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왜 지금서 학교에 다녀요?" 

"그런 게 왜 궁금한데?" 

"형 나이에 고2면 보통은 다 왜 그런지 궁금해하거든요." 

"다들 이상하네. 그 시간에 잠이나 자는 게 낫겠구만." 

"아- 아무튼. 왜 지금 나이에 학교로 돌아왔냐고요." 

"음. 이용복이 날 꼬셔서." 

"네?" 

"이용복이, 즐겁다는 얼굴로 학교를 다니니까" 


궁금하잖아- 학교에 꿀단지라도 있나? 나랑 있을 땐 별로 안 웃던데. 내 앞에서 안 웃을 거 면 딴 데서도 웃고 다니면 안 되는데. 왜 웃는지 궁금하잖아. 


"그러니까 정인아. 황현진 앞에서 이용복이 웃고 있으면, 나한테 꼭 말해야 한다?" 


그리곤 식- 웃는데. 그 얼굴이 참 잘생겨서 양정인은 소름이 돋았다. 

미친놈.




이민호도 황현진도 양정인에게 이용복을 잘 지키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양정인이 그 관계에 별 관련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맞는 말이었다. 양정인은 둘의 말에 콧방귀를 불면서도 그 말을 잘 들었다. 꽤 열심히. 관련도 없는데. 한 놈은 돌았고 한 놈은 모지란데 그 둘한테걸려서 진빼는 이용복이 불쌍해서 그랬다. 근데 지금서 생각해보니 제가 제일 불쌍하다. 어쩌다 이런 그지같은 관계에 끼어가지고는. 심지어 돌은 놈, 불쌍한 놈 다 두고 하필 모지란 놈을 좋아하게 돼서 더 불쌍하다. 양정인은 모지란 인간들이 싫었다. 답답하고, 짜증나. 모지라면서 사람 좋은 놈은 더 싫다. 답답하고. 짜증나고, 신경쓰인다. 자꾸 눈에 밟혀서, 저거 저러다가 다치지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너무너무 싫다.


"어, 정인아!"


정말 싫은데, 이게 정말 싫어하는 게 맞나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잖아. 정인은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황현진 쪼다새끼!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터졌다. 정인은 울면서 달렸다. 쪽팔려 죽을 것 같네. 울긴 왜 울지? 머리를 뭐 어떻게 굴려도 왜 이 맥락에서 울어야 하는지 납득을 할 수가 없다.


"정인아!"


그러니까 좀 꺼져라, 황현진. 달리기만 빨라가지고는. 힘은 세서. 손은 또 쓸데없이 따듯하고. 쪼다같은 게.


"정인아. 왜 울어."


다정하게 구는 건 또 세상 제일 잘하지. 정인은 서럽게 울었다. 내가 왜 너 같은 걸 좋아해야돼. 모지란 게, 사람만 좋아서 신경쓰이게 만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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