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아저씨, 어젠 정말 졸렸고.. 몸도 안 좋아서...!”


피터는 맨바닥을 사박사박 밟는 자신의 창백한 발을 보며, 대화라기보다는 거의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사실 피터는 알고 있었다. 이래봤자, 자신은 맞을 거란 걸.


톰슨시를 아주 짤막하게 설명하자면, 그는 아주 포악한 사람이었다. 그는 사회복지과에서 돈을 받고, 불쌍한 척을 해 사람들의 연민을 사려는 계획으로 많은 위탁가정이 필요한 아이들을 받아들였고, 그는 평소 사람들에게 아이들을 위한 밥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사실 그건 자신의 배를 부르기 하기 위해서였다. 톰슨씨에게 아이들이란 그저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 샌드백이자, 설거지를 해 줄 하녀들이었다.


“메리! 엠마! 크라우저!”


그가 다른 위탁가정 아이들을 불렀다. 피터는 있는 힘껏 그를 저지했다.


“제발 톰슨씨... 제가 죄송해요!!! 아이들은 부르지 마세요!!! 저 때문이 잖아요”


“아는 구나”


톰슨씨는 씩씩대면서 벨트를 찾았다. 그가 담배를 사러 밖에 나가기 위해 벨트를 찾는 거라면 오산이다. 그에게 벨트란 법에 기제 되지 않은 고문 도구였다.


톰이 항상 그가 맞겠다고 자처하는 이유는 그는 남들 보다 치유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그의 어머니가 살아있을 때였을 것이다.


그가 딴 곳을 보고 있을 때, 순간 벨트의 철부분이 피터의 얼굴을 날카롭게 긁으며 강해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피터는 머리에 어지러움을 느끼며, 자주 흘린 술들로 알코올 냄새가 지독한 바닥에 고꾸라지며 중얼거렸다.


“또 시작이야”


하지만 그는 굳게 되내었다. 치유력이 좀더 나은 자신이 다른 어린 아이들의 몫까지 맞는게 옳은 일이라고. 그는 순서대로 7살, 8살, 5살인 메리와 엠마, 크라우저를 떠올렸다. 언젠진 모르지만, 피터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좋은 아이이고, 착한아이이며, 그녀는 그런 그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그 이유만이 아니라 그 이유를 포함해서 선한 그를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녀는 매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고. 그의 계산 결과 거의 97%의 확률이 그 부드러운 목소리의 주인공이 엄마라고 가르키고 있었다. 하지만 피터는 항상 자신의 악몽에 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끝끝에 죽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마마의 처참한 죽음을 보기엔 너무 어렸던 자신의 5살 인생을 회상하며 목젖에 달랑달랑 걸려있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항상 이렇게 정말, 이런 지옥같은 인생에서 그에게 멍자국 하나가 더 생길 때마다 혼자서 목끝까지 올라온 뜨거운 무언가 (아마 울음이었을 것이다)를 겨우 삼켜내며 간절히 생각했다.


마마, 왜 나를 이런 지옥에 던졌어, 마마 차라리 마마와 죽을 수 있게 나를 방패로 삼아 나에게 총알이 하나라도 꽂히게 두지 그랬어. 마마 왜 그랬어


쓸데 없는 원망이란 걸 알았다. 그래도 그는 투정 부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 사람이 죽은 사람이더라도. 하지만 그전에 그는 항상 생각했다. 자신의 마마와 파파, 그리고 많은 사람을 한 사람에 대한 원한으로 죽였던 그 살인자를. 결국 아무 고통 없이 죽었던 그 살인자에게 원망을 심은 그 사람을 찾아가서, 멱살잡고 울으면서, 자신의 마마의 모든 인생을 말해주며 말하고 싶었다.


왜 꼭 그렇게 살아서, 나와 모든 사람들을 슬프게 했냐고. 내 꼴을 보라고


13살의 피터에게는 원망할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 눈물을 흘릴 사람도 많았고. 평생 자신의 삶을 후회하고 죄책감과 자기 혐오에 둘러싸여서 평생을 살아가게 하고 싶은 복수에 대한 열망이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한때 그는 자신을 탓하기도 했지만, 피터는 자신을 잃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그 씨앗을 누군가에게 돌렸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13살의 어린 자신이 보는 것은 여느 13살, 초등학교의 막바지의 학생이 보기에는 너무 서글펐고, 어두웠고, 적나라 했다. 몰려오는 빚쟁이들. 아이들의 울음을 달래줘야 하는 피도 섞이지 않은 형재 자매들의 맏이인 자신과, 항상 방에 들어와 씻을 때, 전신거울을 통해 보이는 삐쩍말랐고 시퍼런 몸. 그럼에도 저절로 너무 쉽게 나아지는 상처들에. 톰은 원망을 씨앗을, 자신의 마마 파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죽게한 원인에 돌렸다.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구든, 이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끝났다. 


