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헌에 진이 언급만 되고 등장하진 않았을 무렵 뇌내 망상으로 찐 글이었습니다.

어렸을 적 썼던 글들이 그 때에 제가 가진 편견과 남녀의 성역할을 구분하는 사고관을 알게 해주내요. 당시에는 잘썼다고 뿌듯해했던 것 같은데.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였던 것을 잊지 않으려 계속 업로드 하려고 합니다. 업로드가 끝나고 쓰는 글들이 무엇이 다를진 모르겠지만, 조금은 변해있을까 합니다.




"패리스톤, 나는 이제 아이도 임신했고 할만큼 했으니까 이제 너한테 원하는건 없어."

약간 삭막한 집 안의 안락의자에 배에 손을 얹고 건조한 음성으로 여성은 읆조렸다.

"저도 더이상 당신에게 원하는건 없습니다. 애초부터 저는 원나잇을 즐길 여자가 필요했고, 제일 저와의 관계를 연연하지 않는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여자와 잘 즐겼을 뿐입니다."

손에 쥐고 있던 고서를 턱 덮은 채로 화사한 웃음을 짓고 짙은 녹색 눈을 빛내며 앉아있는 여성을 응시하며 평탄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계약은 끝이지."

배를 조용히 한번 더 쓸고는 남성의 얼굴을 보기만해도 소름끼치다는 듯이 눈을 한번 마주쳤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

"할말은 다 했어. 난 갈께."

안락의자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더니 이내 남성은 책을 내려놓고 일어서 가는 팔목을 잡고 눈을 제대로 마주치도록 끌어당겼다.

"아이의 이름은 뭘로 할겁니까?"

"계약 위반이야. 패리스톤."

처음 계약 했을 때 했던 규칙과 위반되는 물음이였다.

"너무하네요, 진. 저를 위해 앙앙대던 소리는 요 입으로 부른 걸 잊은겁니까?"

진의 입술을 약간 터치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고 능글맞게 웃음지었다.

"그러는 너야말로 너무했어. 어떻게 여자를 그렇게 난폭하게 다룰수 있어?"

이주일 전 쯤 있었던 첫 관계는 거의 패리스톤이 미친듯이 날뛰었다고 볼 수 있었다.

"나 처음인데, 이렇게 바로 임신해버렸잖아. 그리고 허리가 아직도 아프다고."

그 때를 떠올리면서 약간 울먹이듯이 다시 한 번 배를 쓰다듬고는 웅얼거렸다. 패리스톤은 웅얼거리는 것을 듣고 진의 머리채를 잡고 속삭였다.

'조용히 하는게 좋을 겁니다.'

전의 경험이 생생하게 떠올라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지금은 안돼."

머리의 아픔을 무릅쓰고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팠는지 눈가에 눈물방울이 생겨났다.

뱃 속의 아이때문에 넨을 사용할 수 없다. 무슨 부작용을 일으킬 지 모르기 때문에.

"한번 넨을 사용해 보시죠."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이 넨이 아닌 순수한 기백만으로도 내리찍는다.

"..........괴로워........"

숨이 막혀서 어지러웠다. 온 몸이 경련했다. 아프다고. 죽을거라고.

"이대로면 당신의 아이는 죽습니다."

기본 남녀의 체력, 근력의 차이는 엄청났다. 그래도 계속 수련을 해온 그녀이기에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수련을 한다해도 아기가 수련을 한 것은 아니였다.


"어쩌실 겁니까?"

가만히 그에 말에 복종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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