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어, 본부장님. 성월 일이 잘 되나봐."




로비에서 담배를 태우던 신우가 이제 막 들어오는 재윤에게 아는척을 한다. 으레 그렇듯 재윤은 신우를 지나쳐 사무실로 향했다. 이런 무시는 일상이 된 신우가 재윤의 뒤를 쫓는다.




"그렇게 멀대같이 커서 로비에 있지 말라고 했지? 손님들이 겁 먹는다고."


"이미 눈 다 풀려서 들어오던데 뭘. 난 보이지도 않을걸. 그리고 당신 기다린거라고. 안 기특해?"


"기특 다 얼어 죽었냐?"




빠른 걸음으로 로비와 룸을 지나 좁은 복도 끝에 있는 사무실로 향하는 재윤이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습관처럼 깊게 들이마시는데 신우가 뭔가 중요한게 생각난 척 과장된 말투로 말을 붙였다. 




"아 맞다. 손님이 오셨는데."


"무슨 손…."




끝까지 묻지 않고 사무실 문을 연 재윤과 소파에 앉아있던 도담의 눈이 마주쳤다. 너 왜 여깄냐는 잔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일단 담배를 벽에 아무렇게나 지져 껐다. 재윤이 장초를 끄거나 말거나 신우는 들고 있던 담배를 물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형!"


"여긴 왜 또 왔어."


"형 보러 왔지이."


"강해인은."


"나 데려다 주고 바로 갔어. 해인이 형 엄청 바빠 보이던데."




그 새끼는 윤도담 마크를 첫번째로 하라니까. 영 마뜩잖았지만 전적으로 해인을 탓할 수도 없는 문제였다. 성월은 요즘 정말 바빴으니까.




"…그렇다고 여기다 너랑 척신우만 놓고 가?" 


"나 이제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재윤이 새벽까지 일화에 붙어있는데다가 해인은 일이 바쁘다보니 도담이 체육관에서 일화로 넘어오는 일이 잦아졌다. 당분간은 집보다 재윤의 곁이 더 안전할거라는 판단이 있어서였다. 어리고 작은게 밤에는 집에서 푹 자면 좋겠지만 여건이 마땅치 않았다. 


처음 일화에 발을 들여 신우와 마주할 때 냉하게 굴던 -재윤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태도를 보였던-윤도담 다 어디 갔는지 능글맞은 척신우에게 깜빡 넘어가 둘은 또 나름대로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 목숨 앗아가려고 한 놈한테 싱글싱글 잘도 웃어주는걸 보면 재윤은 피가 거꾸로 솟았다. 제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윤도담은 정말 조직원은 체질상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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