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시노 이치카입니다.

절약 모드 종료를 어느덧 한 주 앞두고, 조금이라도 더 아끼고 싶었던 건지 호나미가 제안해 오늘은 다 함께 대형 마켓에 다녀왔어.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서 사키가 츠카사 씨에게 차를 빌려왔다.)]


"역시 대형마켓은 언제 와도 두근거리지?"


"뭐,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사키 쨩, 오늘은 정해놓은 물건만 딱 사고 돌아갈 거야."


[여느 때와는 다른 호나미의 단호한 목소리에, 차마 과자를 사달라는 말을 내뱉지 못한 사키가 대신 입을 조금 내밀었는데 그 모습이 조금 오리 같아서 귀여웠어.

그치만 예상과는 다르게 사키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 호나미가 정해놓은 물건 리스트에 사키가 좋아하는 과자도 적어놔서 결국 과자 꾸러미를 손에 넣어서 그 입도 들어갔지만.

그나저나...]


"그럼 시호 쨩이랑 이치카 쨩은 지하 식품 코너에서 계란 한 판이랑 여기 적힌 채소를 담아서 계산대로 와줄래? 사키 쨩은 좋아하는 과자 하나랑 고기 좀 사 와줘."


"응."


"OK!"


[대형 마켓에 들어간 우리를 능숙하게 지휘하는 호나미, 오랜만에 봤는데도 평소랑은 다른 박력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몇 번을 봐도 신선한 것 같아.

그야말로 엄마... 아니, 이런 경우엔 아내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 아무튼 대단한 것 같아.

그러고보니 고등학생 때도 우리 일정 같은 것도 모조리 호나미가 관리했었지, 나는 이런 일에는 자신이 없으니까 무심코 동경하게 돼버려.]


"이 재료로 보건대..."


"응?"


"호나미는 아마 카레를 대량으로 만들어놓고 일주일 동안 먹일 생각인 건 아닐까?"


시호와 함께 호나미가 부탁한 재료를 들고 계산대로 가던 중 시호가 추측한 내용은, 다행히 절반만 맞았다.

그 날 저녁은 추리대로 카레였지만 일주일간 쟁여두고 먹을 만큼 대량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 실제로 대량의 카레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호나미라면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준비해서 우리가 질리지 않게 해줬겠지만.


"후... 다들 오늘은 같이 마켓에 와줘서 고마워. 특히 사키 쨩, 하마터면 택시를 탔을 텐데 사키 쨩이 운전을 해줘서 살았어."


"으응! 오빠가 차를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면허가 있었어도 무용지물이었을 테니까 감사는 오빠한테 하도록!!!"


"후후, 나중에 츠카사 씨한테도 감사하다고 인사드려야겠는걸. 혼자서 장 볼 때는 무심코 필요 없는 것도 사버리는데 다 같이 분담해서 사니까 그럴 걱정도 없어서 좋았던 것 같아."


"라고 말하기엔 호나미, 계산대 옆 베이커리에서 파는 홀 애플파이의 유혹에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사버렸지만"


"앗... 그건, 그치만, 그..."


"저녁 먹고 디저트로 먹으면 되는 거니까, 괜찮아 호나미. 시호는 그냥 사키는 과자 사줬으면서 자기는 안 사줘서 삐진 것 뿐이니까."


"잠깐 이치카,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 거로 안 삐지거든?"


"시호 쨩, 계산하기 전에 지금이라도 얼른 가져올래...?"


"아니, 안 삐졌다니까?"


[다 함께 다녀왔던 대형 마켓.

볼 것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아서 언제 와도 즐거운 것 같아.

다음에 또 오자, 가능하다면 다음엔 절약 모드 중이 아닐 때 오면 더 좋겠네.]



-2022년 10월 24일 월요일, 32일째 호시노 이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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