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이럴 수는 없어요."

그 말 한마디에 잡은 형의 손을 멈췄다. 눈물이 끝없이 났다. 

왜요. 나 사랑했다면서요. 왜 지금의 나는 안되는데. 

꺼이꺼이 꺽꺽대며 울면서 말하니 형이 말없이 꼭 안아줬다. 토닥토닥 쓰다듬어주는 손이 또 다정하고 따뜻해서. 형을 꼭 끌어안으며 더 엉엉 울었다. 

제가 부덕한 탓입니다 폐하. 울지 마세요. 폐하 사랑을 원없이 받다보니 제 후손이 방자하게 굴었나봅니다. 제가 미안해요. 

미안하면 나랑 해줘요. 응?

다시 형 입술을 찾으니 고개를 내저으며 그저 꼭 안고 토닥여줄뿐이다. 그게 너무 서러워서. 더 펑펑 울었다. 차라리 내가 사고나지. 내가 기억 잃어버리지. 그럼 이렇게 아프지도 않을텐데. 아닌가. 그때의 나도 형 사랑했다고 하는데. 똑같이 아팠을까. 그럼 형은 나를 어떻게 했을까. 헤어진것처럼 똑같이 내쳤을까. 아니면....

'사랑해 재환아. 우리 다시 만나자.'

형도 사실 후회하면서 다시 사귀자고 해줄까.

다시 만나자고 했으면...그랬으면...나는...

형이랑 다시 만나면서 행복하게 사귀는 상상을 했다. 헤어진 나를 기억못하는 형 품속에서. 그런데 다시 만난다고해도. 나는 형을 이번엔 제대로 내 옆에 둘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 형을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어. 다시 나만 바라보게할 자신이 없어.

.....

형 없이 살아갈 자신도. 없어.

.....

형을 미워해보려고도 했는데. 내 앞에 있는 형의 기억을 얼룩지게 할 수도 없어.

.....

그냥. 정말. 잊어야 할수밖에 없는것같아.

......

그게 맞나봐.

마지막으로 형을 꼬옥 안았다. 이제 정말. 잊어야하는게 맞나봐.





근데 잊으려고 해도.

"재환이 일어났어?"

내 앞에 꾸준히 형이 있는걸.

"오늘은 뭐할까?"

볼때마다 심장이 터질것같아.

"형 이젠 보통사람이랑 좀 비슷한것같아요."

접어야해.

"그런가? 아직 근데 잘 모르겠어."

접어야해.

"난 아직도 폐하라고 말할것같아. 아직 신기한것도 많고."

......

"형."

"응?"

"우리 카페갈래요?"

"그게 어디야?"

"어...차 파는곳이에요. 형 살던시대 입맛이랑 잘 맞는가 모르겠는데. 좋아할것같아서."

기억이 돌아올때까지만. 형이 옛날에 나에대해 좋았던 기억만 떠올렸던것처럼. 나도 지금의 형한테 좋은기억만 주고싶어. 

......

원래의 형도. 그랬으면 좋겠어.


컾 다 죠아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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