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님이 나간뒤 난  책상에 엎드려 한참을 울었다.얼마나 울었는지  목이 아프고 머리가 핑 돌

지경이 되었을때 고개를 들자 내 눈에  극락조화가 눈에 들어왔고 처음이것을 만났을때 꽃집주인에게 들었던 이것의 전설이 떠올랐다.

극락조들이 도망 가지 못하게 두다리를 잘라 버렸던  잔인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올랐을때 난 결국 또 다시 눈물을 쏟고 만다.

사람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그들의 두다리를잘랐듯이  아저씨도 내가 도망가지 못하게 거짓사랑으로 날 붙잡아둔것이었다.

그래,그는 그렇게 내다리를 잘랐다.

난 내 다리가 잘려나가는지 모르고 약에 취한지도 모르는 체로 그에게안겼고 내마음을 주었고 그를 사랑했다.

날 너무도 행복하게 만들고 날 살게해주었던 그에대한 내 사랑이 사실은 그저 날 붙잡아두기위한

 연극 뿐이었다는것을 모두 알게된 지금 눈앞의 이 화려한 꽃이 그렇게 서글퍼 보일수가 없었다.

나는 고민을 하며  밤을 꼬박 세웠고 아침이 되자마자 강변호사님께 전화를 걸어  내 앞으로 되어있는 재산을 모두 현금으로 전환해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

다소 무리가 될지도  모를거라는 내 우려와는 달리 변호사님은아무것도 묻지않고 흔쾌히 몇일안으로 준비해 두겠다고 했다.

변호사님과의 통화를 끝낸뒤 나는 바로 아저씨에게 내게로 좀 와달라고 메세지를 보냈다.

얼굴을보는것도,하다못해 목소리를 듣는것도 

아니건만 글자를입력하는 손이 벌벌 떨려온다.

메세지를 보내고 얼마후 그에게서 오늘 저녁에 

오겠다는 답변이 왔다.

저녁이 되기까지 난 피가 마른다는게 어떤 기분인지 확실히 느낄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그를 기다렸다.

창밖의하늘이 어두워지고 길가의 가로등들이 

하나둘씩 빛을 뿜어내는 시각이 되자 드디어 내 

방문이 열리고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침대에 걸터 앉은체 그대로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바로얼마전 내 생일을 축하해주러 왔던 그 단정한 모습 그대로,항상 날 설레이게 만들었던 그 멋진 수트핏 그대로,품에 안기면 맡을수 있던 그만의 향을 풍기며 내 방으로 들어선 그를 보자  바보같은 난 지금내가 어떤 상황인지도 망각한체 그에게 뛰어가 안길뻔했다.

이토록 한심한 내자신에 화가나 아랫입술을세게 깨물자  그가 익숙하게   의자를 끌어다 내 앞에 

마주하고 앉았다.

"어쩐일이야?어쩐일로 우리공주님이 먼저 날 

다 찾았을까나~?"

너무도 태연한 모습으로 평소처럼 날 대하는 그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하고만 내가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공주님?어쩐일이요?실장님한테아무말도 못들으셨나요 사장님?"

"태경이한테 아무말도 못들었냐고?사장님?다들었지.우리 공주님이 이제 모든 사실을알게 됐다고.아!그리고 드디어 권사장의 돈이 네 앞으로 왔다는 사실도!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난 뭐 괜찮았어.나름재미도 있었고  이정도 고생의 댓가로 얻을수 있는 금액이 적지 않았으니뭐."

어떻게...어떻게...사람이 어쩌면 저리도 태연할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저렇게 말했고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버린 내마음은 다시 산산조각 나버렸다.

"정말 그거 때문이었어요?"

"뭐가?"

"돈 때문이었냐고요!그동안 나한테 했던 말들,

행동들 다 그냥연기였을 뿐이냐고요!"

"이제와서 그런게 궁금해?내가 무슨말을 해주길 바래?"

"솔직하게 말해주길바래요.이제는 그럴수 있잖아요."

"그래.알고 싶은게뭔데?어짜피 이렇게된 마당에솔직히 대답해줄테니 어디한번 물어봐."

