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스카프에는 이름 대신 상표가 나풀거리며 떨어진다. 입으면서 떨어진 건지 보이지 않았다.

소독제 때문에 축축해진

모자에도 실밥이

옮겨붙는 콧잔등. 실밥을 풀어서

엮인 게 추위일 줄 몰랐지

몰랐지. 시간은 빠르다지만

그래도 약속. 다음 추위에서는 손이

다른 주머니를 찾아 들어갈 수 있는 경로를


「会いたかった」


남은 여운도 다 달아난

거리, 흩어진다. 일상 속으로

외면은 흩어진다. 거리에서

우연은 아닐 거야. 쇠 긁는 소리, 놓쳐버렸다. 스카프와 함께

그럼에도 무의미한 산책


도시와 키스했어. 정말로


소리가 들렸다면 그건 도시를 만들던 소리. 유령처럼 흘러가다가

사람도 기둥이 되어가고

쪼그려서 공사장만 바라보는 골초도

기둥이 되어가고

그런 도시와 키스했어. 입술이 부르텄다며


「また会おう」


담배맛이었던 

2020.03 한국미소문학 등단 / 입시,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는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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