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요괴 탐정단이 윤단아를 찾고 있을 무렵, 그녀는 쇼핑몰 옥상에 위치한 야외무대에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저흰 막 구워져 나온 하얀 도자기 같은 아이돌! '러블리 백자 소녀'입니다~!"

자신이 아이돌 소녀로서 공연을 하고 있기 때문!

'이럴 수가, 몸이 저절로 움직여...!!'

물론 자기 의지로 이런 무대에 선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

 선화에게 공주희와 실종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윤민재, 삼식이와 같이 미소녀들이 실종되었다는 오락실 앞으로 향한 윤단아는 동생의 조언에 따라 아이돌 지망생인 척 창피함을 무릅쓰고서 삼식이가 준비해준 코스튬을 입고 범인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나 이제 안 해애애-!!"

그러나 오라는 범인은 안 오고 계속 사람들의 불필요한 시선이 몰리기만 하여 그녀는 결국 포기를 선언했고, 하기 싫다고 악을 쓰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삼식이와 윤민재는 편의점에서 탄산음료를 사다 주러 잠시 자리를 비웠다.

'어휴, 쟤네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

"찾아냈다~"

"?!"

 그래,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바로 그 순간에 범인이 나타났었다.

"평범한 아이도 아이돌이 될 가능성이 있어. 그 가능성을 정성스럽게 빚어 주기만 한다면..."

"누구세요...?!"

"만나서 반가워. 내 소개를 하자면, 난 이런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며 기분 나쁘게 생긴 남성은 '아이돌 프로듀서 가마열'이라고 적힌 명함을 윤단아에게 내밀었다.

'혹시, 이 사람이...??'

"으음- 아주 좋은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해!"

"!!"

 모든 부분이 평범해서 좋다는 이상한 말만 늘어놓으면서 끊임없이 그녀를 이리저리 살펴보던 가마열은 점점 거리를 좁혀왔고, 윤단아가 도망치려 하자 알 수 없는 힘으로 아예 붙잡아버렸다.

"걱정 마,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너는 그냥 날 믿고 따라오기나 하라구-!"

"꺄아악-!!"

 가마열의 정체가 요괴라는 걸 알아차렸을 때 윤단아는 이미 도자기 인형으로 변한 상태였으며, 그는 지금까지 납치해온 다른 미소녀들로 만들어진 도자기 인형이 들어있는 케이스에 그녀도 같이 집어넣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이 현재의 상황.

"자, 그럼 들어주세요! 저희들이 준비한 데뷔곡! '소녀들의 마음은 부서지기 쉬우니까 조.심.해.줘.요♥'"

'싫어! 제발 그만해애애-!!'

 이대로 계속 요괴의 손에 놀아날지도 모른다는 점이 무섭긴 하지만, 사실 지금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애교까지 부려야 하는 것에 대한 창피함이 더 크다.

'누가 나 좀 구해줘요오오-!!'

***

 그 시각, 쇼핑몰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건물 위에서 윤단아를 찾던 중인 삼식이와 위스퍼.

"음...?!"

"왜 그러시는 거죠?"

"단아의 목소리가 들렸어...!"

"엥??"

 평소에 윤단아만 바라보며 졸졸 따라붙던 스토커 같은 녀석이 이런 데서 활약할 줄 누가 알았으랴.

 분명 위스퍼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 했지만, 삼식이는 정말 윤단아의 마음속 외침이 들렸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뭐, 그렇다면 다른 분들한테도 알려줘야지~"

띠링-

그리고 위스퍼의 요괴 패드로부터 선화가 마지막으로 연락을 받았을 때-

"......."

납치범은 자신을 위한 지옥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음을 느꼈어야 했다.

2차 창작 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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