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세 스푼
- 우리, 결혼 했어요

 

w. 도화

 



“여보, 여보!!!”


오늘따라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너무나도 급박했다. 삐빅, 삑- 결국 한번 틀리기까지 하고 신발마저 우당탕탕 벗어던진 백현이 거의 뛰다시피 찬열에게로 걸어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별이를 어화 둥둥하고 있던 찬열은 그런 백현의 모습에 그대로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백현을 그렇게 설레게 했던 완벽한 박배우님은 잠시 접어두고, 다시 까치집 머리를 한 별이 아빠로 돌아간 찬열이 별이를 다시 고쳐 안으며 백현을 바라보았다.


“여보, 무슨 일 있어요?”


헉, 헉. 백현이 이미 현관문을 열기 전부터 뛰어온 건지 그제야 숨을 거칠게 내쉬며 허리를 숙였다. 백현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 맺혀 있는 상태였다. 백현이 자신의 가슴을 몇 번 콩콩 두드리더니, 별이를 안고 있는 찬열의 옆으로 서둘러 자리를 잡았다. 찬열을 올려다보는 그 축 쳐진 눈 꼬리가 더욱 내려가 이젠 바닥을 뚫을 지경이었다. 그런 백현의 모습에 찬열 역시 침을 한번 꿀꺽 삼키며 눈을 깜빡였다. 이 모습은 마치, 마치 백현이 집들이를 한다고 했다며 말을 꺼낸 그 때의 상황과 굉장히 비슷했다. 찬열이 백현에게로 가려는 별이를 살짝 도닥이고는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망했어요, 들켰어요.”

“뭘, 뭘요?”

“어제, 어제.”

“응, 어제요.”


자신에게 어쩔 줄을 모르겠는지 말하면서도 잔뜩 울상이 되어 발을 동동 구르는 백현이었다. 찬열이 그 모습에 백현의 손을 꾸욱 잡아주며 그와 천천히 눈을 맞추었다. 백현의 말에 차분히 대답을 해주며 손을 꼭 잡아주는 그 행동에 백현이 그제야 숨을 한번 끕, 들이켰다. 그리고는 천천히 옅은 숨을 내쉬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을 잇는 목소리가 자꾸만 크기를 줄여나가 찬열은 고개를 한 뼘 더 숙일 수밖에 없었다.


“어제 여보가 볼 뽀뽀한 거….”

“….”

“…과장님이 보셨어요.”


뭐, 뭐라구요? 그러나 백현의 입에서 나온 말이 찬열의 귓가로 천천히 파고들자, 이와 동시 점차 떡- 벌어지기 시작하는 입이었다. 폭풍의 한 가운데 서있는 것 마냥 그대로 동공지진이 나기 시작한 찬열이 눈을 두어 번 깜빡이다 다시 백현을 바라보았다. 그 표정에 백현이 결국 눈을 찔끔 감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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