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어 드디어 결말이네요!!

야호야호 


3000자입니다!!!


언제 쯤이 좋을까. 은연중에 이와이즈미가 마음이 확고 해지는 순간이었을 거야.

 

그날 따라 몸이 으스스한 정도였으니, 날이 추워졌나 했을 뿐이었어. 마츠카와네에 들어와서도 멀쩡했거든. 오늘은 바람이 차니까, 기다리지 말고 집에 들어가 있으라는 마츠카와의 말에 들어온 것 뿐이었고. 전혀 예상도, 감도 없었지.

지난번 갔던 놀이공원 있잖아, 거기서 2회차 전시를 한다지 뭐야. 그래서 이번에는 오이카와가 아니라 마츠카와에게 먼저 가자고 했거든. 가면서 이런저런 할 얘기도 있고 말이야.

달랑거리는 고릴라 키링, 아무래도 지난번 쌍둥이가 유행이냐고 물었던 게 신경쓰였거든.
나름 신경쓴 머리에, 옷에, 긴장했던 탓일까. 제 몸이 어떤지도 모르고 덥썩 마츠카와를 만나러 왔으니.

이와이즈미의 방문이 한두번도 아니니 집 안으로 들어오긴 쉬웠을거야. 두리번거리다가 마지못해 마츠카와의 방으로 몰래 들어갔겠지. 이래저래 가만히 앉아있으면 뭐라도 주려고 물어보는 직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거든.

이와즈미는 마츠카와의 침대에 턱 앉아. 이불을 쓰다듬다가 저도 모르게 뒤로 푹 눕는 거야.

: 마츠카와 냄새….

라고 말했다가 고개 막 젓는 거야. 뭐라고 한 거람. 쑥쓰러웠다가도 방에 남은 마츠카와의 페로몬에 들뜨고 마는 거지. 게다가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더 달게 느껴졌을 거야. 유혹이라도 하는 것처럼.

폭삭한 이불 위에서 점점 몸이 나른해지다가 불시에 뜨끈 해질거야. 뭔가 다리 사이부터 점점 열이 올라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쯤이면 한참 벌어진 뒤였으면 좋겠다.

마츠카와가 뒤늦게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었을 때, 이미 진동하는 이와이즈미 향에 놀랄정도로 말이야. 다짜고짜 방으로 뛰어들어가는 마츠카와, 방문 쾅 닫고 헙하고 본능적으로 숨 참을 거야.

: 마츠….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나, 고민도 잠시 이와이즈미의 달뜬 목소리에 홀린 듯 다가가. 조종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손이고 발이고 제멋대로야.

: 야, 약, 약은, 약은?

말 더듬으면서 축 늘어진 이와이즈미의 어깨를 살며시 잡는데 등에서 식은 땀이 나.

: 마츠으-.

: 하지메. 정신, ㅈ, 정신 차려.

: 으으응….

마츠카와에게 달라붙어 안겨오는데, 마츠카와는 확 달아올라. 페로몬도 페로몬이지만, 이와이즈미인걸. 벌개진 볼을 하고는 심장소리가 귀안으로 쿵쿵쿵 하고 들릴 정도일 거야.

상대는 정신도 못차리는 오메가인데, 그런데도 좋아 죽을 것 같지.

그대로 못참고 품으로 확 안아버리면 이와이즈미의 체향에 몸이 부르르 떨려. 친구로 남아보겠다던 다짐은 온데간데 없지. 훤히 보이는 목덜미가 신경쓰일 뿐이야.

이대로 그냥 확?

아냐, 마츠카와는 그나마 있던 이성을 붙들고 이와이즈미를 떼어놓으려 했어. 안았던 팔을 풀고 잠시 멀어지려는 때에 이와이즈미가 먼저 입술을 대지만 않았어도. 두 손으로 마츠카와의 볼을 잡고 서툴게 입맞추는데, 마츠카와는 피할수 있음에도 돌처럼 굳는 거지.

스위치가 달칵 켜진 것 마냥 마츠카와의 고삐가 풀렸음 좋겠다.

솔직히 그간 많이도 참았잖아. 본능에 휩쓸려 페로몬 풀어지니까 이와이즈미는 허리 달싹거리면서 약하게 신음흘리고 겨우겨우 입술 맞부딪히는 거야.

질척이며 혀를 옭아매고 움찔거리면서 어필하는 바람에 마츠카와의 머리가 정신없지. 선을 넘어 버리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간 고백도 하지 못했던 마음이 성큼 앞서가기 시작해.

