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구나, 

져버린 또 하나 꽃잎이. 

하루가 지켜지지 못한 약속처럼 사그라들고 마는것이.밀린 샤워를 마치고 물기를 털어내는 일이 이렇게 경쾌했나.


하루가 지겨울 정도로 긴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무개에게 모든 걸 털어낼 정도로 전화하고 또 미워했다.

 

누굴까 공허히 긴 까만 하늘을 잠식시켜줄 이는.


없을꺼야.

라고 말하고

또다시 진짜를 찾아 수화기를 든다.


멍하니.

그저 멍하니.

구름과 달과 빛의 향연을 그림자 뒤에서 쓰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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