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비명을 들은 적이 있는가. 


보고, 느끼고, 맡기도 하고 맛보기까지 했지만 들은 적은 없다.

 

내 어린 손가락에 놀라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는 개미를 보았다. 개미가 어린 손가락에 잡혀서 바둥거리다 살을 물어뜯자 어린 손가락에서 약간의 따가움을 느꼈다. 아픔에 놀라 개미를 던져버리자 어린 손가락에 시큼한 냄새가 났다. 생소한 냄새가 궁금해 혀끝을 가져다 댔고 맛없다 느끼자마자 혀를 떼며 퉤퉤 침을 뱉었다.

 

기억 속엔 약간의 흙 맛과 짠맛. 지금은 그저 어린 손가락의 맛이라 생각한다.

 

만약 어린 손가락이 개미의 비명을 들었다면 이 일련의 과정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개미가 비명을 지르며 ‘나 여기 있소’라고 한다면 그 개미는 누군가에게 밟혀 죽을 일은 없으리라 본다.

 

하지만, 정말로 개미의 비명을 들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아주 시끄러운 세상일 것이다. 들을 수 없기에 세상은 오늘도 조용했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도 오늘은 조용한 하루일 것이다. 웃고 떠들 뿐, 그저 평온한 하루. 나의 옆집. 뒷집. 바로 앞의 골목길을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말이다.

 

나는 어제 사람을 죽였다. 오늘도 조용한 것을 보아 그의 비명이 개미와도 같았나 보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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