한참을 부딪히던 입술이 떨어트리고 이와이즈미의 볼을 쓰다듬어. 발갛게 젖은 눈매하며 젖은 입술 하며, 모른척 페로몬 탓을 하며 안아 버리고 싶을 정도야.

: 미안.

마츠카와는 침을 꿀ᄁᅠᆨ 삼켜. 안그래도 힘든 상태 일 텐데, 혼란스럽게 해서야 되겠어? 말없이 마츠카와를 바라보는 이와이즈미의 눈빛이 묘해.

: 미안, 하지메. 나는….

차마 그 다음 말이 안 나와서, ‘나는 오이카와가 아니야.’ 하고 말 해야하는데. 애먼 입술을 물어. 그 때 였으면 좋겠다. 이와이즈미의 본심이 툭 튀어나오는 거지. 마츠카와의 목덜미를 양팔로 확 끌어안고는 작게 속삭여.

그러면 마츠카와의 눈이 확 커질 테지. 뜨거워졌던 아랫도리가 점점 신경쓰일 만큼 말이야.

신음섞인 호흡, 피어나는 페로몬에 아찔한 머리가 멋대로 잘 못들은 건가.

하지만 몇 번이고 끊어지는 목소리를 내는 이와이즈미에게 마츠카와가 넉다운 되는 전개가 좋아. 페로몬 때문에, 히트사이클 때문에 하는 고백이 아니라 은연중에 나온 진심이라는 게 너무 귀엽겠다.

어떻게 해야하나. 건드리지도 못하고 팔만 움찔거리며 각을 재다가 살짝 안아. 그러면 이와이즈미의 입술이 마츠카와의 어깨선에 딱 닿을 거야. 부비적거리면서 페로몬 뿜어대니 마츠카와는 다시한번 입술 꽉 깨무는 거지.

한참 후에, 이와이즈미가 제정신이 들었을 때, 일어났더니 마츠카와 손 꼭 붙들고 있어서 화들짝 놀라. 뭔가 하고 마츠카와도 졸다가 깨는 거지.

눈 마주치니까 마츠카와가 씨익 웃는거야. 이와이즈미는 기억도 못할테니 눈만 껌뻑여. 갸웃 거리면 마츠카와는 주머니에서 고질라 키링꺼냈으면 좋겠다. 딸랑딸랑 거리는데 이와이즈미의 시선이 단번에 옮겨지겠지.

: 너 주려고 샀었어. 그때.

: 나?
: 응. 못 줬지만. 이거 물어보려고 했다며. 형한테 들었어.

: 형? 아, 아음, 그, 그랬나.

: 이와이즈미 하지메.

이름을 나긋하게 부르니까 이와이즈미는 괜히 이불쓱 올려. 그러면 오기가 붙어서는 더 다가갈거야. 뒤를 돌아도 그 근처까지 코를 대고 속삭이겠지.

: 나한테 말할 거 없어? 정말?

그러면 이와이즈미는 이불 확 올려서 머리끝까지 덮어. 목뒤가 간질간질거려서 등에 오소소 소름이 흘러.

마츠카와는 소리없이 웃음 참으며 이와이즈미의 등을 토닥여. 이불 위로 드러난 실루엣이 귀여워서라도 웃음이 자꾸나서 큰일이야. 조금 기다려주면 알아서 이불을 조심스레 걷고 마츠카와쪽으로 고개를 휙 돌려줄거야. 눈만 내밀어서는 마츠카와를 쳐다보지도 못해.

: 내가, 무, 무슨 말이라도 했어?

: 글쎄, 기억 안나 하지메?
: 안, 안나.

: 거짓말.

: 거짓말 아냐.

: 음, 그럼 하나만 더 물어봐야겠다.

이와이즈미의 머리칼을 싸악 쓸어줘.

: 오이카와를…. 아, 아냐 이게 아냐. 다른 거.

: ?

어느새 이불이 턱 아래로 쭉 내려와. 두 눈이 딱 마주치고 난다음에야 마츠카와는 입을 뗄거야.

 .

 .

: 하지메, 내가 좋아?

이와이즈미는 그순간 머릿속이 화르륵하고 타올라. 히트사이클의 기억이 점점, 스멀스멀 들리는 것 같아. 얼굴 빨개지면 마츠카와는 좋다고 웃을거야. 나도, 나도, 하면서.



end

(서즈 남주와 이어지는 이야기 엔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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