 걸 쓰고 있단 것 자체를 아예 모름. 말을 하지 않으니까. 아카아시가 써내려간 일기를 짤막하게 설명해 보자면,


- 오늘은 쇼요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와 다퉜다는데 얼굴에 상처가 가득해 보였다. 때려줄까.

-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 입학했다며 방긋 웃는 미소가 참 예뻤다. 앞으로도 그렇게 웃어줘.

- 요즘 들어서 쇼요가 날 피하는 것 같다. 사춘기라도 온 걸까. 왠지 모르게 서운해 진다.



이런 식으로. 이렇게 계속 되는데, 어느 순간 이게 동생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 마음을 깨닫고 평소와는 다른 애정 공세를 시작하면서 밑밥을 까는 아카아시. 그러다 히나타가 성인이 되고 난 뒤, 자신이 여태껏 써온 일기를 히나타한테 건네면서 이렇게 말을 하는 거.



" 이제 네 곁에서 형으로 말고, 연인이 되어서 일기를 써내려가고 싶다. "



라고. 이게 아니어도 뭐 이런 뉘앙스로. 무튼....이렇게 해서 둘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의 결말이랄까?






소뇨 / 히나른 연성&썰 / 트위터 @sogno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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