피터는 스스로를 세뇌했다. 이제 괜찮아. 올라가면, 메리, 엠마, 크라우저가 자신의 다리를 부둥켜 안고 왜 또 혼자 맞은 거냐고, 미안하고 사랑해 오빠, 형이라는 말을 남기며,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일 것이었다. 곧있으면 톰슨씨가 출근을 하니, 그럼 그들만의 시간을 몰래 보낼 수도 있었다.


역시나, 그가 다락방에 올라가자마자, 메리, 엠마, 크라우저가 자신을 꽉 안았다. 멍든 곳 군데군데가 아팠지만, 그렇다고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날 안지 말라고 할 순 없었다.


“피터오빠 흐어어엉흐어어어어”


메리가 엉엉 울면서 피터를 붙잡았다. 문득 미안해졌다. 내가 맞는게, 이 아이들을 심적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일까.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 아이들도 모두 그와 같은 사람에게 부모를 잃었다는 걸. 그저 그들은 아직 그것에 대해 복수까지 사무치기에는 너무 일렀고, 어렸을 뿐이었다.


“엉...엉아.. 형아..”


크라우저도 그에게 울며 엉겨붙었다. 엠마는 나이가 가장 많다는 걸 되새기면서 혼자 울음을 삼키고 있었는데, 피터는 그게 어릴 적의 저같아서 봐줄 수가 없었다.


“엠ㅁ...-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엠마는 피터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는지, 엉엉 울며 얼굴을 피터의 목에 파묻었다. 옷이 흥건이 젖어갔다. 혹시나 옷에 묻은 먼지나 피가 아이들의 얼굴을 더럽힐까를 먼저 걱정하는 피터는 여전했다.


“...사랑해”


피터가 항상 그들에게 읊조려주던 말들을, 아이 세명을 한품에 으스러질 듯 꽉 안으며 말한다. 피가 울컥 솓구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무언가를 삼킨 목 안에선 약간 짭짜름한 피 맛이났다. 자신은 이 기분을 너무 일찍 알았지만, 피터는 이 기분을 이 어린아이들이 알지 않길 바랬다.


선한 아이.


“..얘들아 형 다녀올게”


“어디를?”


“너희도 알면서, 영웅이 되고 오겠다고 했잖아”


피터가 오늘도 똑같은 질문을 하는 엠마의 볼을 살살 잡으며 말했다.


“오빤 이미 우리한테 영웅이야!”


메리가 낡은 메트리스의 고철음과 함께 깡총깡총 침대에서 뛰며 슈퍼맨 처럼 자세를 취했다.


“난 정말로 뉴욕 시민을 구하러 가는 거라니끼?”


“에이! 거짓말!”


크라우저가 말했다.


“크라우저 너마저!!!”


피터는 꺄르륵 웃으며 아이들의 배를 간지럽혔다. 그에게 허락된 행복에 그는 항상 감사했다.


“오빠! 오빠 별칭이 뭐였지?”


“스파이더맨”


피터가 평소 아이들을 골려줄때 처럼 다락방 천장 위를 유연하게 올라가 거꾸로 메달려서 말했다. 


“형은 정말루 멋었어!”


“멋있어야 크라우저!”


메리는 크라우저의 문법을 똑부러지게 고쳐주며 말했다.


“역시 메리야. 엠마, 잘 부탁해. 크라우저, 누나들 말 잘듣고!”


“응 엉아!”


“그래, 다녀올게!”


피터는 자신이 정말 열심히 만든 슈트 (이것도 슈트라고 할 수 있을 진 모르겠다만)를 입은 뒤, 하늘 저만치로 거미줄을 뻗어 매달려 날아갔다. 그가 할 수 있는 선한 아이가 되는 법 1 이었다.







“이봐 스티브”


웸일로 조용하던 어벤져스 타워에서 토니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응? 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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