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도착할거에요. 살릴거에요.”


히노와가 흔들리는 기색없이 예언하듯 말을 옮겼다. 하루코는 이제 저의 의문을 해소하기로 했다.


“그렇게 아이가 소중해?”


“네, 저희에게 아이란 가질 수 없는 아주 소중한 것이었으니까요. 그 작은 희망을 저희는 꼭 퍼뜨릴 거에요”


“....내가 아는 유녀와는 참 다르네.”


그 유녀는 아주 착실하게 자신의 안에서 나온 아이를 게이샤로 만드는 데에 혈안이 되어있던데. 자신의 목숨이 제일 소중하다면서. 하루코가 과거를 더듬듯 말을 흐뜨려왔다. 히노와는 눈을 크게 떴다. 


“유녀에 대해서 아시나봐요?”


“뭐,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니야.”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들을 애써 새로운 다른 기억으로 되새기려 애쓰다가 하루코는 관뒀다. 애초에 그렇다고 과거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고 굳이 극복할 이유도 깨닫지 못했으니까 그저 단순하게 아부토의 가슴근육에 얼굴을 묻고 싶었다. 아부토 생각외로 가슴도 말랑했지... 아, 말하니까 또 불끈불끈하네 역시 보고싶다. 하루코가 깊이 침잠하다 멈췄다. 지금은 임무중이었으니까 그러다가 기어코 유녀가 아이를 맡기고 쓰러진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뭐야. 재미없어.”


하루코는 그 어떤 표정도 짓지 않은채 오이란을 잡아 그대로 요시와라로 향했다. 너무 지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부토, 그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곳에 없었고 하루코는 그대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후 호우센에게 오이란을 던져놓고 급하게 해결사 사무실로 향해 긴토키에게 돌진했다.


“착하게 기다렸어?”


하루코가 평안을 가장하며 긴토키에게 물었다. 아부토가 아닌 타인에게 평안을 가장하는 것은 쉬웠다. 하루코는 다급한 기색을 숨기려 애쓰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옷가지를 던졌다.


“그래, 이런 방치플은 처음 이었어.”


그 사이에 정신을 차린 긴토키가 붉은 눈을 빛내며 달래듯 뒷머리를 쓸어내려왔다. 이정도의 스킨십은 이제 그들에게 일상적인 요소였고, 하루코도 긴토키도 그런것에 전혀 연연하지 않았다. 하루코는 그저 우울을 달랠 사람이 필요했다. 긴토키도 자신의 우울을 달랠사람이 필요했다. 그 이외의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하루코와 긴토키의 입술이 맞닿았다 떨어졌다. 그들 사이에 다른 언어는 필요없었다. 달빛이 구슬프게도 빛났다.


“드디어 허락해주는거야?”


하루코가 가벼히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나를 살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긴토키가 하루코의 이마에 이마를 맞대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들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었으나 마음까지 들이진 않았다. 하루코가 긴토키의 귓가에 손가락을 올리고 짓이기듯이 피부를 만지다 턱으로, 목으로 움직이다 종래에는 긴토키의 목을 쥐었다.


“나도 죽지못해 사는걸, 그럴 수 있을리가.”


하루코의 진심이 허공에 흩어져왔다. 긴토키가 순응하며 눈을 감고, 하루코의 긴 머리를 잡아채었다. 


“그럼 서로 사라져버릴까”


그것도 좋지 하루코가 더없이 즐겁게 웃었다. 그의 손가락은 다시 목선을 따라 긴토키의 옷가지를 거칠게 헤집어 놓고 그의 복근에 손가락을 뭉그리기 시작했다. 하루코가 순간 얼굴에 괴로운 낯빛을 띄다 뭉갰다. 하루코가 긴토키의 복근에 얼굴을 묻었다. 긴토키가 그럼그렇지라는 얼굴로 팔을 풀고 바닥에 몸을 뻗었다. 


“안할래. 흥미가 떨어졌어.”


하루코가 웅얼거리며 힘을풀었다. 가슴이 너무 괴로워. 왜일까 그 뒤로도 한참을 긴토키의 복근 위에 엎드려있다 일어나 옷가지를 주웠다. 매끄러운 몸이 옷가지에 집어삼켜지자 하루코는 숨을 크게 내쉬어왔다. 긴토키가 그런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가는거냐. 긴토키가 손으로 눈을 가리었다.


“그래, 떠날거야. 도망칠거야.”


내가 깨달은 걸 알고 싶지 않으니까. 자신이 버림받았었다는 사실을. 하루코가 우울하게 읆조려왔다. 그는 누군가에게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하루코는 그 뒤로 정처없이 가부키쵸를 헤매다 부딪친 아부토를 닮은 남자의 어깨를 잡고 그대로 키스하고 그 목에 팔을 감아 매달렸다. 둘의 입이 떨어졌을 즈음, 하루코가 침잠한 눈을 했다.


“아부토오- 함뜨하자”


아부토를 닮은 남자가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웃었다. 그 두 눈동자엔, 분명한 애정이 담겨있었다. 하루코가 흐린눈을 한 채 희미하게 웃어왔다. 두 명은 그대로 서로에게 매달려 근처의 모텔로 직진했다. 서로의 체온을 나누면서 그들은 급히 돈을 내밀고 열쇠를 받아 방으로 올라가는 잠시를 참지 못해서 입을 맞추고 체온을 나누었다. 머지않아 방문이 열리고 찰칵이는 소리와 함께 방에 불이 들어왔다.


“보고싶었어. 아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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