"....왜그랬어요....?나한테 왜 그렇게 잘해줬어요?정말 오로지 돈 때문이었어요?나한테 돈받아내려고?"

"응.맞아.20억.큰돈이잖아보통사람이라면 평생 구경도 못해볼 돈인데 내가 뭔들 못하겠어?"

"하...겨우...고작 돈 때문에!그깟돈때문에  나를 속이고 이렇게 우습게 만들었어?어?당신들이 

사람이야?"

"고작돈?그깟돈이라고?네가 그렇게 쉽게 말하는 그깟돈때문에 네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끊었고 널 혼자 버려두었지.착각하지마.네가 이렇게 된건 우리탓이 아니라 네 아버지 권사장 때문이라고!"

그가 하는 말이 틀린말은 아니었기에 난 잠시할말을 잃고 말았다.

눈물이 비집고 나오려는것을 입술을 꼭 깨물어 

가며 간신히 참아내는데 성공했으나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는 그의 까만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 

다시 감정이 소용돌이 치며 치밀어 오른다.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그 눈빛,날카롭게  솓은

 콧날 하며  수시로 내게 입맞춰주며 날설레이게 했던 그 입술에 낮게 울리는 목소리까지.변한것 하나 없이 그대로 내앞에,손만 뻗어도 닿을 만한 거리에 있다는 것이 날 너무도  슬프게 만든다.

되돌릴수 없을 정도로 깊어진내마음이  미련이 

되어 내가슴을 찢어놓자 그를 향한 원망이 다시 샘솟듯 솓구쳤다.

"한번도 없었어요?단한번도,잠깐이라도,스쳐갈정도의 찰나의 순간정도라도 내게 진심인적 없었어요?"

무슨 생각인지 모르게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놀란것은 나뿐만은 아닌건지 그도 놀란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다 말한다.

"다 들었다며.그런데도  넌 지금 그런게 중요하니?"

"중요하지그럼!내 시간은!내마음은!어쩌라고요!어?난 한번도!한번도 입밖으로 못꺼냈단 말이예요!"

이렇게 소리친  나는 이제 더이상 눈물을 참아 

내지 못했다.

그는 오열하며 큰소리로 울어대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고  난 그동안 꾹꾹 눌러둔 감정이 폭팔한듯 그에게 소리쳤다.

"내가!나는!더러우니까!당신한테  어울리지 못하니까!난,한번도!어?한번도 내 맘 말한적 없었다고요!나는 한번도 말조차 못했는데!"

"당신이 약에 취한 날 안을때마다 무슨생각으로  그품에 날 넣었는지도 모른체로!아무것도 모르는 체로!그냥좋아서,행복해서당신을  내맘에 담았다고요!"

"좋아한다고!사랑한다고 말한마디 못하면서 참아왔는데!이러면 나는 어쩌라고!"

한참을 울면서 소리치다 보니 결국 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고 그런 날 침대에 눕혀둔체 방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을난 평생 기억하기로 한다.


그로부터 몇일이지난뒤 약속대로 변호사님이 

내앞으로 남겨졌다는 재산 20 억을 현금화 해서

 가지고 날 찾아왔다.

그가 가져온 커다란 캐리어를 침대위에 올려두고  미리 써 놓은 편지한장을 남긴체  난 달랑 극락조화 화분 하나만 챙긴뒤 하얀건물을 빠져나왔다.

내가 그에게 남긴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이 돈이면 우리 아빠 빚은 충분히 갚을수 있을거예요.돈은 다 갚았으니 이제 나는 가요.

당신들이 내게 한 행동을 생각하면 한푼도 남기고 싶지않지만  이곳에서내가 보낸 고통을 떨쳐버리려 모두 두고 갑니다.

그 시간이랑 내 마음에 대한 값이예요.

이렇게라도 해야 덜 미안할것 같아요.내사랑에.

한번도 말 못했지만 사랑해요.사랑했어요아저씨.

행복하길 바라요 내사랑.그럼이제 안녕.

다시는 마주치도않기를 ....


-----------극락조화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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