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면증?

평균 수면시간 3~4시간. 과로로 인생 빠이빠이 하지는 않을 만큼의 수면시간이지만 정신은 너덜너덜해지는 중. 대략 밥먹고 20분 정도를 졸다 깨면 그날은 잠을 다 잤다고 봐야하는데, 문제는 그걸 참고 싶어도 어쩐지 그때만큼은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버틸수가 없숴. 카페인, 타우린을 목구멍에 때려부어도 아무 소용이 없는데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2. 심적 공감.

 결코 짧지 않은 인생에서 내가 하기 가장 힘든 일. MBTI를 맹신하는 쪽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성격이 Power T 타입.

 나 같은 애들만 모여 있으면 사실 아무 문제가 일어나지 않지만, 왜인지 내 주변엔 온통 F타입들만이 득시글하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대체적으로 고심해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편인데, 그때마다 그 친구들의 반응은 도돌이표였다. 결국 이렇게이렇게 하라고 대안을 제시하다 지치고 귀찮은 마음에 엉, 그래, 그랬구나, 저런, 어이구, 하는 의미없는 추임새를 하기 시작하면 요상하게도 진정이 되더란 말이지.

그 이유를 내내 모르고 지내다가 MBTI라는 게 유행하면서 깨달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대안이나 해결책이 아닌 공감과 위로였다는 것을. 근데 내가 겪어보지 않았고, 들어보면 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대체 어떻게 공감을 한단 말인가..? F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는 그들의 고민을 귀찮아해야만 한다니 이게 무슨 어처구니 없는 경우지..




3. 노관심.

나는 좀 무심하다 싶을만큼 남에게 관심이 없는 편인데, 그 이유는 내 관심사의 범주 안에 인물이 들어오기란 꽤 힘든 일이기 때문. 그렇다보니 오래 전 학창시절, 내게 가장 큰 난제는 이름과 얼굴 외우기 였다. 심지어 나는 무리에 있을 때 꽤나 눈에 띄는 타입이었기 때문에 남들은 나를 쉽게 기억하고 나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거지같은 사태가 발생. 그 중 감수성이 예민했던 몇몇 소녀들은 내 그 무심함에 날 좀 안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마저도 별 신경을 안써서 더 싫어했던 것 같기도.

학창시절에야 뭐, 그럴수도 저럴수도 있다지만 사회생활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하는 나라도 남에게 억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과정에서 나는 어차피 감정에는 깊은 공감이 불가하므로 뭐랄까, 눈치를 보게 됐다. 대상의 표정, 행동에 따른 감정을 유추, 그에 비슷한 예시를 떠올리고 가장 무난했던 반응의 리액션을 한다. 이렇게 말하면 진짜 통계적인 이론으로 감정을 흉내내는 AI라도 된 것 같은데, 음.. 이렇게 쓰며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는 게 AI와 흡사한 듯 하다. 아니, 근데, 내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에 대체 어떻게 공감을 하느냐고. 난 진짜 이해가 안간다고.




4. 계획 없음.

내 인생에 계획이라고 할 법한 건, 출근 시간 정도..?

심지어 일어나는 시간도 알람은 맞춰져 있으나, 대충 이쯤 전후로 일어나야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반하여 맞춰진 시간이다. 예를 들어 여섯시 반에 알람을 맞춰놨다면, 대체적으로 더 뭉개다가 여섯시 오십분에 일어난다. 인생을 그런 식으로 살아오다보니 매사 무언가 계획을 짜야하는 일이 생기면 굉장히 피곤해진다. 그 중 하나가 글을 쓰는 일인데, 스토리와 인물, 배경, 사건 등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진이 빠진다. 뭐 하나 떠올라서 써보려고 하면 아주 미쳐버리겠다. 근데 또 뭘 쓰다보면 자꾸 딴걸 쓰고싶어서 아주 큰일이다. 이거 끝나면 저거 써야지! 하며 아주 큰맘을 먹어도 무계획 인생에 큰맘이란 뭐, 별거 없다. 이거 끝나면 저거 쓰려고 했지만, 이게 지금 좀 막히니까 저거를 좀 끄적여볼까?

인생 다 그런거지 뭐..




5. 센티넬버스.

현재 업로드가 되지 않고 있는 저 애증의 센티넬버스. 전투신을 썼는데 더럽게 맘에 안들어서 고치는 중이다. 액션영화같은 건 되게 좋아하는데 이게 글로 표현하려니 뭐가 자꾸 부족하고, 맘에 안들고, 박진감도 없고. 내 능력치만큼 쓰자니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안되겠다. 아무튼 그래서 요즘 전투신을 공부중이다. 난 어쩌자고 저 부분을 쓰기 시작했을까..




6. 귀여운 연애.

나도 상큼달달 과즙미 뚝뚝 떨어지는 연애물을 쓰고싶다. 하지만 내 연애들은 모두 애정보단 우정에 가까웠고, 그렇다보니 연애를 못해본 건 아님에도 불구 하고 연애고자라서 대체 뭘 어떻게해야 그렇게 사귈 수 있는건지 요만큼도 짐작이 가지 않는다. 환장..




7.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쓴 글을 다시 읽다보면, 내가 생각해도 감정적인 표현보다는 표정이나 행동의 묘사가 많다. 아무래도 본인 성격이 많이 포함되는 듯 하여 글을 쓸 때만이라도 감정적이어보고자 노력하는데 참 쉽지 않다. 대체적으로 그럴 수도 있지의 마인드인 나로서는 감정적인 동요가 많지 않다. 물론 열받는 일은 많은데 그것도 뭐 꽤 단기간에 사그라든다. 그럴 수도 있지 혹은 그러거나 말거나.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은, 이런 무던한 성격이 예민함의 극을 달리는 이들에게 꽤 자주 감정쓰레기통이 된다는 것. 딱히 타격이 없긴 한데, 나한테 와서 이랬고 저랬고 엉엉 하는 거 보면 솔직히 드는 생각은 '어쩌라고' 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응 그랬구나 신경쓰지 마 그게 편해.'를 반복하는 앵무새가 된다.

그리고 아마 이따가도 그 앵무새가 될 예정이다. 피곤하다.




8. 월급루팡.

지금 그러는 중이다. 회사에서 하는 딴짓이 제일 씬나! 야호!

하지만 걸리기 전에 여기까지 해야겠다. 조금만 일 하다가 일 하는 척 글이나 써야지.






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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