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남쪽에서부터 차례대로 건, 태, 리, 진까지 불이 들어오면서 지훈, 민현, 박우진, 이우진이 기절했다.

이제 5번째 곤인 다니엘의 차례였다. 마음의 준비를 한 다니엘이 미칠듯한 긴장감에 꿀꺽 침을 삼켰다. 남자는 여전히 주문을 외우는데 열중해 있었다. 

그 때, 남자가 발로 차버린 이후에 바닥에 쓰러져서 미동도 없던 지성이 마지막 남은 힘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상체를 일으켰다. 지성은 한팔로 몸을 지탱한 채로 다른 팔을 사용해서 다니엘을 향해 부메랑을 던졌다.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렀는지 헐떡이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온 몸에 피칠갑을 하고 있었음에도 지성이 던진 부메랑은 정확하게 다니엘의 밧줄을 풀어냈다. 

"Thanks 형!" 감사를 표한 다니엘이 급한대로 칠지도를 뽑아 들었다. 백화검은 아까 잡히면서 뺏겨서 미명귀가 보관하고 있었다.  

다니엘과 칠지도가 자리에서 이탈하자 팔망성 주변을 은은하게 감돌던 빛이 사라졌다. 변화를 눈치챈 남자가 외우던 주문을 중단하고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

"너희 정말 끈질기네. 내가 주작을 소멸 직전까지 몰아가서 이승과 저승 간의 균형을 깨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서 악마한테 더 큰 힘을 받았다는 사실은 알아? 감히 너네 따위가 넘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남자는 자꾸 방해하는 아이들을 굉장히 성가셔했다. 

"닥쳐!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알아! 우리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큭큭큭큭 팔괘로 태어난 이상 너희들은 다 나를 위해 희생하는 걸로 정해진 운명이야."

"운명? 말도 안 되는 소리! 난 그런거 안 믿어. 만약 미래가 다 정해있으면 재미 없게 왜 살아? 미래는 각자 하기 나름이야! 혹시 정해진 운명 따위가 있다고 해도 내가 다 바꿀 거야!" 오오.. 185화 만에 드디어 나온 다니엘의 주인공 다운 대사 ㅠㅠㅠㅠㅠㅠㅠㅠ

기세 좋게 외치긴 했지만 솔직히 다니엘 혼자서는 아무리 대단한 힘을 가졌다고 한들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여전히 다른 아이들은 묶여 있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굳이 남자가 아니더라도 요괴와 귀신 무리에 둘러쌓여 있었다. 그리고 원래 기절해 있던 할머니, 지훈, 민현, 박우진, 이우진에 이어서 조금 전 마지막 에너지를 불살라서 다니엘의 포박을 풀어준 지성까지 여섯이나 기절한 상태였다. 다니엘이 도박하는 심정으로 남자에게 제안했다.

"나랑 1:1로 붙어! 우리는 어차피 하나니까 내가 대표로 싸울게! 내가 지면 네 놈이 원하는 이 몸을 맘대로 해도 좋아." 

"몸을 맘대로 하다니! 안돼! 절대로 안돼!" 성우가 바로 반응했다. "차라리 날 죽여! 니엘이는 건드리지 마!"

"큭큭큭 아주 애절들 하시구만. 이거 더 재밌는데? 좋아. 그렇게 원한다니 1:1 하지 뭐. 어차피 1:100이라고 해도 너넨 나한테 절대로 못 이겨 큭큭큭. 자 물러들 있어."

남자의 손짓에 요괴와 귀신 무리가 전투 자세를 풀었다. 

지친 모습이라고 가져왔는데 왤케 섹시한거죠? 침이 고이넹;; ㅋㅋ

'지훈아! 할머니! 지성이 형! 민현이 형! 우리 쌍우진이!' 다니엘이 기절한 6인의 얼굴을 쓱 훑었다. 

'재환아! 성우 형! 진영아!' 다니엘은 팔망성에 남아 있는 3인의 모습도 눈에 담았다.

'관린아! 대휘야! 성운이 형! 영민이 형!' 다니엘은 구석에 묶여 있는 4인도 잊지 않았다.

'모두들 나한테 힘을 줘!' 다니엘은 찰나의 순간에 모두의 얼굴을 스치듯 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은 기분이었다. 다니엘이 칠지도를 잡고 남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남자는 다니엘을 얕잡아 보는지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았다. 다니엘이 간단하게 남자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어서 절단했다. 그렇게 다니엘이 남자를 두동강 내는데 성공했다. 

"좋았어!" 

그러나 남자는 아까 지성의 부메랑에 맞아서 몸통이 위아래로 잘렸을 때 처럼 손가락을 튕기자마자 절단면이 바로 봉합됐다.

"헉!" 진영이 놀라서 숨을 크게 들이켰다. 

"이 미이라 몸의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영원에 가까운 재생 능력이지. 게다가 이 안에 있는 동안 나는 고통도 안 느껴."

남자의 잘난 척에 정신을 잃지 않은 아이들의 표정에 절망이 어렸다. 하지만 다니엘은 포기하지 않았다. 

"고통을 느끼건 말건 상관없어. 고통은 죽은 다음에 지옥에서 느낄테니까!!"

결의에 찬 다니엘의 표정을 본 성우는 역시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암울할 때 일수록 매사에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다니엘이 함께여서 다행이라고 생각다. 

이번에는 주술을 써볼 생각이었다. '지열참(地熱斬)은 애들한테도 피해가 갈테니까 음.. 역시 그거 뿐인가!' 

"난석타(亂石墮)!" 고란사에서 일전을 벌였던 화마(火魔)나 얼마 전 켄타와 함께 싸웠던 카샤(火車)를 물리칠 때 사용했던 다니엘이 자랑하는 주술이었다. 산 속이라 바위, 돌맹이, 자갈 등이 지천에 널려 있어서 특히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었다. '제발 제발 통해라!' 다니엘이 간절히 기원하며 난석타를 날렸다. 

그러나 충격적이게도 남자의 손짓 한 방에 무력화되고 말았다. 날아가던 돌들이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다니엘의 자존심에도 금이 갔다. 

"이거 이래 가지고는 재미가 있나 이거? 큭큭큭 아 그래 네가 열 받으면 조금이라도 더 쎄지려나?"

"뭔 개소리야!!" 

"이런 소리지 ㅋㅋㅋ" 말과 동시에 남자의 손에서 쇠바늘이 여럿 생성됐다. 다니엘이 불길한 예감에 외쳤다. "피해!!!!!!"




녤른! 특히 윙녤에 환장하고 워너원 고루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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